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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버리다 -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가오 옌 그림, 김난주 옮김 / 비채 / 2020년 10월
평점 :
아무렴, 이 세상에 태어나 열여덟 살에 집을 떠날 때까지 아버지와 아들로, 그렇게 넓지 않은 집 안에서, 한 지붕 아래에서, 당연한 일로써 매일 함께 살았으니까. (-11-)
우마튼 당시에 고양이를 버리는 것은 지금에 비하면 비교적 일상적인 일이었고, 딱히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당할 행위는 아니었다. (-13-)
우리 아버지는 1936년에 구제 히가시야마 중학교를 졸업하고 , 열여덟 살에 세이잔 전문학교에 들어갔다. 본인이 어떤 진로를 희망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절집 아들로서 그 외의 선택지는 있을 수 없었던 것 같다. (-38-)
1941뇬 3월 아버지는 세이잔 전문학교를 우등으로 졸업한 후,교토 제국대학 문학부 문학과흫 입학했다. 물론 입학시험을 치렀을 테지만, 불교 학업과 수행으로 날밤을 세워야 하는 불교계 전문학교에서 교토 제국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57-)
아버지와 겨우 얼굴을 마주하고 얘기를 나눈 것은 , 그가 죽기 얼마 전의 일이다. 그때 나는 예순 가까운 나이였고, 아버지는 아흔살을 맞았다. 그는 교토 지시진에 있는 병원에 입원중이었다. (-85-)
내가 이 글에서 쓰고 싶었던 한 가지는, 전쟁이 한 인간 - 아주 평범한 이릅도 없는 한 시민이다- 의 삶과 정신을 얼마나 크고 깊게 바꿔 놓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내가 이렇게 있다. (-97-)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서 <고양이를 버리다>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쓴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 이야기다. 대체적으로 우리는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르 서술할 때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일본에서 아버지 '무라카미 지아키'와 무라카미하루키를 엮어내는 것은 '고양이' 였다. 그 당시 키웠던 고양이를 버리는 것은 실제로 어렵지 않았고, 사회적으로 어느정도 허용되는 일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태어났던 1949년이후 ,무라카미 하루키 스스로 독립적인 삶을 선택하였던 1960년대에 두 사람의 삶의 연결고리는 하루키가 예순이 넘은 21세기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리고 책에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경험 속에 없는 아버지의 전쟁 이야기다. 그리고 그것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쓰는 전쟁과 전공투에 대한 문학적 영감을 제시하였다. 중일전쟁에 대한 기억.일본군 징용군이 되었던 아버지는 그 시대에 대학교를 나온 엘리트 지식인이었고, 무라카미하루키의 불교적 영감을 제공하고 있었다. 즉 이 책에서 눈여겨 볼 것은 아버지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의 아버지 무라카미 지야키의 소통과 대화이다. 덤덤하면서도 별달리 소통하지 않았던 두 사람의 모습들을 본다면, 여느 가장에서 보여주는 아버지와 아들 과의 관계와 크게 다르지 않는다. 우리의 삶의 일상들,그것이 삶이 되고, 역사가 될 수 있으며, 내 삶에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리고 무라카미 가문의 과거 현재 미래를 보면서, 내 삶과 나의 가족과 생활을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