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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 스톡홀름신드롬의 이면을 추적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
롤라 라퐁 지음, 이재형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2월
평점 :
절판
일간지 아홉 개와 높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잡지 열 세개, 털레비전 방송국 네개, 라디오 방송국 한 개를 거느리며 언론 제국을 이끌어가던 부유하고 교양있는 가문의 상속자 퍼트리셔 허스트가 1974년 2월 4일 ,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3인조에게 납치 당했다.
그들이 이걸 단순한 납치사건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 게 정말 중요해요. 사람들은 제가 왜 납치당했는지 그 이유를 전혀 몰라요. 오, 전 하루라도 빨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퍼트리샤 허스트 (-101-)
그들은 퍼트리샤가 안에 있을수도 있는집을 향해 아무 망설임 없이 기관총을 난사했지요. 저는 친구들이 저를 지지할 것이라고 확산하며 퍼트리샤가 보낸 메시지를 발췌해서 읽어주었습니다. (-198-)
퍼트리샤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증거는 차고 넘치지요.하지만 그녀는 부자였기 때문에 이번 재판에서 무거운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었던 거예요. 허스트가는 퍼트리샤가 석방되도록 애썼고 1979년에는 캠페인까지 해서 성공을 거두었어요. (-307-)
롤라 라퐁의 <17일>은 실제 1974년에 일어났던 스톡홀롬 증후군을 실화로 만든 작품이다. 밤죄심리학자에게 있어서 범인과 인질간에 있었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 68 혁명이 일어나고 반전 운동이 미국 전역에 있었던 그 시대에서 몇년 지나지 않은 1974년의 모습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사람들의 성향과 사회적 모습을 알게 된다. 소설은 바로 지금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미국 사회의 현주소, 심리학적으로 묘사해 나가고 있었다.
소설 <17일>에서는 세사람이 퍼트리샤를 납치 하게 된다. 그리고 인질과 범죄자가 함께 지내게 되는 상황은 불안하면서도,서로에게 동질감과 연민을 느끼게 된다. 소위 퍼트리샤는 막대한 돈을 상속 받을 수 있는 상속녀였다. 자신을 살려달라고 말해도 구할까 말까 하는 상황에서, 범인과 지내는 것이 가족과 함께 지내는 것보다 더 나은 삶이라고 말하게 된다. 이 소설에서 퍼트리샤의 심리묘사를 세밀하게 들여다 보면, 과거 한국에서 일어났던 신창원 사건이 떠올리게 된다. 그 때 당시 전국을 다니면서 도피했던 신창원을 도피시켜 주었던 수많은 여성들의 일화는 익히 알려진 바가 있었다. 소위 이 소설에서 입장과 상황이 다를 뿐 스톡홀롬 증후군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즉 범죄자가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상황과 조건들, 그것이 인질의 마음을 고스란히 사로잡게 된다. 실제 이 소설의 실화는 그당시 미국 선거철과 엮여 있었던 시기이며,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다. 비록 퍼트리샤는 재판을 받고 수감되었지만, 사면을 통해 풀려나게 된다. 소위 사회적으로 그녀의 선택과 메모와 편지가 자신의 타의적인 세뇌인지, 자의적인 선택인지 분분하였다. 즉 그녀의 선택에 따라서, 그녀의 죄의 무게가 달라지며, 범죄자에 대한 시선도 달라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