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포 매거진 POPOPO Magazine Issue No.04
포포포 편집부 지음 / 포포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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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결혼하고 두 달 뒤 외할머니께서 노환으로 돌아가셨다. 하나뿐인 딸도 시집 보냈는데 덩달아 친정엄마까지 두 달 간격으로 떠나보낸 거아. 우리 모녀에게 나의 결혼과 할머니의 장례를 한 해에 치른 것은 '엄마와 딸'에 대해 깊게 생각하는 시발점이 되었다. 사실 나에게 마치 길을 잃은 꼬마처럼 엄마가 외할머니를 보내고 우는 모습은 충격적일 정도였다. 언제나 단정하고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던 엄마의 작고 연약한 모습을 마주하며 '나는 여태껏 엄마를 '엄마'로만 보았을까, 우리 엄마도 처음부터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의 딸이었을텐데.... (-33-)


너는 엄마로서의 삶이 어떨지 미리 많이 생각해봤으면 좋겠어. 충분히 대비하고 각오한 다음 엄마가 되었으면! 엄만 정ㄹ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되고 나서야 깨달았잖아. 그래서 더 네가 스스로 주체가 되어 시간에 그저 떠밀리지 않았으면 하는 거야. 그래야 엄마가 되어서도 아이를 잘 대할 수 있거든.먼저 엄마 마음이 여유가 있어야 아이에게도 더 차분히 대할 수 있으니까. (-104-)


엄마는 어린 시절 집안의 가사를 전담했다. 엄마는 딸들에게 삼시 세끼 집밥을 먹였다. 가족들이 밥상에서 나누는 대화는 주로 "이건 맛없어.""저건 맛있어."정도의 말이었다. 명절엔 또 어떤가. 아빠는 친가나 외가 모두에서 '귀빈' 대접을 받았지만, 엄마는 '전 부치는 일꾼'에 가까웠다. 가족 구조에서 또 한가지 눈에 듸는 점은 바빠는 '가사노동'의 중요성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 반면, 엄마는 '아빠의 경제력과 지위' 를 중요하게 평가한다는 점이었다. (-166-)


한 권의 계간지를 읽게 되었다. 책 제목 포포포(POPOPO) 매거진이다. 이 책은 connecting people with potential possibilities 이며, 여성의 삶,여성의 사회적 지위,여성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해서 만들어진 계간지다. 독특한 컨셉, 침묵하는 여성의 삶은 우리사회가 규정해놓은 틀에서 오랫동안 벗어나지 못하였다. 가사 노동에 치우치면서, 사회적인 역할은 온전히 남자의 몫으로 생가하게 된다. 즉 남자는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는 인정받지 못하는 사회안에서 ,유리천장이라는 말이 떠돌게 된다. 여성의 침묵은 남성의 폭력을 정당화하게 된다. 이런 우리의 삶에서 필요한 것은 여성의 삶에 대한 검증과 제대로 된 평가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스스로 하면서, 나답게 살아가려고 애를 쓰게 된다. 하지만 여성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 스스로 무언가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생각도 반영되어야 했다. 말하고 싶어도 말할 수 없는, 침묵이 강요된 폐쇄적인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 책은 우리의 강요된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 스스로 바꿔 나갈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해서 스스로 결정할 수 있고, 여성의 삶을 끄집어 냄으로서 사회적 공감과 연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우정과 의리에 대해서, 남성의 가치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의 틀에서, 여성에게도 우정과 의리가 있음을 알게 되며, 사회가 규정해 놓은 결혼,임신,출산의 보편적인 여성의 삶에서 우리가 벗어날 때, 여성은 온전히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나다운 삶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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