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철학 - 네 마리 고양이와 함께하는 18가지 마음 수업
신승철 지음 / 흐름출판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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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집사라는 세계로 인도한 제 인생 첫 번째 고양이 대심이, 만나자마자 발라당을 선보였던 달콩이, 늘 아픈 손가락 같은 모모, 비록 외눈이지만 그 안에 세상 모든 것에 대한 호기심을 담고 있는 또봄이, 지구별에서 이런 별난 고양이들과 인연을 맺은 것은 적잖은 행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또봄이의 놀이를 살펴보면 생명은 선악도 모르고, 죄의식도 없으며,순수하고 투명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생명의 삶은 순환, 주기,반복, 후렴으로 가득 차 있지만, 그것이 하나의 미리 결정된 운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61-)


다른 하나는 '포이에서 (poiesis)',즉 제작으로서의 기술입니다.제작은 생명과 자연을 양육하고, 부추기고,섬기고, 돌봄으로써 그 과정에서 자신의 삶을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포이에시스를 통해 생명과 자연은 더욱 찬연하고 풍요롭게 증식하고 열매를 맺습니다.이에 따라 인간도 함께 풍요의 열매에 다가갈 수 있습니다. (-123-)


게다가 생명의 기능에 대한 답을 알고 있는 전문가들은 더러 있겠지만, 생명의 근본적인 이유와 본질에 대해서 답을 갖고 있는 전문가들은 아예 없습니다. "왜 이 험한 세상에 태어났니?"라고 대심이에게 물은들 대심이는 침묵한 채로 찬찬히 제 눈을 바라볼 뿐입니다.대심이의 무의식과 마음에 대해서 저는 추정으로 일관할 뿐입니다. (-196-)


68혁명은 아직도 꺼지지 않는 불꽃입니다.장애인의 이동권 투쟁과 탈시설 운동에서 ,아이들이 주도하는 탈학교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여성들의 권리를 위한 투쟁에서, 동물 해방과 동물권을 위한 투쟁에서 68 혁명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는 영구 혁명(=영구개량) 의 과정과도 같습니다.여전히 생명과 욕망에 대한 억압적인 문명이 존속될고 있기 때문입니다. (-241-) 


여느 학문과 달리 철학은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학문의 본질, 생각을 하고 ,질문을하고, 정답을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정답이거나 정답에 가까운 답을 찾아내는 것이 철학 이외의 학문의 특징이라면, 철학은 정답이 없는 것에 대한 탐구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스스로 인정하면서,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확장과 이치를 구하는 것이 철학이 추구하는 학문의 견지이다. 그래서 철학은 사물과 사람, 그리고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한 탐구를 하게 된다. 내부에서 얻지 못하는 것을 외무에서 끌어낸다. 물건에 대한 탐구, 사람에 대한 탐구, 생명에 대한 탐구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고, 가설과 검증과정에서 나만의 추론 방식을 도입하게 된다. 특히 저자는 네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면서, 자신의 삶과 철학의 깊이를 확장하게 되었다.소위 현대인들의 물질에 집착함으로서 발생하는 빈곤과 고통의 근원적인 문제를 고양이 철학에서 답아 찾아내고자 하였다.



그런 것이다. 동양 철학에는 인연이 있다. 고양이를 통해 저자는 인문학을 매개체로 고양이 네마리를 관찰하게 된다. 각자 존재로서 고유의 가치,그것을 이해한다면, 배려와 공존, 소중함을 깨우치게 된다. 자신에게 각자 다른 방식으로 다가가는 그들의 삶, 인간이 언어에 집착하고,사고에 집착하는 자가당착하는 모습에 대해서 고양이의 시선에 대해 서서히 닮아가고자 하였다. 그건 인간이 인간을 깊이 파고들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저자에게 고양이의 사고와 세계관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소유하지 않으면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가는 고양이의 철학적인 삶, 인간은 충분히 많은 것을 소유하고 있지만, 스스로 빈곤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차이를 알아내는 것이 <묘한 철학> 근본이며, 저자가 반려 고양이 네마리를 키우면서 , 인문학과 철학 을 통해서 얻지 못했던 것을, 얻어내려고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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