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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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해방 후 서울시경 보안과장을 지낸 노창룡(94, 일본 도쿄 거주)씨가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의 한 폐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시체 발견 당시 노 씨의 몸은 단단한 가죽 끈으로 묶여 있었고, 신체 일부가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42-)


"용의자들의 법률 지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힌트를 얻었습니다. 먼저 맨 위에 새겨진 39, 350, 2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는 형법 제39장 350 조의 2로, 특수공갈죄를 적시한 겁니다. (-154-)


노창룡의 신체 일부에서 숫자 194809, 196011 발견, 앞의 숫자는 반민족행위처벌법, 뒤의 숫자는 반민주행위자 공민권 제한법을 제정한 시기로, 이 두 법을 살인의 명분을오 삼은 것으로 판단됨. (-285-)


노창룡, 정영곤, 이철승, 박시형, 조민국....하나같이 악질들만 골라 저 세상에 보냈다. 온갖 악행르 저질러도 법은 그들에게 관대했다. 면죄부를 주면서까지 그들을 비호했다. 법이 공정했다면 이들은 송 교수의 타깃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죄의 대가를 온전히 받아들였다면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369-)


집행은 멈추지 않는다. (-424-)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이다. 법에 의해 다스리고,대한민국 국민은 법의 보호흫 받으면서 살아가게 된다. 우리 앞에 놓여진 법은 나에게 약이 될 수 있고, 독이 될 때도 있다.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는 것이 법이 가지고 있는 이중성이다. 소설 <집행자들>은 우리 사회의 법이 가지고 있는 정의에 대해서 말하고 있으며,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사람들을 단죄하고 있다., 소위 이 소설에서 요주의 다섯 사람들을 보면, 지강헌이 외쳤던 유전무죄 무전유죄,함무라비 법전의 '눈에는 눈,이에는 이'가 생각났다. 


소설 속에 다섯 명, 노창룡, 정영곤, 이철승, 박시형, 조민국은 하나씩 하나씩 살해되었다. 법에 대해서 정통한 사람, 역사에 대해 정통한 그 누군가에 의해서 죽임을 당하게 된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죽음에 대해서 ,그 누구도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워 하지 않는다. 도리어 잘 죽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집행한 집행자가 누구인지 궁금해 할 것이다. 법에 의해서 집행되었어야 하는 인물들이, 그 시기와 타이밍을 놓침으로서 살아남은 또다른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즉 살해당한 다섯 인물들을 이토 히로부미 저격사건과 동일시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법의 집행이 아닌 누군가에 의한 집행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리고 경찰과 검찰은 그 배후의 인물을 찾아나서게 된다. 


소설은 통쾌하다. 마땅히 죽었어야 하는 인물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사람들의 시선으로 볼 때 그러하다는 것이다. 국가의 질서와 법의 원칙에 따른다면, 분명히 어긋난 행위였다. 즉 이 소설에서 중요한 핵심은 법의 불평등에 있다,. 즉 죄를 짓지 않은 이들에게 죄를 묻고 있는 현실과, 죄를 지은 이들에게 죄를 묻지 않은 이중성,그 이중성에 대해서, 누군가가 집행자가 되기를 원하고 있었다.즉 광복 이후 지금까지 우리는 몇몇의 집행자들을 알고 있다.그들이 살아있는 걸 보면, 국민들은 그 사람이 언제 죽을 것인가 기다리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들의 악행을 똑똑히 마주할 때가 있다.악인이 엄연히 살아있고, 선인이 세상을 떠나는 불공평한 세상에서 , 필요한 것은 법의 원칙을 따르는 집행자일까, 아니면 법의 원칙에서 벗어난 집행자일까 되물어 보게 된다. 친일행위를 하고 ,백수를 누리면서 살아갔던 소설 속 주인공 고문기술자 노창룡의 살해되어짐을 보면서, 그의 죽음 뒤에 대한민국의 자화상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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