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건너뛰기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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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는 경호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마스크를 집어들었다. 집에서 15분 거리의 공원에 들어서서 벤치에 걸터앉자 발끝으로 지면을 밀어내듯이 달리면서 멀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렇게 뛰고 나면 얼마나 개운할까. 조깅을 즐길수 있다면 좋았을 거라고 수미는 오랜만에 생각했다. (-36-)


수년간 근무해 본 경험으로 보면 학교 폭력이나 집단따돌림이 발생하는 문제는 외려 인문계보다 사정이 나은 듯했다.성적에 대한 압박감이 덜한 만큼 같은 목표를 두고 밟고 밟히며 경쟁하는 아이들보다 서로 적대감이 덜한 것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고 은우는 생가했다. (-69-)


가람이 그렇게 말하며 세영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오른쪽 어깨에 가람의 두 손이 와닿았다. 왼쪽 어깨에는 달아오른 뺨이 머금고 있는 온기가 느껴졌다. 잠이 쏟아진다고 말하는 가람의 머리칼이 세영의 목을 간질였다. 세영은 아주 잠깐 두 눈을 감았다가 떳다. 그리고 가람에게 "편하게 누워서 자야죠"하고 말하고 베개를 받쳐주었다. (-120-)


소설 <오프닝 건너뛰기>는 단편 소설 <오프닝 건너뛰기> , <쾌적한 한 잔> , <앙코르> 이렇게 세편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즉 각각의 단 편소설은 지금 현시대의 모습과 자화상을 작가 나름대로의 시각에 의존하여, 관찰과 시각에 따라서, 우리의 일상성을 드러내고 있는 소소한 기쁨을 얻게 된다. 특히 첫번째 이야기 <오프닝 거너뛰기>는 왓챠에 나오는 <오프닝 건너뛰기>를 전면에 도입한 작품으로써 코로나 팬데믹을 경함하고 있는 신혼부부 수미와 경호의 일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신혼부부 수미와 경호에게 오프닝이란 신혼여행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 있다.결혼은 하였지만, 신혼여행이 생략된 채,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 그 안에 소소한 이야기 속에 힐링 메시지를 감지할 수 있으며, 따스함과 단순함이 경호와 수미를 엮어주는 끈과 같은 존재이다. 


두번 째 이야기 <쾌적한 한 잔>은 학교 선생님이야기다.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학교 선생님이었던 주인공의 일상에서 우리사회가 만들어 놓고 고정관념화시켜 버리는 편견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게 해준다. 즉 공부 못하는 아이들은 거칠고 공격적이며,조심해야한다는 우리가 만들어놓은 어떤 틀이 있다. 하지만 은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특수학교 아이들은 공부에 관심이 적을 뿐, 선생님을 바라보는 적개심이 없으며,  결코 나쁜 아이는 아니라는 점을 꼬집고 있었다. 그들은 게으르고,공부에 관심 없을 뿐, 학교에서 나타나는 공부에 대한 압박과 경쟁이 없기 때문에,인문계 아이들보다 순수하며, 더 많은 꿈을 꿀 수 있고, 새로운 길로 나갈 수 있다는 건, 은우의 관점에서 바라본 학생들의 모습이다. 즉 우리 교육의 나쁜 단면을 이 소설에서 적요하고 있으며,앞으로 우리의 착각과 편견,편향이 사라질 때,우리 사회가 건강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예견해 볼 수 있는 문학적인 깊이가 있는 단편소설이다.


소설은 그렇다.작가는 우리 삶 속에서 일상적인 삶을 관찰한다.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을 충분히 펼쳐서 스토리화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사회가 만들어낸 틀이 아니다. 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그 사랑이 존재할 때, 우리 사회가 규정해 놓은 선입견과 편견이 어느 정도 걷어내는 것이 가능하며, 좀 더 나은 삶,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삶으로 바뀔 수 있다. 굳이 기승전결,서론본론결론으로 채워진 삶이 아닌, 상황에 따라서,오프닝 정도는 생략할 수 있는 여유로운과 원칙과 절차가 생각된 미숙한 삶도 어느정도 살아봄직한 삶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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