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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맞지 않는 ㅣ 아르테 미스터리 18
구로사와 이즈미 지음, 현숙형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3월
평점 :
품절
몸집에 비해 비교적 크고 둥근 머리.측면에는 겹눈이 있고, 개미처럼 완강해 보이는 턱을 갖고 있다. 머리 아래쪽은 나방 애벌레를 닮았다. 애벌레와 다른 점은 지네처럼 무수하게 달린 다리일 것이다. 미하루는 기겁을 하고, 그 자리에 힘없이 주저앉았다. (-11-)
하지만 미하루의 생각은 달랐다. 부모라고 하는 건 일단 아이가 태어나버리면 그만둘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이유에서건 그 역할을 내팽개치는 건 허용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부족한 자식이라 해도 그 아이를 만든 것은 부모니까. 자신이 만들어낸 존재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으면 안 된다. (-59-)
보통 애벌레의 배다리는 네 쌍에서 일곱 쌍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유이치의 경우, 가늘고 긴 두 쌍의 가슴다리 아래로 지네강처럼 체질마다 다리가 여러 개 돋아나 있다. 쌍이 아니라 체절마다 하나에서부터 다섯 개까지 불규칙하게 갖춰져 있다. (-122-)
미하루는 시댁 식구들과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다.시어머니도시에는 이사오 이상으로 고집이 세고 잔소리가 심해서 미하루가 하는 일마다 시시콜콜 트집을 잡았다. (-172-)
미하루는 노노카가 부러웠던 것이다. 절음도, 희망도 , 남편과 이인삼각으로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기로 한 결심도, 그녀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이 눈부시게 반짝반짝 빛나서 질투가 났다. 겪고 있는 고생이나 잃어버린 것의 크기,상황이 나쁜 것에서는 눈을 돌리고 , 노노카의 좋은 처지와 자신의 나쁜 처지를 비교했다. 자기보다 좋은 걸 가지고 있다는 관점과 일방적인 잣대로 노노카를 평가한 것이다. (-220-)
이형을 데리고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둡고 불안해 보이는 표정을 감추려고도 하지 않고, 음울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그 모두가 여성이었다. 젊은 사람은 40대, 그리고 미하루와 비슷한 또래인 연령대,조금 위의 초로라고도 할 수 있는 연령 대의 여자들이, 이형을 데리고 숨죽인 모습으로 조심스럽게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은 기묘한 광겨이었다. (-286-)
소설 <인간에 맞지 않는> 은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의 그레고리 잠자를 연상하고 있었다. 주인공이면서,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히키코모리 유이치는 집 밖을 나오지 않은 아이였다.그의 어머니 미하루는 그러한 유이치를 방치하게 된다. 하지만 유이치에게 희귀병이 찾아왔으며, 이형변이 증후군으로 인해 나비의 애벌레처럼 살아가게 되어 나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환경이 바뀌고,상황이 바뀌면, 집안에서도, 바깥에서도 달라질 수 있고, 사람들은 각자 다른 선택과 결정읗 하게 된다. 유이치의 어머니 미하루는 부족한 아들을 끌어안으려고 하지만, 유이치의 아버지 이사오는 자신의 아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소설에서 주인공 유이치가 새로운 종으로 바뀌게 됨으로서, 집안은 갑작스러운 불안과 마주하였고, 미하루는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놓여진 가족들을 만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각 가정마다 처지는 다르지만, 어둡고 우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서로 동질감을 느끼면서,연민의식을 느끼지만,그 안에서도 각자 처해진 처지를 보면서, 비교가 나타나게 되며, 서로를 부러워하게 된다.
소설은 또다른 교훈을 주고 있다. 그건 우리가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를 볼 때,그 생명체를 부러워할 때가 있다. 치타의 빠른 발과 원숭이의 나무타는 노하우, 사자의 강함,나비의 자유로운 날갯짓처럼 말이다. 소설은 그런 인간의 욕망과 탐욕을 지적하고 있으며, 내가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타인을 부러워하면서, 누군가가 되고 싶어하지만 ,정작 그 꿈을 이루게 되면, 주인공 유이치처럼 다시 불만을 가질수 있다.만족하지 않는 끊임없는 불만은 자신의 삶을 해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