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까짓, 털 - 나만 사랑하는 너 이까짓 1
윰토끼 지음 / 봄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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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서 왜 하필 겨드랑이가 훤히 드러나는 만세를 선택했을까? 잘록한 허리나 매끈한 다리, 가늘고 긴 목선으로도 충분했을 텐데, 아마도 그건 그녀가 그동안 당해야 했던 수모와 수치, 혐오와 닿아 있을 것이다. (-6-)


내가 '남자 같다'는 남들의 생각은 상관없는데,'수염있는 여자'였다는 사실은 어마어마한 충격이었다. 나에게도 있었던 것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학습된 편견이, 여자에게는 수염이 없는 것이 정론이고 ,하물며 아름다운 여성에게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29-)


이것은 부위별로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비키니를 입었을 때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라인을 제모, 두 번째는 그 이상 음부의 모든 털을 제거, 세 번째는 항문에 있는 털까지 제모하는 것이다. 이 세세한 구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항문에 털이 난다는 사실을 항문의 털을 뽑는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생각만 해도 나도 모르게 항문 근육이 조여든다. ) (-72-)


얼마나 오래 잊고 있었던가.손가락털 제모를,반지를 고르러 오는 날만큼은 생각했어야지. 손가락털 제모를,긴 털들이 나를 향해 그렇게 말하며 위로 아래로 약올리듯 춤을 췄다.(-128-)


이  시대를 살아가는 여자들은 있는 털을 없애는 게 목표라면,남자들은 있는 털을 '있어 보이게' 유지하는 게 목푱렸다. 물론 남자들의 경우에는 '내가' 신경쓰이면 하는 일이라는 전제가 붙지만, 여자들에게는 조금 다른 꼬리표가 붙는다.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된다' 라는. (-158-)


남자도 그렇고, 여성도 털을 관리하게 된다. 현대 사회의 독특함, 내 몸의 털을 관리하지 않으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머리털을 관리하고, 다리 털을 관리하고, 코털을 관리하고, 겨드랑이 털, 음모 털, 가슴 털까지, 끊임없이 털관리에 들어가게 되며, 브라질리언 왁싱이 우리 삶에 파고 들게 되었다.여기서 브라질리언 왁싱은 춤과 노출을 즐기는 브라질 사람을 위한 털관리, 왁싱이며,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위해 필수 작업이다. 즉 내 몸의 모든 털을 제거하기 위해서 털관리는 필수이다. 


이 책을 읽으면, 두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먼저 저자는 탈이 많다는 것이며, 여자라는 점이다. 즉 털이 많은 여자는 남자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있으며, 우리 사회가 다르게 본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책은 기승전털로 이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보는 몸의 곳곳에는 털이 없어야 한다는 불문율이 있다. 손가락 털, 다리 털을 아버지의 면도기를 몰레사용하여 제거한다는 것을 본다면, 여성에게 털은 거추장 스러운 존재로 치부하고 잇음을 알수 있다. 즉 우리 사회에 만연되어 있는 털에 대한 생각과 기준들을 자세히 본다면, 그안에서 털에 대한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그리고 이 책에는 저자의 가슴털까지 솔직하게 말하고 있었다.즉 우리 문화의 수치와 부끄러움은 털과 깊숙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남자들에게 털은 자신을 있어볼이도록 하기 위해서라면,여성에게 털은 여성성을 지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털에 대한 가치와 생각들은 우리사회 곳곳에 만연되어 있는 불편함과 연결되어 있었으며,때로는 개그 요소로 쓰여질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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