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마스크스 K-포엣 시리즈 18
김수열 지음 / 도서출판 아시아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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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은 마스크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다. 누군가는 전염병이라 하고, 이질이라 하고, 코로나라 하고, 우한폐렴이라 하고, 팬데믹이라 부리고 있었다. 각자 다름 의미로 쓰여지고 있지만, 마스크라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었다. 서로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대면하지 않으며, 언택트로 서로가 거리를 두고 있었다. 여기서 호모 마스크스가 하루 아침에 나타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안니 필연이었다. 시인은 제주도에서 태어나 제주 방언을 모어로서 습득하고, 뿌리 깊은 곳에 제주문화와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제주의 아름다운 경치 뒤에 숨겨진 해녀의 아픈 역사를 시 속에 오롯히 담아내고 있었다.


시인은 우리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을 제주도를 상징하는 숨비소리와 결부시키고 있었다. 답답하고, 참아내고 견뎌야 하는 삶,그것을 토해내는 숨비 소리는 제주도 고유의 언어이며, 그들의 삶이기도 하다. 그 안에서 우리는 그들의 삶을 시어 하나 하나에 담아내고 있으며, 시인 김수열의 시 속에는 제주인으 삶 깊은 곳에 감춰진 고통과 슬픔, 우리의 삶과 죽음 속에 감춰진 일상적인 삶을 기록하고 있었다.죽은 자는 살아있는 자를 관찰하며, 산자는 죽은자를 보면서, 그 속내를 읊어 나가고 있었던 것이다.


둘러보면 지구상에는 두 부류의 인간종이 산다.
하나는 열심히 낭을 싱그는 인간종이고
다른 하나는 끊임없이 낭을 그치는 인간종이다.(-60-)


시집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였다. 제주방언이라서 정확한 뜻은 모르지만, 어림짐작으로 해석하게 되었다.나는 낭을 싱그는 생산하는 현존재인가,아니면 낭을 그치는 ,자칭 소비하는 인간종인가 고뇌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이 두가지 중 하나만 해당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은 삶이 있고, 죽음이 있는 것처럼, 이승이 있고 저승이 있었다.지옥과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천국을 염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우리의 존재가치에 대해서, 이 책에서는 나는 소비하면서,생산의 주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음을 적시하고 있다.즉 어떤 삶에 주안점을 두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면서, 생산만 하는 삶도 ,소비만 하는 삶도 결코 나를 위한 삶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즉 우리 삶에 대한 성찰과 관조가 돋보이는 시였으며, 삶 속에서 죽음을 염두에 두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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