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이십사번화신풍 - 봄바람, 봄꽃, 봄놀이
천상아 / 달시루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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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머금은 깨끗한 자태에 나라 위태로울 지경 , 노린재 꽃은 동생 매화는 언니.(-47-)


앵두 다 떨어지니 봄은 물러나고, 나비만 날갯짓하며 쌍으로 나네. (-120-)


봄바람에 얼굴 가득하던 단장 빛바래니, 가련하다 나비 벌 쉴 새 없이 꽃가루 나르네. (-247-)


모란꽃 이슬 머금어 진주알 같아, 미인이 꺾어들고 차 앞을 지나가네. (-349-)


지금 우리의 삶은 행복한 삶 그 자체였다. 과거 춘궁기도 겪어 보지 않아도 되고, 배고픔에 산나물을 깨어다 먹지 않아도 되는 역사속의 풍요로운 삶 그 자체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우리는 이러한 따스하고, 풍요로운 삶을 기대하였고, 그런 삶이 우리에게 도래하게 된다. 소한과 대한 사이의 추움과 배고픔을 이제 우리는 견뎌내지 않아도 되는 세상 속에 살아가고 있었다.하지만 행복한 삶을 기대하였으나, 결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유는 우리가 과거에 추구하였던 고결함과 순수한 그 마음이 사라진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천성아 작가의 책 <이십사번화신풍(二十四番花信風)은 소한 1후부터 곡우3후까지 피어나는 24개의 꽃의 의미와 상징적인 가치, 그리고 꽃을 통해서 우리의 문화를 엿보고 있었다. 


사군자의 첫번째 꽃 매화, 귀여움을 상징하는 동백꽃,월계수로 불리는 서향화, 군자의 ̂ㅁ의 표본 난초, 노린재나무로 불리는 수선화, 노오란 개나리꽃, 여성의 아름다운 입술 앵두꽃, 슬픔과 베르나르를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백목련, 제주도에 가면 만발하게 피어나는 유채꽃,아가씨의 수줍음 살구꽃, 순결과 우아함 그 자체인 자두 꽃 ,혹은 모 대학교의 이름이기도 한 이화라고 불리어지고 있었다. 삼국지연의에서 도원결의 하면, 복사꽃이 생각나며, 고아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황매화, 여름철 아름다운 가시와 함께 피어나는 빨간 장미, 서양에서 노스텔지어라 불려졌던 해당화, 순수한 배꽃, 그리고 교가에 자주 언급하는 목련꽃,기름을 채취하는 오동나무,밀의 꽃으로 알려진 맥화동, 버들가지, 모란, 찔레꽃, 멀구슬나무꽃으로 불린우는 연화풍은 이십사번화신풍에서 다루는 스물 네가지 꽃이기도 하다. 


책에서는 우리에게 꽃이란 어떤 의미인가에 대해서 물어보게 된다. 꽃은 우리의 깊은 삶의 뿌리엿으며, 문화였고, 때로는 배고픔을 달래주는 삶의 근원이기도 하다. 가난에서 그들을 구출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먹거리였던 것이다. 고대부터 중국과 한반도, 한시에 꽃은 단골처럼 등장하였고, 순수함과 순결함을 이십사번화신풍에 담아내고 있었다. 사군자가 가지고 있는 선비가 추구해야 할 가치관, 정절과 고귀함, 우리에게 주어진 삶의 뿌리에는 어떠한 꽃을 스스로 담아내어야 하는지 물어보아야 할 때이다. 그 안에서 스스로 나만의 향기를 찾아낼 수 있고, 꽃은 나의 삶의 근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살아남은 꽃이 가지고 있는 인내와 견딤은 ,주어진 삶을 참아내지 못하고, 가벼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우리의 삶을 반성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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