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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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카는 늘 말이 없는 아이였다. 갓난아기 때도 옹알이를 한 적이 없었다. 사실 네 살이 되기 전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리디아는 루카가 두 살 때부터 패닉에 빠져 있었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의심하기 훨씬 전부터 리디아는 늘 루카에게 책을 읽어줬다. (-134-) 


그날 저녁, 끔찍한 소식으로 인한 초반의 충격이 가라앉고 두 자매가 새로운 고통 속에서 마음이 차분해질 무렵 로렌소가 쉼터에 나타난다. 부엌에서 일손을 돕던 리디아는 가스레인지에 놓인 큼직한 냄비 속 콩을 휘젓소 있다가 거실로 이어지는 열린 문 사이로 로렌소를 발견한다. (-337-)


그들은 그 큰 동굴에서 아침 내내 잔다. 오후 중반이 되자 목이 마르고 땀이 나고 배가 고프다. 한낮의 위압적님 더위 앞에서는 동굴 안의 상대적인 안락도 녹아내렸다. 그들은 불편해도 참고 자려고 노력한다. 오늘 밤이 마지막 밤이라는 걸 알고 있으며 다들 여기서 벗어나 어서 목적지에 도달하고 싶다. (-567-)


소설 <아메리칸 더트>는 우리 사회의 난민문제를 고찰하고 있었다. 주인공 리디아와 리디아의 아들 여덟살 된 루카의 살 속에 퍽퍽한 난민의 삶이 있었다. 가장 좋은 날에 최악의 순간을 맞이한 두 모자 간에 , 하루 아침메 모든 것을 잃고 ,가족과 친지도 잃고, 정처 없이 안락한 곳으로 찾아가는 긴 여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두 사람의 인생 여정이었다.미국과 맣대고 있는 멕시코 국경의 경계에는 국가의 보호가 미진한 난민들의 정처없는 발검음이 있다. 소말리아, 온두라스, 그리고 여러 빈민 국가의 난민들이며, 루카와 리디아에게 불행이 찾아오게 된 것은 마약과 관련한  부르는 끔찍한 보복이었다.


이 소설에서 나 자신을 루카에 이입해 보았다. 여덟살 어린 아이는 난민생활읋 하면서, 가장 힘든 삶속에서 스스로 성장하게 된다. 불안과 불행 속에서 누가 가르쳐 주지 않는 인가의 본능에 의한 생존법을 익히게 된다. 두 남매가 목표와 목적지로 정한 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철도가 가는 길을 놓치지 말아야 했다.그 과정에서 자신을을 노리는 또다른 위험에서 은신할 수 있어야 했고,항상 불안에 떨며 살아야 했다. 즉 우리 사회에서 보이지 않은 유대감과 연대가 난민쉼터에는 존재하고 있다. 소위 민중의 지팡이라 부르는 난민ㅇ 근처에서 얼씬거리는 경찰의 존재가 난민들에게 고맙기보다는 두려운 존재이다. 난민을 도와주는 역할이 아닌 질서를 유지하고,그 안에서 문제의 난민들을 색출하는 것이 그들에게 주어진 책임이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난민들에게는 기차선로와 기차가 생존의 수단이다. 즉 그들에게 기찻길은 생존의 방향점이며,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길이었다. 기찻길 근처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내려놓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여기에 루카와 리디아를 살려주는 것은 돈과 언어이다. 루카에게 언어는 협상과 영업을 위한 도구이다. 반면 리디아는 자신의 언어만 쓸 줄 알았다. 그래서 리디아에게 생존은 돈과 루카이며, 자시의 몸 곳곳에 돈을 감추고 있었다. 최악의 환경에 적응해 가는 루카의 모습과 여전히 불안에 떨면서,끔찍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엄마 리디아의 모습이 상반되는 이유는 그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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