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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 - 닭볏부터 닭발까지, 본격 치킨 TMI
가와카미 가즈토 지음, 김소연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인류는 고대부터 조류와 친밀했고, 조류를 이해하려 노력했고, 조류학을 발전시켜왔다. (-12-)
불필요한 부위는 사라진다.쓸모 없는 사원은 해고를 당한다. 진화도 사회도 가차 없다. 특히 조류는 경량화를 위해 각 부위마다 정리해고가 진행중이고,축소와 유합을거듭하고 있다. 아래팔의 가는 두 개의 뼈도 소나 말처럼 유합하여 하나가 되는 편이 분명 가볍고 튼튼할 것이다. (-72-)
판매되는 닭뼈는 크게 이등분된 경우가 많다. 하나는 흉골을 중심으로 한 배쪽 부위,다른 하나는 등뼈부터 골반에 이르는 축을중심으로 한 늑골이 달린 등쪽 부위다. 이등분되기 전에는 등뼈와 흉골이 늑골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바구니 모양 구조를 하고 있었다. (-142-)
새들이 피하에 지방을 쌓는 것은 겨울철 방한 대책도 될 것으로 보인다.깃털이 단열재임은 앞에서 이야기했는데 지방 역시 우수한 단열재가 된다.이 단열재를 외부기온과 가장 쉽게 접하는 피부 아래 배치함으로써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려는 속셈인 것이다. (-217-)
새의 부리는 단순히 음식물이 들어가는 입구가 아니라 음식물을 집거나 둥지를 짓거나 깃털을 다듬는 등 손가락을 대체하는 기관이기도 하다. 때문에 각 종의 생태에 맞게 개별 진화되었다. (-242-)
우리는 어릴 적 학교 도시락 반찬으로 계란 반찬을 손꼽아 기다렸다. 계란 두개이면 밥그릇 하나 뚝딱 비울 정도였으며,어린이들에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입맛에 맞는 친화적인 완전 식품이었다. 그건 달걀 하나에 닭 하나가 들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기 때문이다.노른자와 흰자 사이에는 비타민,탄수화물,칼슘이 골고루 들어 있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요긴한 반찬으로서 톡톡히 해뢌다. 그만큼 조류로서 닭은 우리의 삶과 생활과 겹쳐지고 있었다.하지만 닭의 해부학적 몸의 특징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조류학자 가와카미 가즈토의<치킨에는 진화의 역사가 있다>이전에 먼저 읽었던 책은 <조류학자라고 새를 자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만>이었다.대중적인 과학책이면서, 조류의 특징을 쉽게 설명하고 있었다.이번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닭의 생태와 진화의 개념을 동시에 이해할 수 있다.특히 동물에게 진화는 생존을 위한 과정 속에서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었다.환경과 계절, 주변의 천적이 있고,없고의 차이에 따라서,진화의 특징은 특별해진다. 즉 같은 종이라 하더라도,어디서 성장하고 살아왔는냐에 따라서 품종이 달라지는 것은 그런 이유다. 또한 닭은 가축의 하나로서, 인간에 의해 끊임없이 품종계량해 온 결과물이며,우리에게 친숙한 조류이기도 하다.그리고 이 책은 저자가 해부학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닭의 각각의 몸의 부위 하나 하나 자세히 설명하고,세심하게 과학적인 진실을 언급하고 있다.
조류와 닭에게 진화란 하늘을 나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다. 조류에게 인간에게 없는 날개가 있는 이유는 그래서다. 사람처럼 이족보행을 하면서,날카로운 발톱과 뾰족한 부리가 닭에게 있다.인간에게 손이 있다면, 닭에게 부리는 손과 같은 역할을 한다.그리고 닭은 이빨이 없기 때문에 위에서 음식물을 완전히 소화시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부리는 음식을 잘게 쪼개면서 삼키는 역할을 하며, 그것을 활용해 집을 짓기도 하고, 천적을 내쫒는 공격적 무기가 될 때도 있다.그래서 부리는 단단하고 날카로운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닭의 발톱은 나뭇잎 모양처럼 되어 있으며,발톱은 상당히 날카롭다. 그건 야생 닭이 나무를 잘 타는 진화론적인 변화가 있으며,마당 위에서 노니는 우리가 흔히 보는 닭의 모습과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즉 닭은 인간의 의해 계량되지 않았다면, 야생 그대로의 삶을 살아가며, 산으로 숲으로, 노닐면서,먹이를 찾아다녔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몸의 곳곳의 부위들은 더욱 질겼을 것이며, 근육질의 닭으로 거듭나게 된다. 닭이 가지고 있는 몸은 조류가 가지고 있는 경량화의 특징을 지니고 있지만, 날지 못하는 이유,그것이 닭의 전화와 어떻게 엮일 수 있는지 한 권의 책을 통해서 하나 하나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