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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팜
조앤 라모스 지음, 김희용 옮김 / 창비 / 2020년 12월
평점 :
맑은 고딕"; font-size: 11pt; line-height: 32.6px;">
하지만 거의 1년이 지나 아테는 소파에서 쉬고 아말리아는 배불리먹은 뒤 자신의 품에 안겨 졸고 있는 지금, 제인이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 것은 바로 그 돈이다. (-39-)
아테가 아말리아를 어르자 아이가 소리 내 웃기 시작했다. 평소 그런 못음을 보면 제인은 미소를 짓곤 했다.아테가 달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괜찮아 ,제인.말리는 괜찮아.그냥 잠깐 울기만 했어." (-182-)
"그 멍울은 양성일 수도 있고 ,악성일 수도 있어요.82번 의 나이를 고려할 때 악성일 가능성은 적죠. 하지만 임산부가 암에 걸리는 게 전례 없는 일은 아니에요.예를 들어,뉴욕 장로교 병원의 내 동료는 호지킨 림프종을 앓고 있는 28세 임산부를 치료 중이에요.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죠." (-343-)
제인은 병원 침대에 비해서도 훨씬 더 자그마한 사촌을 향해 몸을 숙인다,. 그녀의 손을 만져본다. 낯선 물체 같다.
그러니까 이것이 지금껏 아테가 제인의 전화에 답을 하지 않은 이유다. (-521-)
기술은 언제나 윤리보다 앞선다. 윤리 문제의 단골고로 등장하는 바이오 산업은 더욱 그걸 때가 있다. 과거 줄기세포 문제가 불거졌을 때, 줄기세포의 난치명 치유 가능성보다 윤리적인 문제가 먼저 수면위로 올라온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생명에 대한 존엄성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은 그 생명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것을 곱게 보지 않는다.21세기 현재 대리모가 대한민국에 법과 제도로 정착되지 않은 이유는 그래서다. 하지만 미국이나 서구 여러나라는 대리모를 인정하고 있다.킴 카닿시안과 같은 부유한 연예인들이 대리모 출산을 하는 이유는 그래서다.그래서인지 한국은 대리모 하면,불편한 시선으로 보고, 막장 드라마 단골로 등장할 때가 있다.
소설 <메이비 팜>은 우리의 뜨거운 감자,대리모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주인공 제인 레예스와 그녀의 사촌 아테 제인에게는 이제 갓 한살된 어린 딸 아말리아와 함께 살아가고 있었으며, 베이비시터 아테는 뷰유한 가정의 아기를 금방 제우는 능력있는 베이비 시터였다. 하지만 아테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일자리를 잃게 된다.
현실과 도덕이 충돌할 때 우리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민하게 된다. 소설 <베이비팜>에서 제인의 현실적인 문제는 집에서 살아가면서, 아말리아의 분유값과 일린 월세이다. 아테의 달콤 한 제안에 제인에게 훅 유혹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그래서이다. 부유층의 대리모가 된다는 것은 필리핀 이주 노동자로서,변변한 돈벌이가 없는 제인에게 아주 중요한 경제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골든 오크스의 메이유 사장은 돈이 궁한 외국인 이주 노동자와 아기가 필요한 부유층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는 대리모 사업을 하고 있었다. 바로 부유층이 가지고 있는 것은 돈 밖에 없으니,그들의 원하는 조건만 들어주면,조건에 부합한다면,돈은 얼마든지 가질 수 있고,대리모는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제인과 아테가 서로 함께 대리모 일을 하려고 했던 이유는 그 이유에 있다. 그냥 대리모가 아닌 프리미엄 대리모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건하고, DNA가 우수한 지적인 대리모로 거듭나는 것이다. 그리고 부유츠이 원하는 조건에 부합하여야 한다. 이 소설에서 아기 농장으로 불리는 베이비 팜, 82번으로 불리는 대리모가 바로 그런 프리미엄 대리모였던 것이다. 소설은 씁쓸하면서도 사회적 담론만 형성된다면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 우리의 미래의 모습을 예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인과 아테를 통해 반영되고 있다. 제인이 아테를 보면서, 돈을 너무 밝힌다고 생각한 이유도 그래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