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 지금 다니는 회사, 퇴사할까 ‘존버’할까 셀프헬프 시리즈 16
이명혜 지음 / 사이다(씽크스마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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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화끈거리던 그 순간 상사는 "숫자도 못 읽어?!!" 하며 버럭 화를 냈고 급격하게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18-)


"지금 나는 당신 때문에 그만두는 겁니다. 양심에 찔리지 않으세요? 사직서를 읽어보고 내가 정말 퇴사해야 되는 건지 아닌건지 당신이 결정해 주세요.내가 퇴사하는게 맞는 건지 아니면 당신이 나가야 하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솔직한 마음으로는 당시이 회사를 나가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그게 싫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내게 진심으로 사과해주세요.내가 지금 이 회사를 그만두려고 결심하게 된 이유는 당신 때문이니까요." (-19-)


물론 그 길 역시 배우나 작곡가가 되는 만큼 힘든 과정이 따르겠지만 후회하지 않는다.그리고 생각한다.방황이라는 소중한 시간이 없었더라면,나는 여전히 썩어들어가는 속과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럽게 회사를 다니고 있었을지 모른다고. (-40-)


그러니 밉고 스트레스 덩어리인 상사나 선배가 있다면 그들에게 치사한 복수가 아니라 멋진 복수를 해보자.그들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치사한 복수는 또 다른 치사한 복수를 낳는다. 안 좋은 것은 반드시 대물림이 되고 쉽게 지워지지도 않는다.그런 걸 굳이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을까? (-63-)


"내가 가장 행복핮 게 뭔지 알아? 내가 남한테 아쉬운 소리만 해도 된다는 것,그게 얼마나 다행이고 감사한 일인지 몰라.돈 때문에 자존심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것.젊었을 때 숙이고 살아야 나이 먹고 허리 펴고 사는 거야."
누구나 젊음이라는 이름으로 '욜로'를 추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실수도 투정도 가난도 모두 용납이 되는 건 그때에만 가능하다. (-101-)


의리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일머리는 요만큼도 없던 나,입사 기준에도 못 미쳤던 나를 뽑아 돈을 주며 일을 가르치고 다듬어서 지금의 커리어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 것이 회사아. 적어도 내겐 그렇다. 매일 회사가 가져다주는 부당함에 불평불만하고 있다면 한번쯤 뒤집어 생각해보자.나는 회사에 얼마만큼의 기여를 하고 있는가? 내가 받는 월급만큼, 혹은 그 이상의 기대를 채우고 있는가? 내가 내뿝는 부정적 에너지는 나를 포함한 주변 모두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전염시킨다. 언젠가 <시크릿>이라는 책에서 본 것처럼,나의 긍정성은 주변의 모든 긍정성을 끌어들인다고 나는 믿는다. (-124-)


그래, 나는 어쩌면 그 끔찍한 시간을 견뎌냈기에 지금 이 순간을 편안하고 안락하게 누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145-)


저자 미명혜씨는 회사원이다. 회사에 자신의 삶 대부분을 쓰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다. 여기서 특이할 점은 한 회사에서 17년간 버텨왔다는 것이다. 지극히 모범적인 직장인일 것 같고, 애사심이강한 직자인인 것처럼 보이지만, 저자에게도 위기는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 회사에 입사하여, 적응할 무렵,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모멸감을 느낄 수 있는 직장 상사의 질책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 것이었다.끔찍한 경험 그 자체였다. 사직서에는 자신의 서운한 감정, 찌질한 마음,그리고 그 안에는 서운함을 꾸겨 넣고 또 꾸겨 넣었다. 하지만 그 사직서를 차마 제출하지 못하였다.그 이유는 지극히 현실 적이며 단순하다. 지금 사직서를 재출하면, 회사에서 나오는 연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스로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그 시점까지 버티기로 목표를 정하게 되었고, 10년이 훌쩍 지나 버린 17년이 되었다. 소위 우리 사회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게 된,존버 언니의 표본,저자의 평범하면서 특이한 이력이다.


17년간 일을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무원이거나 사장이 아닐까 생각할 사람들이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직장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이다. IMF 이전 보편적인 형태의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 우리의 삶은 대부분이 직장을 옮기거나 더 좋은 곳으로 정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저자는 한 회사에 버티기로 결심하였고, 회사에서 느꼈던 분노를 능력과 실력으로 통쾌하게 갚아주기로 결심하였다.분노의 에너지를 존버의 에너지로 전환한 것이다. 생각을 바꿈으로서,직장 상사를 대하는 방식을 스스로 달리하게 된다. 회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담아두지 않고, 흘리거나 무심하게 대면하기로 하였다.


이 책에서 존버 정신의 본질이 무엇인지 이해할 수 있다. 평범한 직장인이 가져야 할 것은 인성이나 인간관계,적성이나 능력 뿐만이 아니었다.회사에 대한 애사심도 중요하지 않다. 온전히 오늘을 버틸 수 있고,현재 자신을 찾는 길이었다. 만만치 않은 길이었고, 실수나 부침도 많았던 그 젊었던 시절들을 하루 하루 버티면서, 자신의 삶과 직장인으로서 역할에 평온함이 찾아오게 되었다.즉 존버정신의 종착역은 호구의 형태가 아닌 행복과 긍정인 셈이다.


저자의 삶은 일반적인 모습이면서, 특별하다. 30년 가까운 시간동안 우리의 삶과 트렌드,유행은 사회를 바꾸고,나의 가치관도 흔들어 놓았다. 좀 더 나은 곳으로,나의 능력을 인정받는 곳으로 가는게 대다수의 사람들의 모습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지 않았다.지극히 현실을 받아들이면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별하게 되었다.그리고 자신의 현재의 모습을 깨닫기 시작하였다. 남탓을 하지 말고,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되면서,회사가 나에게 해 줘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 찾아가지 않게 되었고, 회사가 그동안 나에게 무엇을 해 주었는지 스스로 느끼게 된 것이며, 존버를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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