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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 - 요리도 인생도 하다 보니 되더라
신계숙 지음 / EBS BOOKS / 2020년 12월
평점 :






중국집에서 보통 손님 서너 명이 양장피 한 접시를 시키면 고량주 몇 병을 마실 수 있어서 비교적 싼값에 빠리 취하게 하는 요리다. 향원에서 일하던 당시 양장피 주문이 들어오면 주방장은 홀에 대고 "이 양장피 주문 누가 받았냐!"라고 외치곤 했다.(-22-)
정답은 "자기와 가장 맞는 삶의 방식을 고른다"일 것이다. 그래서 요새 누가 나에게 왜 결혼을 안했느냐고 물어보면 나는 그냥 웃으면서 <킬리만자로의 표범> 얘기를 한다. 그게 나랑 가장 잘 맞는 ,내게 적합한 삶의 방식이라고. (-100-)
저마다의 사용처는 다르다. 장을 볼 때 사용하는 베스파처럼 속도 대신 편안함을 주는 친구가 있고, 빠른 속도와 성능으로 즐거움과 시원한 바람를 안겨주는 친구도 있다. 그렇게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출력과 최대 속도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186-)
그때 다시 아버지가 사다 주신 칠판이 떠올랐다. 아무거나 쓰고 놀라는 말씀에서 나의 인생에 좋은 경험들이 연결되었던 것처럼, 그저 즐겁게 재밌게 논다고 생각하고 무엇인가 하다 보면 또 좋은 경험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모든 걸 일하는 자세로 달려들어 생산적으로 거창한 결과를 만들언야만 할 필요는 없다는 뜻으로 이해되었다.(-203-)
사람들은 각자 주어진 인생을 살아간다. 1964년생 충남 당진군 함덕읍에서 자란 시골 소녀는 서울로 유학을 오면서, 단국대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삶은 중국어, 문과가 아닌 중어중문학이 아닌 중국 요리였다. 바로 이 책에서 간략하게 소개되는 신계숙님의 짧은 프로필이다. 언어적인 감각을 자신의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중화 요리에 도전하게 된다.프라이드를 타고 다나면서, 요리를 깊이 들여다 보고,도전정신을 가지는 것, 최선을 다해 살지 않아도 되는 것, 나답게 살아가고, 후회하지 않도록 살아가는 법을 알고 싶다면,그녀의 삶이 기록된 에세이집 <신계숙의 일단 하는 인생>을 읽어보면 된다. 저자의 삶의 인생철학은 중국 요리에 있었다.8년간 중화요리를 배우면서,요리만 하지 않았다. 즉 본인 스스로 중국의 요리 고전 <수원식단>을 연구하면서,그 책의 깊이를 요리 철학으로 바꿔 놓게 된다.
이 책을 보면 ,저자 신계숙은 독특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독신주의자이면서,커다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를 모는 여성, 금녀의 공간 중화요리에 도전한 것도 그런 독특한 삶에 포함되고 있었다.위험을 스스로 감당하면서, 때로는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 두려움과 힘듦은 보이지않았다. 중국어에 대한 지식을 중화요리와 같이 엮으면서,요리에 대한 감성도 잊지 않았었다.대학은 중어중문학과,대학원은 식품영양학과를 나온 것만 보더라도 말이다.
히피스러운 삶이지만, 자신의 삶의 결은 요리의 맛과 멋, 따스함 속에 있었다.이 책에서,신계숙님의 에세이에서 알수 있는 것은 나다운 삶이 후회하지 않은 삶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중화요리를 직접하면서,그안에 풍미를 잊지 않았다.요리에는 남을 위해서 하는 요리도 있지만, 저자처럼 나 자신을 위로하는 요리도 있다. 즉 배고픔을 해결하는 요리가 아닌 ,정서적인 궁핍함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요리가 우리 삶을 좀 더 풍요롭게 한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중화요리의 가치를 정확하게 읊어나갈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