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나의 기억
손승휘 지음, 이재현 그림 / 책이있는마을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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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 좋으면 좋은 거야.어떤 종류를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잖아 .흘러간 것도 새로운 것도 좋아." (-13-)


"엄마,앵초랑 패랭이는?"
"스끄러, 그냥 조용히 해."
"이사 가는 집에 이제 고야이는 안 돼."
골목에는 차가운 바람이 불고 낙엽이 이리저리 날아다녔어.(-20-)


상지는 나이도 어리고 보기에도 소녀 같지만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잖아.그래서인지 마치 강의를 하듯이 고양이가 먹어도 되는 것과 먹으면 안 되는 것에 대해 설명회를 열었어.(--85-)


알고 있니? 고양이들은 정신없이 날뛰지 않아.아무리 좋아도 그러 모습은 보기 힘들어.고양이둘은 다만 아주 조용히 그 순간을 즐기지. 마치 혼자만의 꿈을 꾸듯이 .혹은 누군가와 함께 같은 꿈속에서 있는 듯이. (-102-)


앵초와 패랭이는 현이가 데리러 온 줄 알았어.하지만 현이는 그저 앵초와 패랭이가 그리워서 온 거였어.엄마 아빠를 조르고 졸라서 한 번만 보고 온다는. 조건으로겨우 허락을 받아냈지. (-104-)


그런데 알고 있니? 고양이들 말이야. 자기 집사들 자기가 선택하는 데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오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양이들이 너무 차갑고 자기 장소만 중요하게 여기고 자기랑 같이 사는 사람에게 애정을 주지 않는다는 소문 말이야. (-124-)


손승휘의 <바우네 가족 이야기>와 <첫눈보다 네가 먼저 왔으면 좋겠다>를 읽게 되었고, 세번째 <지난 겨울 나의 기억>을 읽게 되었다.지극히 감성적이면서,아날로그적인 색감,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이 무엇인지 깨우쳐 주고 있었다. 내 앞에 놓여진 것들 하나 하나가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 오는지 느낄 수 있는 책 <지난 겨울 나의 기억>에 담겨져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을 살펴보면, 인생에서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존재한다. 그 만남과 헤어짐은 어떤 상황이나 조건에 의해서 만들어질 때가 있다.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 뿐만 아니라 사람과 동물 사이에도 만남과 헤어짐은 반복된다. 현이네 가족이 이사를 가면서, 자신이 키우던 남매 고양이 앵초와 패랭이가 있었다. 현이는 데려가고 싶었지만, 부모는 반대하였다. 즉 우리가 만들어 놓은 사회적인 규칙과 규율,문화가 현이와 앵초와 패랭이가 헤어지게 된 원인이었다.즉 우리 사회의 민폐스러운 상황이 동물의 인권이나 생명가치보다 더 우선시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런 앵채와 패랭이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호야와 으아리가 있다.으아리는 자신을 키워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남으로서 방치된 존재였다.자신이 왜 혼자가 되었는지 알지 못한 채  홀로 남겨진 으라리는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나가게 되었고,그 과정에서 앵채와 패랭이, 호야가 만나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상황과 조건이 바뀌었다고,그들을 버릴 수 있는 자격은 우리에게 없다. 주어진 것에 대해서 거추장 스러운 것을 덜어내려는 인간의 이기적인 모습이 이 책에 잘 드러나고 있었다. 어쩌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양이와 개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에 대해서,인간은 이 두가지 모습을 다 가직도 있는게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언제라도 자신을 바꿀 수 있는 카멜레온처럼,인간은 상황에 따라서 강아지처럼 살아가고 있으며, 때로는 고양이가 보여주는 처세에 따라서 살아가는 경우도 있다.이 책에서 우리는 동물을 통해 사람을 투영해 볼 수 있다. 인간이 가장 서운할 때가 인간에게 버려질 때라는 걸,그건 말못하는 동물이지만, 정서는 비슷하지 않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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