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블러드
임태운 지음 / 시공사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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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팔방에서 자신을 뜯어먹기 위해 손을 뻗는 좀비들의 머리를 잘라내는 이도, 그의 모습은 빨간 불씨가 타오르는 장작 위에서 칼춤을 추는 무당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이런 독특한 전투법으로 인해 이도는 보통 혼자 떨어져서 적을 상대하곤 했다. (-96-)


"직업 본능이라고 해두지요. 아니면 그저 나이 먹은 자의 오지랖으로 해석하셔도 되고, 저는 냉동 캡슐 안에 잠드는 자들의 갈망을 꿈속에서 들어주기로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승객들 중에는 그런 것을 단 한 번도 입 밖에 꺼내본 적이 없어 본인조차도 자신이 뭘 원하고 바라는지 말로 엮어내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답니다."(-172-)


"진화씨와 나는 기아나 우주센터에 비밀 임무를 가지고 파견된 특수 공작원이었습니다. 조국의 국방력 향상을 위해 키워진 인간 병기랄까요.. 그녀는 내 교관이며 상사이자...연이이었지요.하지만 광견병 사태가 일어나고 우리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됐습니다. 한편으론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구 반대편 대륙에서 의지할 데라곤 서로뿐이었으니까." (-252-)


시점과 때가 언제인지 모를 뿐 지금 지구상의 인류는 멸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인간이 자행한 환경오염이나 자원낭비는 그런 문제들을 부추기고 있었다.  인간의 과학기술의 발전에 버금갈 정도로 인간의 욕망은 비례하여 커지고 있으며, 지구 생테계는 그에 반비례한다. 그래서 인류는 20세기 이후 지금까지 우주 여행을 꿈꾸고 있으며,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레리 페이지가 우주 엘리베이터를 탈출구로 삼고 있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인류의 종말,미래에 관한 책들을 보면, 대체적으로 디스토피아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었다. 이 소설 <화이트브러드>도 마찬가지다.


인간의 피는 붉다.그러나 이 소설의 제목은 하얀 피이다. 즉 인간의 몸은 지구에는 최적화 되어 있지만,우주 공간에서는 최악의 조건과 마주하게 된다. 즉 화이트 블러드가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얼어있는 냉동된 인간의 모습이다.소설 속 주인공 천이도가 두번째 방주 엘리에셀을 타고 우주여행을 떠나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 여기서 소설은 두번째 방주 이전 첫번 째 방주 게르솜을 향하고 있었다.40년간의 시간적인 격차, 200여년동안 이도의 우주 여행, 그안에 인간의 욕망과 추구하는 이상들이 서로 겹쳐지고 있었으며,프로이트에서 이드에 가가운 인간의 모습과 마주하게 된다. 소설 <화이트블러드>에서 이도의 비밀들이 하나 둘 드러나고 있었다. 광견병에 의해서 나타난 인류의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는 암담한 가운데 좀비의 출몰, 그 과정에서 이도 앞에 놓여진 운명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 소설은 디스토피아적인 SF 소설이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버릴 수 없는 '블러드BOLOOD'즉 피와 혈연이 감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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