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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하늘말나리야 - 아동용,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ㅣ 책읽는 가족 1
이금이 글, 송진헌 그림 / 푸른책들 / 2007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여긴 우리 개인 집이 아니라 진료소잖니,병원도 없고,약국에 가려고 해도 면 소재지까지 나가야 돼.진료소는 그래서 있는 거야.엄마는 사람들이 다 병원으로 가고 진료소에는 안 오면 어떡하나 걱정했는데, 찾아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36-)
난 미르가 그렇게 형편없는 아이인 줄 모랐ㄷ자.혼자만의 얼굴을 갖고 있는 아이라면 무언가 가슴 속에 생각들을 키우고 있을 줄 알았다.그런데 그 아인 덜 자란 아이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다.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아무한테나 골을 내며 머리를 치받는 일곱 살짜리 아이처럼 굴고 있다.오늘 그 아인 꼭 그런 모습이었다. (-106-)
나는 그 애가 부러웠다.그 애가 자기 아빠를 용서할 수 없는 건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난 재혼했다는 엄마한테 그리움이나 원망,그 어느 것도 없다.그래서 다행이라고 여겼는데 미르를 보니까 그리움이나 원망은 동정의 앞과 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우를 봐도 그렇다.바울흘 자라게 하는 건 바우가 추억하는 그 애의 엄마인 것 같다. 할머니도 훗날 남아 날 돌봐 주실까? (-141-)
"바우 아버지는 일에 미친 사람이여.이제 그만 하믄 슬슬해두 먹구 살 텐디.일을 안 벌이믄 몸살이 나는 게벼.바우 엄마 일찍 죽은 것두 다 따지고 보믄 속에서 병이 크는 줄 모르구 고생을 해서 그런 거지 뭐여." (-164-)
하지만 난 분명히 아버지 차에서 본 장미꽃 바구니를 미르네 피아노 위에서 보았다구요.아버진 소장님을 좋아하는 게 분명해.진료소 일이라면 발벗고 나서서 도와 주시는 것만 봐도 그래요.엄마, 난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지요.한 번도 단 한 번도 생각ㄷ을 해보지 않았어요. 상사화의 잎과 꽃처럼 서로 그리워 하면서, 그래도 한몸인 것을 행복해하려면 평생을 살아갈 거라고 생각했어요.
엄마 저 어떻게 해야 돼요? (-191-)
"이 느티나무 아래 서 있는 널 보는 순간, 혼자만의 얼굴을 보는 순간, 이미 넌 내가슴 속에 들어왔던 것 같아." (-244-)
마음이 흔들리고,이유없이 복잡한 심정 속에 내몰릴 때면 ,동화책과 동시책을 가까이 한다. 자극적이지 않고,위로와 치유를 얻을 수 있는 문학이 동화 속에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동화는 그런 면에서 나의 삶과 함께 하고 있었다.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동화가 필요하고, 공감과 사랑의 부재를 동화를 통해서 얻게 된다. 동화는 나의 감성과 감정의 비어있는 틈새를 매꾸어주며,나를 겸손하게 한다.
이금이의 <나도 하늘말나리야>는 그런 면에서 나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책 속에는 미르와 소희,바우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아이들은 달밭 시골을 터전으로 살아가고 잇었다.진료소 소장이었던 미르의 어머니는 병원이 없고 약국이 없는 시골 농부의 아픔을 해결해주는 시골 진료소 소장이었다.그런 미르에게 아버지의 부재는 자신의 삶을 가두게 된다.그리고 미르앞에 바우의 아버지가 나타났다.
미르는 신경 쓰였을 것이다.그리고 주변 사람들은 미르의 어머니와 바우의 아버지 관계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두 사람 사이에 소희의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었다.여기서 동화는 부재에 대해서, 공감과 이해의 한계를 하나하나 살펴보고 있었다.즉 사랑의 부재는 사랑을 인지하지 못하게 되고, 사람의 부재는 그 사람의 기억을 간직하지 못하게 된다. 감정의 부재는 서로 멀어지게 한다. 우리 사회는 서로 동질감을 느끼는 가운데 이질감도 동시에 마주하게 되는 이유는 공감과 이해의 간극 때문이다. 여기서 서로의 이야기를 보면,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은 달르게 반영되고 있었다.나에게는 너무 당연한 것이 다른 이들이 볼 때는 시기와 질투가 될 수 있다.즉 우리는 서로 다양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그 다양성이 사회 속에 나타날 때, 그로 인해 여러가지 문제와 갈등이 나타날 수가 있다.그 것을 서로 연결해 주고,완충재 역할을 하는 것은 사랑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