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아무렇지 않은 척합니다
라오양의 부엉이 지음, 하진이 옮김 / 다연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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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얼마나 잔혹한가? 화재나 수목병이 도지면 울창한 나무들은 전멸하고 만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동물들은 여전히 평화로이 살아가고 있다.우주는 또 얼마나 잔혹한가?어두 컴컴한 세상에 죽음과도 같은 적막감이 감돌지만 그 속에서도 별들은 아름답게 반짝이고 있다.사회 역시 얼마나 잔혹한가? 삶과 죽음, 이별이 혼재해 있고 ,때로는 절망의 나락이 도사리고 있지만 여전히 아름답다." (-59-)


교양 있는 사람은 순번을 가로채지 않고, 교활한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며, 규칙을 잊는 법이 없다.설령 지하철에서 노약자 전용석이 비어 있어도 그 자리를 탐내지 않으며, 출근 시간이 빠듯해도 횡단보도를 무단으로 건너지 않는다. 이들은 자신이 불행하면 남도 불행해야 하고, 자신이 잠을 못자면 남도 잠을 못자게 하는 못난 사람들과는 전혀 다르다. (-186-)


자신이 얼마나 뛰어나고 출중한지 강조하지 말라. 또한 마주치는 사람마다 당신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하고 또 얼마나 많은 특기를 가지고 있는지도 말하지 말라. 특히 언어나 정서를 통해 당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점이나 태도를 바꾸려고 들지 말라. 그저 자신이 본질적으로 보잘것없고 또 대단히 평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것을 즐겨야 한다. (-304-)


이러한 점을 명확히 깨닫는다면 지금 하는 일에 요행을 바라지 않고, 교제 기간을 사랑의 척도로 삼는 어리석은 짓도 저지르지 않고, 맹세로 충성심을 확인하는 바보 같은 짓도 안 하고, 자신의 과거를 거짓으로 꾸미려고 애쓰지도 않고, 미래를 날조하는데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저 현재에 관심을 갖고 지금의 생활에 최선을 다하며 노력할 것이다.(-340-)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 급훈으로 정직,근면,성실을 내세웠다. 현재에 충실하되,과장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상식처럼 굳어졌고,사회의 미덕으로 자리잡게 되었다.하지만 지금은 그러한 미덕이 사라지고 없다. 사회는 경제와 돈과 물질을 중시하면서, 요행과 유행, 유혹에 시달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준법 정신을 강조하면서,그 가치를 위배하는 것을 당여하게 생각한다. 타인에게 보여질 때는 자신을 가꾸고,보여지지 않을 때는 자신을 가꾸지 않는 것,그것이 어느 순간 관습처럼 자리잡고 있었다. 이 책은 바로 그 잊혀진 소중한 가치들을 다시 언급하고 있다.


지나고 보면 다 그런 것이다. 교양이라는 것,지혜라는 것은 추상적이다.하지만 그 기준은 명확하다. 우리는 스스로 교양인이 되는 법을 보르고 살아가지만,어떤 사람들을 볼 때,그 사람이 교양인인지 아닌지 볼 수 있는 안목이 있다.집앞에 있는 쓰레기를 줍는 것, 법을 준수하고,성실하게 살아가는 이들을 우리는 교양인이라 부르고 있었다.여기에 덧붙이자면, 유혹되지 않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남을 바꾸려고 애쓰지 않고,스스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것, 자신을 돋보이기 전에 타인을 돋보이도록 애쓰는 삶,바로 그런 사람들의 모습을 우리는 교양과 소양을 갖춘 사람이라 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를 퉁 치는 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내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반성하는 기회로 삼게 되었고,나의 현재의 잘잘못을 느끼고 말았다. 나에게 필요한 자세와 태도가 무엇인지 스스로 알수 있는 기회였다. 현명하고, 지혜로운 삶이란 현재를 살아가고,기본에 충실한 삶,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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