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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좋은 사람이었어
최창원 지음 / 바이북스 / 2020년 12월
평점 :
정원 씨, 언제 왔어?
내가 묻자 ,그가 고객를 돌려 나를 본다.맑게 웃는 그 얼굴이 너무 반갑기도 하고 얄밉기도 해서, 그이 앞으로 나서며 떼를 쓰려는 순간, 휴대폰의 문자 알림 소리가 선명하게 파고 들었다.
꿈이었어. (-4-)
"이 사람 누구야? 차정원 씨를 빼닮았는데?"
귀감이 나를 보며 물었다.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지?하고 혼잣말을 하면서, 귀감은 맞은편에 앉은 그의 얼굴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예전, 회사에서 같이 히의를 할 때는 물론이고, 정원과 나 귀감,그렇게 셋이 혹은 그의 아내까지 넷이 함께 어울리고, 식사를 같이 하고 술을 마시고 ,그런 날들이 제법 있었던 터라, 귀감도 그의 얼굴을 알고 있었다. (-38-)
정원은 나를 꼬옥 안고 내 어깨를 다독여주었다.나는 그에게 안긴 채 눈물을 추스른 후, 나란히 앉아 그에게 모든 걸 얘기했다. (-85-)
그가 나를 안고 내 어깨를 다독이며 말했다.
나는 그에게서 몸을 떼고 ,말 대신 그의 입술에 내 입술을 붙였다.
깊고 뜨거운 키스.
그리고 그의 손길이 내 온몸을 감쌀 때, 갑자기 울음이 북받쳤다. (-145-)
아빠가 ,너무 외로워서 그러는 거다. 네 엄마를 정말 좋아했는데,그렇게 덧없이 죽고 나니까,버텨낼 힘이 없어진 거야.그래서 여자를 계속 바꿔치기 하는 거고,그런데 그 모든 여자들보다 백만 배,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은 해상이 너야.왜냐하면 ,넌 네 엄마를 빼닮았거든.아직은 이 할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너도 언젠가 사랑할 나이가 되면 내 말이 이해될 거다.아빠를 이해해줘라. 이런 내 마음을 밤톨만큼이라도 이해한다면,그만 제후하고 결혼해아. 제후 아버지는 네가 어떤 요구를 해도 다 들어준단다.너에게 많이 미안해하고 있어.(-198-)
정원 씨도 죽어가면서 저런 마음이었을까.나를 생각하면서,가슴 아파하면서....(-235-)
인간은 살아가면서, 후회를 반드시 남긴다. 살아왔기 때문에 후회하고, 죽음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후회하게 된다. 살아가면서,느끼지 못했던 그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사람이 부재하면서, 그에 대한 소중함을 그제서야 느낄 수 있다. 죽음 앞에서 때로는 꿈이었으면 하는 그 마음, 꿈이 깨지 않기를 바라는 그 마음,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그 마음은 우리에게 항상 존재하고 있었다.
소설가 최정원은 <참 좋은 사람이었어>에서 그것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갑자기 내 곁에 있었던 사람의 갑작스러운 부재,그로 인해 남아있는 사람들이 느꼈던 그 부재에 대한 기억들을 소설을 통해서 채워 나가고 있었다.아직 이론에 그치고 있지만, 지구와 똑같은 지구가 어딘가 있을 거라는 평행우주론,소설은 그것에 기초하고 있으며, 작가의 의도와 생각이 반영되어 있다.
죽은 줄 알았던 사람이 다시 둘아왔다.죽은 사람과 똑같은 모습,그러나 동일한 인물은 어니었다.그가 사는 곳도 죽은 이와 다른 곳에 살아있었고, 생각도 달랐다.하지만 똑같은 사람이 내 곁에 있음으로서,많은 것들이 달라지게 된다. 내가 달리지게 되었고,주변 사람들도 달라지게 된다. 그 사람은 평행우주론에 따라서 다시 돌아온 것이었다.그로 인해 이 소설에서 광고회사 <타의 귀감> 의 부사장 유해상은 심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즉 이 소설에서 느껴지는 것은 인간에게 상실이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 자기 성찰을 요구하고 있었다.소중한 사람에게 무레하게 대하지 말고 지금 해야 할 것을 미루지 않은 것, 그것은 필연적으로 후회와 직결된다는 것을 한 편의 소설 을 통해 말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