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랑을 몰라서
김앵두 외 지음 / 보름달데이 / 2020년 11월
평점 :
품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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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나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 일이 도리어 나를 서서히 죽게 만들어. 너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너 시선이 향하는 곳 어디에든 모든 풍경 속에 안착할 수 있다면 나는 너의 단정한 눈썹이 되고 싶어.(-33-)


계절이 아름을 바꾸었다. 하늘의 색이 변했고 ,바람의 방향이 달라졌고, 우리는 멈추었다. 시간은 늦지 않으려, 잊지 않으려 정확하게 걸어갔다. 우리만 멈추었다. 모든 건 틀리지 않았지만, 우리는 틀어졌다. (-124-)


사랑은 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구나. 사랑 앞에서 나는 바보구나. 아주 바보니까 '사랑은 힘들다' . 그런 문장에 잠시 기댄 나는 맥주를 들이켰다. (-204-)


새벽에 비가 내려요. 쉬지 않고 흐르던 소리.이따금씩 여느 낮보다 반짝이던 창.짙은 회색의 세로줄,가라앉은 풍경.이윽고 저 멀리서 희미하게 들리던,끓는듯한 천둥소리.어떤 말을 던져도 비에 휘감겨,땅으로 아래로 내려갈 듯 부지런한 소리. 비가 내릴 때에도 어김없이 비가 되고 싶었어요.안쪽 어딘가 비어 있는 것 같았고,그래서 온 비를 끌엉나고 싶었어요. 혹시 바깥의 온 비는 ,내가 내리고 흘렀어야 할 어떤 것이 아닐까,채우지 못한 건지 비우지못한 건지.생각만이 가득했어요. 비내리는 새벽만큼 어두운 시간은 없었고, 그 좁고 긴 사이는 순간마다 벽처럼 느껴졌어요.(-323-)


사랑이란 나에게 기억으로 남아있고,다양한 형태로 나의 가까운 곳에 존재하고 있었다.사랑이란 기억의 형태로,기록의 형태로 채워질 수 있었다.시간이 흘러 사랑에 대한 추억이 자꾸만 생각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기억을 놓치는 것은 사랑을 놓치는 것이며,그래서 우리는 기억 앞에서 쓸쓸함만 감돌게 되었다.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삶의 근원에는 사랑이 현존하고 있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기 때문에 스스로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을 수 있었고, 나를 희생하게 되며, 나 자신을 아낄 수 있는 명분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사랑은 만남에서 시작되어,헤어짐으로서 사랑은 끝나게 되었다. 헤어짐이란 서로 성격이 맞지 않아서 이별의 형태가 되는 경우가 있고, 죽음이라는 형태로 사랑이 소멸되는 경우도 있었다. 돌이켜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은 다양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으며, 사랑에는 친밀감과 가까워짐, 그리움과 섬처럼 고요할 때가 있었다. 우리가 누군가를 깊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믜 몸의 일부분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닐까, 보호하고, 보호받는 존재,항상 내 몸의 일부분을 스다듬는 것처럼 사랑은 언제나 나의 친밀함 그 자체에 있다. 사랑을 통해서 우리는 무언가를 해야 할 이유를 스스로 만들게 된다.그리고 사랑하는 그 대상을 와락 내 몸으로 느껴보고 싶었을 것이다. 사랑이란 그런 것이었다.나에게 필요하면서도, 나와 항상 가까워질 수 없는 것,지속적인 사랑이 되려면 스스로 노력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내 편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이었다. 사랑하기 때문에 힘들었으며,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는 바보가 된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나 사랑 앞에서 약자가 되고, 스스로 어리석은 존재가 될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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