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와의 자기관리 일주일
김리원 지음 / 들녘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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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내 안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자.열 두살이지만 여자니까 45킬로그램을 넘기지만 않으면 돼.그럼 나도 보육원을 벗어나서 날 사랑해 줄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거야. (-9-)


"비포는 일단 열심히 식단 조절하고 운동해서 45키로그램부터 만들고, 그 후에 메이크업을 배우는 게 좋겠다."
나는 재성 씨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34-)


"핍진성이 뭔데?"
"사실적인 개연성이요. 저는 가톨릭 포교를 위해 종교 소설을 쓸 거거든요"
거짓말이 술술 나온다. 신부님이 거짓말을 눈치챘는지 고개를 갸웃했다.
"소설이 돈이 돼?"
신부님 맞아? (-156-)


방학기간 동안은 출신 성당에서 생활한다는 학사를 택시에 태워 보내고 돌아오는데,신부님이 내게 말했다.
"유정아,우리 걸으면서 영어 공부하자."
"영어공부요?"
"나랑 하기로 했잖아.따라 해.에이,비,시." (-181-)


"쟤도 나처럼 의대 다녔어.일 학년만 다니고 신학교로 가긴 했지만 .난 이미 폐쇄병동 특실비와 의대 재입학 서류. 등롟금도 준비해뒀어.난 쟤가 졸업하면 내 병원의 정신과의로 일하게 할 거고.쟤 말대로 아이를 낳을 거야.그리고 쟤에게 내가 낳을 아이의 대부가 되어 달라 하고, 좋은 여자와 결혼하게 할 거고,완벽한 계획이지."
"완벽이요?남의 인생을 자기 마음대로 그림을 그리는 거요?" (-252-)


머리가 땅에 부딪치며 눈앞이 번쩍했다.재성 씨가 날 차려는지 다리를 들었다.입술을 악다물었다. 맞기는 했는데 뭔가 충격이 둔했다.
퍽,퍽, 구두 끝으로 걷어차이는 충격이 신부님의 몸을 통해 전해졌다.체중을 실어 밟는 듯한 충격이 온 순간 신부님의 팔이 풀어지며 축 늘어졌다.


해피엔딩을 쓰기에는 한국이라는 곳,한국이라는 땅은 척박하였고, 불안하다.내가 원하는 꿈,내가 추구하는 것, 나가 바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은 대한민국이다.사회적인 완벽함, 대한민국 사회가 만든 기준에 미달하면, 가차없이 내처지는 대한민국 땅,대한민국 사회에서, 소설 속 유정의 삶은 나약하오,유약한 존재이다.그 유약한 아이의 시선으로 대한민국을 보는 것, 그의 꿈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 꿈을 키워 나간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보게 된다.


유정은 보육원에서 성장하였다.부모님이 없는 곳,그래서 남들과 다르게 성장과정을 거치게 되고, 자신의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오로지 자신이 부모가 없고, 입양할 양부모가 안 나타나는 것이 자신의 뚱뚱한 몸무게 때문이라고 생각하였으며, 10키로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광고 속 날씬한 아이돌 '시아'처럼 45kg의 날씬한 몸이 되기로 결심하였다.


유정은 그렇게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식단을 조절하고, 운동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인어공주를 백번 넘게 읽게 된다. 날씬하면,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고,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생각을 유정은 가지고 있었다.하지만 유정은 부모가 없이 성장한 아이였다.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알파벳을 모르고 있었다.부끄러움과 수줍음이 교차되어졌던 유정의 다른 이름은 '비포'였다.즉 유정의 또다른 정체성 '비포'에는 유정이 가지고 있는 미성숙한 환경 때문이다.


소설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의 힘, 책 속 국회의원 재성을 보는 순수한 아이 유정의 모습,그 안에서 점차 폭력을 경험하게 되고, 자신의 한계를 점차 느끼게 된다.살아가고, 성장한다는 것,그 안에서 부모의 존재가 빠져있는 아이의 또다른 상처와 아픔을 소설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즉 이 소설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는 유정의 삶 속에서 우리 사회가 추구해야 하는 복지 정책이나 교육에 대해서 한번 더 살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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