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클락헨
임야비 지음 / 델피노 / 2020년 11월
평점 :
인적이 뜸한 고성의 지하에서 우연히 발견된 단 한 마리의 돌연변이 클락헨 -Origin .이 검은 암탉은 달걀들과 함께 교황급 경호를 받으며 클락헨 연구소의 전신인 국립 축산 연구원으로 올겨졌다. 클락헨은 머리 꼭대기 볏부터 발톱 끝까지 검은색이었다.달걀은 모두 검고 짙은 색이었는데, 껍질에는 또렷하게 년,월,일의 6자리 숫자가 표기되어 있었다. (-8-)
이 20마리 클락칵은 400마리 클락헨과 함께 제2축사로 옮겨졌다.'굵고 빠른 다리'의 우승자들에겐 무한정의 사료와 무제한의 교미가 허락되었다.챔피언 420마리가 스타디움을 빠져나간 후 운동장은 살육의 장으로 변했다.패배자들은 무자비하게 트럭에 실려 살처분장으로 향했다.클락헨 -Genesis 400마리와 클락칵 -Genesis 20마리로 구성된 새로운 종계들이 탄생했다. (-90-)
연단에 선 리처드는 방주에 인간이라곤 노아와 노아의 부인 그리고 세 아들과 세 며느리 단 4쌍뿐이었으며, 결국 살아남은 이 4쌍이 대홍수라는 대규모 솎아내기에서 선택받은 승리자이자 생존자라고 설교했다.노아는 제2의 아담과 마찬가지이며, 그의 세아들은 각각 중동 지역의 유대인,아프리카 지역의 흑인, 유럽 지역 백인의 시조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180-)
나는 늘 부족한 습기에 거친 갈증을 느꼈다.피터가 내 내의를 볼 일은 만무했지만 ,데이트 전에 꽉 끼는 속옷을 몇 번이나 번갈아 입으며 은밀하게 놀아났다.브래지어와 밴드 스타킹만 한 나체로 막 벗은 팬티의 냄새를 킁킁거리며 맡아댔다.거칠고 뜨거움 콧김에 내 다소곳까지 흔들거렸다.젖꼭지는 까치발을 들고선 허공을 향해 혀를 내뺐다. (-284-)
"우리는 물고기가 암컷인지 수컷인지 불임인지 따지지 않아.몰라도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깐,다만 이 물고기가 얼마나 싱싱한지 ,얼마나 맛있는지,얼마나 저렴한지만 따지지.우리가 물고기의 성별을 인지하는 때는 딱 한순간일 거야.도마 위에서 배를 갈랐는에 알이 없는 채 죽은 물고기는 수컷일 수도 있지만.."
"불임인ㅁ 암컷 송어일 수도 있고, 하지만 아무도 관심이 없다.이 말을 하고 싶은 거야?" 내가 뽀죡하게 되묻자 앤은 잠시 머뭇거렸다.
"임신을 못하는 개체는 여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수컷도 아닌,어떤 무엇인가가 돼버릴 뿐이야." 앤은 다시 울기 시작했다. (-345-)
통제가 사라진 크락헨들은 무제한으로 교미를 한다.이제 무정란은 없어졌을 것이다.이제 모든 달걀은 유정란이다.
클락칵은 온종일 죽이고 먹고 교미만 한다. 클락헨은 온종일 죽이고 먹고 산란만 한다.게다가 낳는 족족 검은 병아리로 부화하니 개체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434-)
인간은 자연 속에 들어가 있으면서,자연에 대항하는 존재이다.인간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행동 근저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욕망 속에 있으며,지금껏 과학기술을 통해서 자연과 신에 도전하게 된다.그 과정에서 인간의 궁극적인 목표점은 호모데우스였다.신이 되어서,자연을 통제하고,생명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인간이 요구하느 것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었다.우주로 눈길을 돌리고, 미시적인 세계와 거시적인 세계를 들여다 보는 인간은 결국 자연의 진화 과정에서 파괴와 멸종은 불가피한 과정이다.
소설 <클락헨>은 바로 그 부분을 지적하고 있었다.주인공 앞에 나타난 돌연변이 닭,그 닭은 평범한 닭이 아니었다.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 닭의 모습을 하게 된다.이제 인간은 클락헨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클락헨을 적극 이용하게 되었다.무정란을 낳는 닭이 아닌 유정란만 낳는 닭으로 형질 변경하기 시작하였다.그 과정에서 인간은 클락칵과 클락헨을 같이 만들게 되었으며,닭은 성욕과 식욕만 가진,인간이 추구하는 욕망에 가장 최적화된 돌연변이 닭으로 거듭나게 된다.
즉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생소하지 않은 이야기다 소의 형질을 변경하여,초식이 아닌 육식 소를 통해 광우병이 생겨났다.유전자 형질 변경 콩,옥수수를 만들어, 벌레먹지 않은 콩,옥수수를 만들었고,그것을 인간이 섭취하게 된다.즉 이러한 형질 변경은 어떤 목적과 부합하고 있으며, 먹기위한 용도 뿐만 안지라 가공식품, 초식 동물들에게 먹이는 먹이로 채워지게 된다.즉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100이라면,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망은 200 그 이상이며,그것을 생명 과학기술을 활용하며 바꿔 나가려 하고 있었다.즉 이 책에서 읽을 수 있는 것들은 인간의 어리석은 행동은 인간의 욕망을 채워줄 순 있지만,그로인해 파생되는 또다른 문제는 자연이 추구하는 진화가 아닌 멸종과 파괴가 될 개연성이 크다는 것을 이 소설 속에서 함축해 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