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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솝 우화 전집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ㅣ 현대지성 클래식 32
이솝 지음, 아서 래컴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10월
평점 :
어부가 물고기를 잡기 위해 바다에 던져 놓은 그물을 끌어올렸다. 물고기 중에서 크고 힘센 것은 발버둥 치다가 잡혀서 육지에 널브러졌다.하지만 작은 물고기는 그물코 사이로 빠져 나와서 바다에 남았다."
평소 큰 행운을 누리지 못한 사람들은 위험에 처해도 쉽게 빠져나오지만, 큰 영예를 누리던 이들은 위험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48-)
두더지는 눈먼 동물인데, 한 두더지가 어미에게 자기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어미는 아들을 시험하려고 그에게 유향 한 알을 주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아들이 조약돌이라고 대답하자, 어미가 말했다."얘야, 너는 보는 감각 만이 아니라, 냄새는 감각까지 잃어버렸구나."
허풍을 떠는 자들은 자기가 할 수 없는 일도 해낼 수 있다고 큰 소리 치지만, 실제로는 아주 작은 일조차도 하지 못한다. (-389-)
독서를 할 때 , 대다수의 책들은 양서와 악서로 구별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책을 읽을만한 가치가 있는 책, 책을 읽을 만한 가치가 있지만 쉽게 읽혀지지 않는 책,그리고 언젠가는 읽어야지 마음만 먹었지 미루고 미루다 강제로 읽게 된 책으로 구별하고 있다. 이 세가지 부류의 독서 규칙 중에서 이솝의 저서 <이솝 우화 전집>은 세번째에 해당된다. 분명히 양서이지만, 쉽게 손이 안가는 책이며, 때가 되면 읽을 꺼야 다짐만 하고 읽지 않은 책이었다.이번 기회에 강제로 읽은 책이기도 하다.
왜 이솝우화가 우리 시대의 보편적인 우화집이 되었느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하고 따져 보아야 할 때이다. 이 책은 우리에게 교훈과 성찰,지혜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겸허함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소위 서양의 논어에 해당될 정도로 가치가 있으며, 아이들에게 널리 읽혀질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즉 나 자신의 어리석음이 어떤 문제의 시작이 될 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이솝 우화에 나와 있었다. 즉 나의 실수,나의 어리석음 하나가 나의 아픔과 고통의 시작이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는 새로운 가치와 답,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우리 앞에 놓여진 수많은 일상들이 현존한다. 그 일상들은 평범하지만,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나의 삶과 나의 존재, 나의 생각들이 함께 하는 것, 그 안에서 우리는 경계해야 할 것과 신중해야 할 것, 조심해야 할 것을 찾아 나가게 된다. 즉 도전과 열정, 실패를 강조하는 우리 사회 안에서도 여전히 우리는 안정감 속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갈 필요가 있다.내가 흘리고 다니는 것들, 내가 놓치고 있는 가치와 의미들은 우화집 속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