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 비늘
조선희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87-1.jpg

 


남정심은 가족을 얻기 위해 소중한 것을 버렸고 많은 것을 숨겼다. 그녀는 죽어가면서도 자신의 선택이 헛되지 않았음을 믿으려 했다. (-13-)


난 큰물에서 살거야.꼭 서울에서 자리를 잡을거라구."
바다보다 더 큰물은 없었다.서울이 왜 바다보다 더 큰 물인지 순하는 이해할 수 없었다. (-110-)


한때 너에게 친밀함을 느꼈다.너와 말을섞으며 웃기도했다. 웃었던가.그랬을 것이다. 너의 입 모양을 그대로 따라 했으니 아마 똑같은 모습으로 보였을 것이다. 우리는 학습 능력이 뛰어나다. (-211-)


황덕재는 아들을 다독이며 갖조했다.
"백어의 비늘을 훔치지 않고 얻을 수 있는 방법은 이것 뿐이다. 그래야 후환이 없어."(-278-)


"아저씨 말씀댁로 그럭저럭 살 수 있었어요.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 백어석에 손을 댔죠.백어석을 훔치면 백어가 모든 호의를 거둬들이고 죽인다고 했어요.어머니는 아버지를 죽이려고 했어요.그래서 아버지는 어쩔수 없이 어머니를 죽이고 살인자가 된 거예요."
"어머니가 백어였어요?" (-354-)


나는 명수에서 왔느니라, 으곳에서 어떤 이는 등불이 되고 어떤 이는 그림자가 되었지.그리하여 나는 처음과 끝을 모두 보았노라. 또한 한 세상을 모두 보았노라. (-413-)


전설은 대체적으로 과학적이지 않았다. 그 과학적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는 거기서 과학적인 것을 찾아내려 하고, 미신적인 것들을 분류하고, 골라내려고 한다. 소설 <소금 비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조선희 작가의 <소금 비늘>은 지극히 한국적인 정서를 따르고 있었다.서구적인 판타지에 한국적인 토속신앙을 겹쳐서 섞어 놓고 있었다.그건 이 소설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스토리텔링에 있었다.인간의 삶의 터전, 인생의 희노애락이 곳곳에 배여 있는 바닷가,그곳은 삶이 있으며, 죽음도 공존하고 있었다.별어마을 사람들은 바다를 터전으로 삼아서, 연명하게 된다. 그 바닷가는 흙이 없는 바위섬 투성이며, 시신을 흙속에 묻을 수 없는 미라 형태로 매장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었다.그런데 이 마을에는 이상한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다.그 전설은 서구 사회에서 흔히 내려오는 인어공주이며, 소설 속에서는 인어공주를 백어라 하고 있었다.


바다가 원하는 것,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따르지 않으면 후환이 찾아올 수 있었다. 백어의 비늘로 만들어진 것,그것을 소금 비늘이라 하였다.그리고 백어석이 있었다.그런데 마을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불문율을 누군가 어기게 된다.인간의 욕망과 호기심의 끝은 어디일까,그들은 불문율을 어김으로서, 후환꺼리는 마을 안에서 살인을 부르게 되었고,그것을 목도한 증인들은 어떻게 이 순간을 처리해야 할 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살아가야 하는 사람이 안고 가야 하는 것, 죽은 이가 가지고 가야 하는 그 무언가에 대해서 ,우리는 그 안에서 새로운 가치들을 발견하게 되었으며,스스로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주인공은 각자 주어진 삶이 있었다.마을 대대로 내려오는 전설들을 각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었으며,해석하게 된다. 마을에서 법이 없어라도, 절대 어겨선느 안되는 불문율이 있었고, 어떤 일이 나타났고,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마을에 우환히 생길 수 있다는 것을 그들은 철썩같이 믿고 살아왔다.별어마을 사람들은 대체로 순수하지만,그 순수안에 불안이 출몰하게 되면, 그 순수한 가치가 퇴색되고,공포와 공격성으로 바뀔 수 있다.바로 이 소설에서 한국인이 느끼는 한의 정서가 배여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묘하게 느껴지는 소설,그안에서 내가 느끼는 가치들을 주워담게아가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