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의 문 - 합격 전후 미리 보는 슬기로운 공직생활
조환익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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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산업자원부, 무역보험공사, KORTA,한국전력공사 등 정부기관과 공기업의 최고책임자로 지내면서 몇 번의 성공신화를 만들었다며 '공공의 달인'이라 치켜세워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곱 번 사표를 쓰고 그 중 네번이 수리된 굴곡의 삶을 보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자부심 속 공직의 길은 첩첩산중 가시밭길 일 때가 많았습니다. 더러는 지나친 의욕으로 뼈아픈 시행착오를 맛볼 때도 있었습니다. (-8-)


장애인, 국가유공자와 지역 특채 또는 경력 특채 등도 있지만, 역시 공개로 채용이 이뤄지고, 서류심사, 인적성검사를 위한 필기시험, 그리고 대체로 두 차례 정도의 면접 절차를 거칩니다. 서류심사와 그 후 진행되는 모든 과정에서 학력이나 출신 관련 개인정보는 가려집니다. (-59-)


과장님이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셨습니다. 보고만 하면 트집을 잡고 보고서를 수십 번 다시 쓰게 하고 심지어는 "저런 머리로 어떻게 공무원이 되었지?"하는 모욕도 주시곤 했씁니다. 과장님이 이곳저곳 누더기처럼 손을 댄 보고서를 가지고 차상급자인 국장실에 들어가면 내가 처음 작성한 대로 다시 고치라는 지시를 듣고 나만 엄한 매를 맞고 나오곤 했습니다.그렇게 부글부글하던 차에 술 좋아하는 그 과장님이 술자리에서 또 모욕적인 꾸중을 했고, 나는 술김에 "도저히 못 해먹겠으니 사표 쓰겠다" 라고 소리를지르고 뛰쳐나왓습니다. 정말로 다음날 아침 사표를 썼습니다. 옆자리 선배에게 사표 제출 의사를 비췄더니 그래도 조금만 참았다 내라고 했습니다. (-106-)


공공 부문의 '장'자리는 결코 즐거운 자리가 아닙니다. 또 노력한 만큼 사회적으로 넉넉한 평가를 받는 것도 아닙니다. 공공 부문의 신입 연봉과 대기업 신입 연봉은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30년 후 '장'의 자리에서 볼 때 공기업 사장과 민간 대기업 사장의 연봉은 거의 1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평생 노력하고 공을 들인 것에 비하면 보상을 못 받는다는 생각도 들 수 있습니다. (-171-)


TGIF는 "Thank God,It's Friday 금요일이라 좋다ㅓ,내일부터 주말이다'라는 의미의 표현입니다. 반면 TGIM 은'Thank God,It's Monday 주말 지루했는데 월요일이 되어 즐거운 동료도 만나고 보람있는 일을 다시 시작하네'라는 뜻입니다. 공공부문 종사자들도 TGIF 와 TGIM의 기분으로 모두 즐거운 삶을 살 수 닜으면 좋겠습니다. (-203-)


저자는 서울대를 나와 한양대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4회 행정고시로 공직을 시작하게 된다. 상공부, 대통령 경제비서실, 통상산업부, 산업자원부 를 거쳐 산업자원부 차관을 지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며,공직자로서 자부심과 사명감,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다.


공기업,공공기관, 공무원,이들을 통틀어서 공직이라 부르고 있다.공직에 몸답고 있는 사람들을 우리는 머슴이라 부르고,부려 먹을 때가 있다.한편으로 가장 아쉬울 때 찾는 이들도 공직에 있는 사람들이다.때로는 그들을 존중하면서도,때로는 업신여기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공직에 있는 이들에 대한 차별과 선입견에 있었다.철밥통,무사안일주의,스테레오 타입으로 일관하는 소수의 공직자들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 우리의 선입견에 대해서 저자는 전문직공직자의 장으로서의 실체를 언급하고 있었다.그건 그들의 삶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으며, 공직에 있는 그 순간부터 공직자 비위와 돈과 관련한 이권 비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알 수 잇다.특히 저자처럼 고위공직자의 장으로 있을 때,사소한 실수 하나가 옷을 벗어야 하는 사례도 종종 있었다.즉 공직자로서 비밀이나 보안에 신경써야 하는데,함께 회의를 했던 이들 사이에서 실수로 흘려 버린 문서 하나,그것이 언론에 흘러가게 되었고,특종이 되면서,책임자는 문책당하였고, 상사는 옷을 벗을 수 밖에 없었다.


하나의 사례이지만,공직이라는 것이 상당히 만만치 않음을 감지할 수 있다.때로는 호구로 살아갈 수 밖에 없고,때로는 만만하게 보는 존재감,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지만,민원인에게 치이고,상사에게 치이고, 때로는 동료에게 치일때가 있다.같은 기수에서 동시에 출발하였지만, 10년이 지나 서로 실력의 격차에 차이가 나고, 승진이 안됨으로서 느끼는 자괴감,그래서 경쟁에서 탈락했다는 것 하나 만으로도 스스로 퇴직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즉 이 책을 읽게 되면,그들도 사람이며,실수도 하는 ,우리와 비슷한 존재라는 것을 새삼느끼게 된다.그러면 배려를 하게 되고,연민의 시선으로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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