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사자의 서 - 개정 완역
빠드마쌈바와 지음, 중암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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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티베트 사자의 서 로 부르는 이 경전은 흔히 바르도퇴돌 또는 바르도퇴돌첸모 의 번역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쌉최시토공빠랑돌래바르도퇴돌기꼬르슉쏘' 라는 긴 이름의 경전을 줄여서 부른 것이다. (-35-)


옥 아 훔!
정든 벗을 여의고 홀로 유랑하며
각성의 현현인 공의 영상이 나타날 때,
제불께선 대비의 신력을 현시하시여
바르도의 공포가 일지 않게 하소서!

지혜의 오광명이 출현하는 그때
두려움과 무서움을 일으키지 않고 
그것이 나의 빛임을 깨닫게 하소서!
정맹의 모습들이 출현하는 그때
두려움 없는 큰 기쁨과 확신으로
그것이 바르도임을 깨닫게 하소서! (-134-)


이때 평상의 임의로운 마음의 본색을
자기 스스로 여실하게 비추어 볼 때,
관조하여도 보임이 없는 또랑또랑한
각성이 가림이 없이 초롱초롬 빛난다.

실체가 전혀 없는 텅 빈 고요함 속에
밝음과 공성이 하나로 섞여 찬연하며,
상주도 아니니 어떠한 실질도 없으며
단멸도 아니니 광휘가 투철히 빛난다. (-213-)


그때 소리와 빛과 광선 세 가지 현상이 훌현함으로써 두려움과 무서움과 공포 셋에 질려서 기절하게 된다.그때 법성의 바르도를 일깨워 주는 이 가르침을 읽어주도록 하라. 먼저 사자의 이름을 세 번 부른뒤 다음과 같이 명확하게 들려주도록 하라. (-321-)


또다른 죽음의 표상 관찰들을 다음과 같이 행하라.
정오에 남쪽을 향해 앉아서, 무릎 위에 팔꿈치를 올려 놓은 뒤, 손을 위로 올려서 미간에 대고 두 눈으로 그것을 보라.그때 손의 모양이 매우 가늘게 보이다 사라지면 "하늘과 땅의 연결이 끊어짐"이라 부르며, 19일이 지나서 사망한다. (-449-)


옴 마니 빳메 (빠드메) 훔!
이 여섯 글자는 모든 부처님들의 대비의 본색이신 성관자재보살의 명주이다. 불법의 정수인 이 육자진언은 팔만사천법문의 핵심들이 하나로 집약된 진언이며, 오종성불과 비밀 진언승의 모든 딴뜨리들의 정수이며, 모든 공덕의 근원이자, 모든 성취의 근본이다. (-533-)


살아가다 보면 답을 찾을 수 없는 깊은 질문을 하게 된다.그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이며, 나의 삶과나의 죽음과 엮이게 된다. 물론 죽음을 목도하면서 나의 삶의 근원에 대해서 물어보게 되는 순간이 반드시 오기 마련이다. 살아간다는 것에 익숙한 인간의 삶이 어느 순간 죽음이라는 장애물을 마주할 때 느끼는 깊은 두려움과 공포는 형용할 수 없었다. 죽음 앞에서 죄책감과 후회를 느끼게 된다. 누군갇의 죽음을 바라보면서 ,나의  죽음에 대해서 고찰하게 되고, 죽음을 성찰하는 그 순간을 목도하는 사유의 시간이 찾아오게 된다.티벳 불교의 정수, 정토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티벳 사자의 서>는 죽음에 대한 인식,죽음에 대한 사유를 다루고 있다.


빠드마쌈바와의 <티벳 사자의 서>는 제목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책장에 꽃혀 있으면서도만 ,책을 완독한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이다.그만큼 낯설고,어렵게 다가오는 고전이다. 강제로 읽지 않으면 ,읽으려 들지 않은 책,황금빛 신비로운 책 표지에 이끌리게 되어서,강제로 읽는 순간이 나에게 찾아왔다.이 책은 티벳트 불교의 정수로서 인간의 죽음 이후의 삶,사후세계에 대한 성찰 및 인식과 자각을 형성하게 된다.살 속에는 채움과 채워침이 있다면, 죽음의 순간에는 내려놓음과 비워짐이 있었다.삶과 죽음의 인식과 자각, 죽음의 근원적인 깨달음을 갈구하게 되고, 죽음 이후의 삶이 나에게 두려움과 공포의 근원이 아닌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그 순간,나의 의식은 확장된다. 나의 삶은 죽음을 앞두고,죽음을 자각하게 되고,평온한 삶의 마무리를 스스로 형성하게 된다.


<티벳 사자의 서>는 500 페이지가 넘는 상당히 두꺼운 책이다.오묘하고,신비스러우면서, 우리의 언어로 쓰여진 책이 아닌 ,티벳 언어 원전 그대로 직역한 책으로서, 이 책은 티벳의 문화의 근원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죽음 앞에서 자신의 의식을 명료하게 가꾸는 것, 그 안에서 내 삶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하게 선택할 수 있다.죽음이 소멸로 끝나는 것이 아닌 또다른 삶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 그 순간을 깨닫게 될 때, 우리는 죽음 앞에서 다시 태어남을 기약하게 되고, 내 주변의 삶을 나의 삶으로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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