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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지수신 - 하
류정식 지음 / 물병자리H / 2020년 7월
평점 :
한 번 군대를 일으켜 백제를 평정한 형국공(소정방) 은 군령을 위반하는 자는 추상과 같은 위엄으로 숙청하고, 귀순하는 자는 어버이 같은 따듯한 마음으로 은택을 베풀어주었다. 꼬한 의자왕과 태자 륭, 왕자 효,대좌평 사택 천복을 비롯한 중신 7맥을 궁궐에서 사로잡았고...(-28-)
김춘추는 불혹까지는 몰랐는데 지천명이 되면서 아랫배가 불룩 나왔다.한끼에 꿩고기를 열 마리 이상 먹는 대식가였다. 김춘추의 비만을 보고 문희왕후는 후비들이 육식을 줄이고 싱싱한 채소와 등 푸른 생선을 권했다. 김춘추는 이들의 주청을 물리치고 입이 가는 대로 먹었다. (-96-)
서라벌에 심어놓은 세작의 첩보에 의하면 영군장군이 김유신ㅇ과 내통하고 있다고 하오, 이곳 주류성에서 진위를 파악할 수 없으니 답답한 심정이오,만약 영군장군이 반역을 꾀하면 영군장군을 참하시오. 하지만 적의 간계에 말려들수 있소, 신중에 신중을 기해 처리하기 바라겠소. 상좌평 복신. (-180-)
"복신의 죄과는 너무나 커 참수하는 것만ㄹ으로 부족합니다.웅산성의 전투 때 정진을 시켜 영군장군을 참살하였고, 당나라 끌려간 태자를 옹립하려고 역모를 꾸민 일이며, 폐하를 무능한 군주로 매도해 나라를 난국으로 빠뜨렸사옵니다. 이중에서도 가장 큰 죄는 폐하를 폐하고 태자를 옹립하려한 역모죄옵니다. 좌평 귀지는 복신의 선동에 방조했사옵니다. 증인으로는 복신의 노비이옵니다." (-250-)
"태자란 놈이 원수의 칼잡이 노릇을 하고 있으니 그대의 누이에게 미안하지 않나? 태자라는 말은 가당치 않다."
륭은 누이란 말에 가슴이 먹먹했다.가신이나 다름없는 흑치상지와 맺어주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지만 물거품이 되었다.더구나 당나라로 끌려가고 난 뒤부터는 소식이 벌벽이었다. (-321-)
<백제지수신> 상권은 백제가 멸망하게 된 빌미, 더 나아가 백제의멸망 이후,백제 유민의 현주소를 들여다 보고 있었다.반면 <백제지수신> 하권은 백제 멸망 이후, 나당 연합군의 백제 유민을을 유린하게 된 그 과정들이 면밀하게 기록되고 있으며, 백제 땅에 시체가 되어 버린 백제유민들,백제 부흥운동의 시작점이었으며,백제 부흥운동은 왜 일어났는지, 그 당위성에 대해서 소설의 역사적인 배경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 백제는 별망하였고, 그 과정에서 백제의 도읍지 성에서 있었던 의자왕과 그 측근들이 나당 염합군의 포로로 잡히게 된다. 망국의 나라 백제 전후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었던 당나라와 신라,두 나라는 자신의 입장에서 ,자신의 현재 상황을 기준으로 백제를 깔끔하게 처리하고 싶었다.그 과정에서 지천명을 넘긴 김춘수와 혈기넘치는 젊은 장군 김유신은 자신의 입장을 언급하게 되었으며, 백제의 마지막 현존하는 장군 지수신은 임존성에 남아서 나당 연합군을 상대로 공성전을 펼치게 된다,
여기서 이 소설은 묘하게 역사 이야기가 아닌 사랑이야기로 흘러가고 있었다.의자왕과 은고 사이에 태어난 백제의 공주 율, 그리고 율과 지수신의 스승 흥수의 딸 선, 이 두사람은 지수신을 흠모하였다.그 과정에서 지수신은 율과 결혼하게 되었고, 지수신과 함께 백제부흥운동을 기획하였던 흑치상지 장군은 당나라에 투항하게 된다. 즉 이 소설의 가려진 역사의 조각 조각 난 부분들을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채워 나갔으며, 당나라에 투항한 흑치상지와 백제 부흥을 이끌었던 지수신의 대결 구도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실제 역사에서 흑치상지 장군은 당나라의 장군이 되어서, 당나라ㄹ로 이주하게 된 백제유민을 결집시켜 나가면서, 당나라 땅을 확장하는 업적을 세우게 된다. 바로 이 소설은 그 부분을 집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백제부흥운동은 실제 조선이 멸망하던 그 시기에 나라를 ㅅ세우고자 하는 구심점이 되었다. 여기서 왜 우리는 흑치상지 장군이 당나라에 투항하게 되었는지,흑지상지 장군의 입장 변화, 그리고 흑치상지 장군과 지수신과의 묘한 관계를 백제지수신 하권에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