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경찰 - 포도청을 통해 바라본 조선인의 삶
허남오 지음 / 가람기획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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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졸들 땜에 먹고살기 힘들어.그래, 못 쓰는 쇠못 몇 개 빼냈다고 막 잡아가는 놈들이 어딨어? 걔네들은 우리 꺼 안 먹었어? 갑자기 공자입네 하고 우리만 잡앋가면 우린 다 죽으란 거지,안 그래?" "그나저나 우리도 뒤쫒아가세."
소문을 들은 좌포도청의 입직 관원들이 겁을 먹어 방문을 걸어잠그고 숨어버렸다. 성난 군중들은 방문을 부수고 방안으로 뛰어들어 아무에게나 발길질을 해댔다. 그리고 입직 관원들을 뜰 아래로 끌어내 꿇리고는 옷을 찢었다. (-17-)


암행어사의 사찰보고는 직접 국왕에게 봉송하므로 국왕 외에는 이를 알 수 없었고,어사는 임무를 완수하기 전에는 부모의 사망이나 자신의 질병, 기타 어떤 사유가 있더라도 귀경할 수 없었다.그만큼 그 권력은 절대적이라, 어사가 도성을 나섰다는 소문이 퍼지면 지방관리들은 전정긍긍했다. (-59-)


포도청을 서울에서는 좌,우포도청이라 하고, 지방에서는 토포청 또는 토포아문이라 호칭했다.곳에 따라서는 중영청을 설치하여 영장을 중군이라 하고, 50명으로 부대를 조직하여 주로 해적, 집단도적들에 대처케 했다.보통 범죄를 취급하는 포도청, 토포아문과 사무한계를 나누면서 긴밀히 협조케 했다. (-133-)


자자형은 신체의 어느 부위에 먹물로 글씨를 새겨 넣는 형벌인데,주로 도적에게 부과되었다.대명률 직해는 팔목과 팔꿈치 사이에 매 자를 각 1치 5푼의 네모 안에 매 획의 넓이를 1푼 5리로 하여 글자를 새겨넣도록 했다.얼굴에 새기는 경면형도 도적의 창궐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사용했으나, 실제 시행된 경우는 그리 많지 않았다. 중종 20년,"경면형으로 다스려진 죄인은 다만 2명 뿐이다"라고 했다. (-161-)


포도청은 궁녀와 밀통한 자를 체포 조사하는 일, 왕족의 장례시 소요되는 여사군 (인산 때 대여, 소여 등을 메던 가마꾼)의 모집과, 품삯지급 그리고 양반의 서민 침탈에 대한 것도 취급했다.어음 사기 사건을 처리하기도 했고, 법으로 금한 화약과 전립을 제조 판매한 자들도 체포 조사했으며, 서울 주변의 산목을 남벌하는 것도 단속했다. (-250-)


대한제국의 경무사는 말기로 갈수록 일본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1905년 구완선은 읮부군수에서 밀약 경무사로 발탁되었다.그는 일본에 충견 노릇을 하며 일본공사가 강력히 주선했던 것이다.과연 10월 21일 밤 보호조약을 체결하려 할 때 고종이 반대하자, 구완선은 "이렇게 벽력이 떨어져야 항복하겠습니까?" 라며 겁을 주어 체결되게 했다. (-336-)


책 <조선 경찰>의 저자  허남오님은 역사학자가 아닌 경찰 행정을 도맡아 하였으며, 전 대학 총장으로 재임하게 된다. 그리고 이 책은 저자의 전문적인 식견이 반영되었으며, 그안에서 서구의 경찰제도와 다른 조선시대의 경찰의 깊은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국민의 입장으로 보면 경찰은 약이 되고, 독이 된다.치안 유지와 국민에게 봉사하는 성격의 경찰은 군부 독재 시절, 권력의 충견이나 다름 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합법과 비합법을 일삼게 된다.지금도 여전히 공수처 출범으로 시끌하고 있으며, 검경 수사권 조종안에 대해서 이견이 나뉘게 된다. 경찰은 그 시대적인 상황과 서로 결합하게 되고, 권력이 바뀌거나 달라지게 되면, 경찰 조직도 성격을 달리하게 된다. 조선시대의 포도청과, 대한제국시대의 경무관,지금의 경찰의 특징이 다른 이유는 여기에 있다.


조선시대 경찰은 백성들의 안위를 살피기 보다는 왕권의 질서를 확립하려는 목적이 상당히 강하였다. 강도보다 도적,화재,왕의 질서유지를 잡는 것을 더 중시하였고, 서울에는 사대문을 지키는 좌우포도청이 있다면,지방은 토포청 혹은 토포아문으로 불리게 된다. 지역 내부의 분란을 제거하고, 도적을 막는 일을 주업으로 하고 있었으며,바닷가에는 해적들의 침범을 막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지금은 소방관과 경찰이 서로 분리되어 있지만, 그 시대에는 경찰의 역할이 소방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민란을 방지하고,세금을 주로 많이 내는 양민들은 때로는 조선 경찰과 결탁하게 되고, 때로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여, 토포청을 쳐들어가기도 하였다.그 당시에 장길산, 임꺽정이 산을 거점으로 하여, 토후 세력을 잡았던 일화를 본다면, 조선 경찰의 역량과 조직 구성을 갸늠해 볼 수 있다.


더 나아가 이 책은 조선 경찰의 역할 및 범죄자에 대한 처분도 알게 된다.지금은 성폭력을 행하거나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킨 이들은 인터넷과 미디어에 얼굴을 공개하고,신분을 노출시키게 된다.그런 상황이 그 당시에도 있었다.소위 도적에게 기본 5형 이외에 자자,주리, 태배, 압슬, 난장, 낙형, 의비, 월형, 비공입회수,고족이 있었으며, 권세가에 의하여 합법과 불법으로 형을 집행하게 된다. 자자형의 경우 몸에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세겨서 평생 지워지지 않도록 하였고, 경면형의 경우 얼굴에 범죄자라는 것을새겨 그들을 단죄하게 된다. 소위 조선은 대명률의 의하여 범죄자들을 다스렸으며,유배형도 대명률에 따르게 된다. 지금의 경찰제도와 과거 조선시대의 좌우포도청, 토포청의 제도를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어서,흥미로운 조선의 역사가 느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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