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보기
홍찬희 지음 / 바른북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나의 경우엔 남들보다 열등한 요소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일일이 나열하자면 외적인 면에서부터 본질적인 부분 하나까지, 어느 것 하나 남보다 나아 보이는 점이 없다.
쳇째로, 나는 못났다.얼굴 모양새나 이목구비부터 신장이나 비율, 그리고 맵시나 자세도 어정쩡한 것이 영 태가 나지 않는다. (-20-)


나의 혀ㅛㅁ오는 그 자체로 순수한 혐오가 아니라 나를 위한 혐오라는 사실을,내가 못하는 일을 너무 쉽게 하는 저들이 틀려야만 내가 못난 사람이 되지 않으니까 글런 것이었다. 위선적인 거짓말쟁이는 다른 곳에 있지 않았다.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엄밀히 혐오 같은 것이 아니라 동경이었다. (-45-)


사실 그들의 말이 맞았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쉽게 떠나간 이들과,
아파하는 내게 의연해지라고 말하던 이들,
 '뭘 그런 것 가지고 그렇게 하느냐?'던 이들.(-87-)


생각해 보면 난 아버지의 무조건적 강함만 봤던 것은 아니었다.아버지도 술을 듯시면 돌아가신 할머니 얘기를 늘 하셨다. 또 그러시곤 이따금 방에서 소리 죽여 우시던 모습도 본 적이 있었다. 난 보고서도 못 본 척 했다.내가 그렇게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런 상태이다. (-132-)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맨 것은

내 삶의 전체를 관통할
단 하나의 은유를 찾는 것이었다.
언젠가 그 구벌이 결국
나의 우주가 될 거란 걸 알았다.

동시에 그건
'내 삶이란 곧 고통으로서만 직역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과도 같은 것이었다.(-157-)


우리는 진실을 요구한다.그러면서 진실에서 멀어지고 싶은 모습도 나타나고 있었다.나를 포장하고,나를 꾸미고 싶은 이중적인 모습도 있었다.용기를 가지고 있으면서,비겁함도 가지고 있느 묘한 나의 모습,그런 것들이 대체적으로 에세이 속에 담겨지게된다. 소위 우리가 생각하는 위선,에세이나 수필집을 보면,묘하게 비슷한 구절,비슷한 상황이 펼쳐지게 된다.정작 그 안에 자신의 깊은 심경이 담겨지는 것을 우리는 거부하게 된다.약점마저도 새로운 색깔의 포장지를 씌우려 하는 그 마음이 우리의 삶에 항상 공존하게 된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새로운 시도였다.저자는 1998년생이며,이제 스물이 엄은 아가씨였다.우울증과 공황장애, 해리성 인격장애까지 가지고 있었다. 자신의 열등적인 부분까지 드러내면서,우리에게 공감과 이해흫 얻고자 하였다. 소위 이 책에는 자신의 약점까지 드러내면서,자신이 스스로에게 피드백을 요구하게 된다. 나만 보기로 해 놓은 글들은 대체로 진실되며,때로는 음침하며,우울하다. 작은용기 하나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가장 나약한 모습을 드러냄으로서, 세상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다. 내안의 마음과 몸의 흉터와 상처를 내보임으로서,또다른 상처를 안게 될 수 있지만,내안의 상처를 여물게 되는 가능성을 생각한다면,나의 상처 마저도 세상에 열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직레 된다.작 자신을 사랑하는 자만이 작은 용기를 낼 수 있고, 나만의 비밀을 세상에 내보일 수 있다.소위 우리의 또다른 모습들,그리고 그안에 저자의 이십대의 방황과 저항,혐오, 그것이 우리에게 또다른 청춘의 자화상이었으며,그 안에서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이십대의 마음을 읊어보게 되었다.그리고 나는 저자의 인생사를 보면서,나 또한 거기서 자유롭지 않았음을 길억해 낼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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