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 파독1세대 신앙고백과 삶의 기록들
박경란 지음 / 피플앤북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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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귀엽고 앙증맞은 소녀!
그럼에도 야무진 그녀에게 삶은 더욱더 도리질 치고
불어 닥친 시련 속에서 마음에 담은 사랑 하나 가지고
시간의 모래톱을 이다지도 달려왔단 말인가. (-13-)


독일 개신교에는 크게 세가지 종류의 교회가 있다.
루터교회,개혁교회, 또한 이둘을 합친 형태인 연합교회가 있다.이를 흔히 '국교회'라고 부른다.이와 반대로 자유교회가 있다.국교회는 국가 관리하에 있어 목회자의 월급과 교회 유지비가 국가에서 지급되고 자유교회는 교인들의 헌금으로 유지된다.
독일 기독교인들은 교회 출석과는 상관없이 종교세를 내고 있다.종교세는 소득세율의 약 8% 정도를 지불한다.이러한 종교세를 통해 국교회가 운영된다. (-71-)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으며 돌을 던져 버릴 때가 있고 돌을 거둘 때가 있으며 안을 때가 있고 안는 일을 멀리 할 때가 있으며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찢을 때가 있고 꿰멜 때가 있으며 잠잠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으며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 할 때가 있느니라.일하는 자가 그의 수고로 말미암아 무슨 이익이 있으라. 하나님이 인생들에게 노고를 주사 애쓰게 하신 것을 내가 보았노라."  (-130-)


1963년 파독광부 1차 파견을 시작으로, 1966년 파독 간호사의 1차 입국과 함께 1977년까지 독일에 온 한인 근로자는 대략 1만 8천여 명으로 추산되었다.이들 중 3분의 1은 귀국, 3분의 1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 제3국으로 2차 이주를 했고 나머지만 독일에 잔류하게 되었다.독일에 거주한 한인들은 성실하고 강한 인상으로 이국땅에 뿌리내릴 수 있었고 한국의 세계화에 교두보 역할을 했다. (-239-)


1960년대 대한민국은 박정희 체제 주도의 경제개발 붐이 일어나게 된다. 그 과정에서 외자 유치를 목적으로 해외에 한국인들을 파견 혹은 파병하였으며,그 과정에서 달러를 벌어들이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베트남 월남 전쟁에 한국인들이 가게 되었고, 독일 광부, 독일 간호사들이 해외로 나가게 된 그 무렵이었다. 소위 나라를 위한답시고, 국가 주도의 해외파견 정책은 어느정도 시효를 거두게 되었고,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고, 대한민국이 지금 잘 살게 된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시아와 중동에 갔던 한국인들은 거의 대부분 한국으로 되돌아왔지만, 독일로 간 광부,간호사들은 그렇지 않았다.삶의 터전을 그곳에서 만들어 나가게 되었고,정착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하게 된다.그렇지만 그들은 독일에서 여전히 이방인이었고,낯설고 물설은 곳에서 신앙의 힘을 빌려서 자신의 삶을 위로하게 된다.


즉 이 책은 그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의 이야기였다.교회의 목사이면서,집사였던 그들의 삶 속에는 가난에 대한 기억을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었다.독일사회,독일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살아가기 위한 생존 수단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된다.,한국인들 간에 서로 끈끈한 연대의식을 가지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나름대로 신앙의 힘으로 살아갈 방법을 만들어나갈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1970년대 그 당시 한국은 여전히 가난하였고,독일은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가게 된다.동성애 합법화,동성 결혼 합법화가 현실이 되어버린 독일 사회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이방인의 사회였다. 신앙과 성경의 말을 통해서 자신을 위로하게 되었고,그안에서 깨달음을 구하게 된 것을 그 무렵이었다.살아가면서,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는 걳을 스스로 깨달아가면서, 삶속에 고요한 백조로서 살아가려는 한국인의 의지가 나타나고 있다.척박하고,소녀 가장으로서 살아온 지난날, 용돈으로 자신이 쓸 것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고국으로 보냉야 하는 그 흔적들,팍팍한 독일에서의 삶의 고단함의 깊이를 상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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