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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의 죽음과 시민의 침묵
이일영 외 지음 / 지식공작소 / 2020년 8월
평점 :
박원숸이 내가 지향했던 가치를 실현해 줄 사람이라 믿었다.특히나 여성인권이나 육아정책 같은 사회 복지 방향성을 지지했다.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게 하필이면 미투 건이라는 게 너무 절망이었다.내가 믿었던 핵심 가치가 부정당한 기분이었다. (-15-)
2020년 7월 8일, 서울시장 전직 비서였던 피해 호소인은 서울 종로경찰서에 성폭력 범죄 특별법 제 10조 "업무 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혐의로 박 전 시장을 고소했다. 그의 죽음으로 인해 이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을 뿐, 박 전 시장이 '직장 내 성추행'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130-)
이윤택의 성폭행으로 낙태까지 경험했던 배우 김지현은 자신이 받은 상처가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으로 이윤택의 기자회견을 찾았다고 했다.그러나 그의 변명에 실망을 느낀 김지현은 페이스북을 통해 아픈 과거를 드러냈다. (-240-)
7.미투 운동의 결실은 남성이 여성과의 차이가 아주 작으며 상호보완적이라는 걸 알고 그것이 생활감정이 될 때 가능해질 것이다. 남성과 여성이 같은 사람이며, 남성이 싫어하는 것은 여성도 싫어한다는 걸 아무렇지 앟게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인격적 주체이자 서로 돌보는 대상으로 사랑하게 될 것이다. (-344-)
장관보다 먼저 일어서 나오는 것이 쉽게 양해되지 않는 회사 분위기를 알기에 적절한 틈을 타 아무도 모르게 빠져 나와야 겠다는 생각에 눈치를 보고 있는데, 바로 그때였다.여자의 허리 쪽에서 무언가 스멀스멀한 감촉이 느껴졌다. 무심히 내려다본 여자의 허리에 그놈의 손이 닿아 있었다. (-449-)
매일 여성에 대한 폭력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고개 숙이고 두려워해야 했던 날들을 되돌아보며,여성들은 더 이상 침묵하기를 거부하고 나섰다.자신의 삶을 세상에 드러내 보이며,이대로 살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523-)
가끔은 밎지 못하는 일이 일어날 때가 있다.그 일이 일어날 때 생겨나는 심적인 고통, 자괴감과 절망감은 나 자신에 대한 배신감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있었다.살아가면서, 씁쓸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잊을 만 하면 터저나오는 사회적인 이슈,그로 인해 국민들의 마음은 멍들어 간다. 노무현 전 대통령, 노회찬 전 국회의원,그리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죽음은 우리에게 많은 생체기를 남기게 되었고,우리는 사회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게 된다.
2020년 7월 9일 그는 자살로,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그의 죽음 뒤에 감춰진 비화들이 언론을 통해서,세간을 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인권 변호사, 참여연대 대표, 그리고 약자들을 위해서 자신의 인생을 다 바쳤던 그 사람의 죽음을 목도하면서, 우리는 많은 성찰을 요구하게 되었다.살아가고, 살아지는 것, 사람에 대한 기대치를 내려놓는 순간이 항상 우리에게 놓여지게 되고, 사람을 믿지 않는 불신사회가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였다.미투 운동, 젠더 갈등, 성인지감수성,이들은 그의 생각에서 시작되었고,진보의 가치였으며, 사회적으로 큰 이슈화하였다. 뜻과 이상이 맞을 때, 그 사람 주변에 많은 지지자들이 모여들게 된다. 한 사람을 통해서 자신이 이룰 수 없는 가치들을 실현하기를 바랄 때가 있다.진보의 미투운동이 치명적으로 나오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고,그의 죽음이 상당히 안타까운 이유였다.
이 책은 그의 죽음에 대한 보고서이다.사람은 누구나 죽는다.공인으로서 과보다 공이 더 많았던 사람들,그들의 예기치 않은 죽음은 우리를 힘들게 할 때가 있었다.박원순 서울시장, 그가 죽어서 생겨나는 많은 문제들,공인으로서 책임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다시 느낄 수 있었다.사실 이 책에 나오는 전체적인 이야기들은 두달 전 언론을 통해서 지금까지 계속 스크랩하면서, 거의 수집하다 시피 보았던 글들이었다.단지 이 책은 하나의 보고서로서 나에게는 일종의 정리된 하나의 틀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사람에 대한 무서움을 느끼게 해 주고 있었다.살아가기 위해서 비겁하고,우리 사회 안에서 불합리한 모순,그리고 부조리한 관행들이 울리 사회를 좀 먹게 하고 있음을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을 통해서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