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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조선 2 ㅣ 슬픈조선 2
가타노 쓰기오 지음, 정암 옮김 / 아우룸 / 2020년 8월
평점 :
대한제국 황제 고종이 황태자 이척에게 국정 대리를 용인한 것은 1907년 7월 18일 심야였다.
이척은 순종이다.순종은 조선 왕조 27대 국왕에 해당된다.하지만 고종 시대에 제정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국왕이라는 칭호는 붙지 않은다.따라서 순종은 2대 황제가 된다. (-12-)
1910년 8월 29일, 이날 '일한병합조약'이 공포되었다.조선에 대한 일본의 제국주의는 이날부터 1945년 8월 15일까지 햇수로 36년간에 이르게 된다. 소위 '일제 36년'이라 불리는 식민지 지배의 시작이었다. (-87-)
고옹의 인산일로부터 이틀이 지났다.3월 5일이다.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조문객들은 이날 일제히 귀향하기 시작했다.경성역에서 남대문에 걸친 일대는 귀향하는 사람들로 몹시 붐볐다.그곳으로 학생과 시민들이 다시 몰려들었다.이날의 학생들은 교복 대신 조선옷을 입고 있었다.일본 관헌이 교복 입은 학생을 눈엣가시처럼 여겨 체포할 것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군중은 3월 1일에 이어지는 대대적인 시위운동을 할 태세를 보였다. (-164-)
미느노와 아카이케는 먼저 일본 군대와 경찰을 통해 조선인 폭동설을 일본에 흘렸다.대지진 이틀 뒤인 9월 3일의 일이었다.전국에 내린 훈려은 지진 피해를 모면한 지바현 후나바시 해군무선통신지령소에서 발령되었다.도쿄,가나가와 ,지바 지구로 출동한 군병과 경찰관에게 유언비어를 퍼뜨렸다.말하자면 조선인이 쳐들어온다....말하자면 조선인이 방화한다....말하자면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어 넣는다...등이 그것이었다.(-237-)
일본에서 쇼와 시대가 끝난 것은 1989년 1월 7일이다.이날 쇼와 천황이 숨을 거두었다.쇼와 천황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 말하고 싶지 않다.다음 날부터 연호는 헤이세이로 바뀌었다.그해 4월 21일 오전 11시 45분 덕혜가 숨을 거두었다.수강재로 옮긴 지 17년 째 되던 해의 일이었다.향년 78세, 파란만장한 인생의 종언이었다.덕혜,즉 덕혜 옹주의 유체는 금곡리 왕릉지에 안장되었다. (-317-)
누군가의 삶을 들여다보면 파란만장한 인생이 보여지게 된다.조선의 마지막 황제, 고종 이후 순종의 삶을 보면 그러하다.철저히 유약한 왕, 일제의 핍박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 마져 부각될 수 없었던,소위 꼭두각시 같은 존재이며, 대한제국 제2대 황제였다.물론 이 부분은 우리의 한국사에 나와 있지 않으며,공식적으로 순종은 조선의 27대왕으로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이 책을 읽어야 하는 당위성을 살펴보게 된다.아무래도 한국인이 쓴 한국사는 애국심에 기초한 역사가 많다.그리고 역사 기술과정에서 역사관이 묻어나 있는 경우가 있다.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의 역사서도 같이 살펴보아야 한다.소위 일본인의 입장이 아닌 ,양심있는 일본인 사학자의 시선으로 조선을 바라볼 때,조선의 문젲점이 어디에 있으며,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지 역사적인 시선을 키워 나갈 수 있다.
책 제목 그대로 이 책은 슬픈 역사이다. 살아있는 것보다 죽어 있는게 더 나았을 정도로, 조선의 마지막 두 왕 고종과 순종의 의 역사는 왜곡되어 있었고, 그안에 아픔이 서려있게 된다. 고종이 승하하고, 그로 인해 3.1운동이 일어나 조선인에 의해서 구국운동을 펼치게 되었다.소위 항일운동의 시작점이었고, 강제로 한일합방 이후 무기력한 조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하지만 3.1 운동을 주도하였던 유관순 열사는 옥중에 고문을 당하였으며,형장의 이슬에 사라지게 된다. 여기서 우리의 역사서를 보면, 유관순 열사의 애국적인 부분을 기록할 뿐 ,고문의 흔적과 기록은 잘 도드라지지 않는다.그건 역사를 마주할 때,어두운 부분은 역사에 채우지 않으려는 심리와 역사적인 저항감 때문이다.하지만 이 책에는 그 부분들이 제대로 기록되어 있었다. 여성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성적인 고문들,그것을 감내하면서,마지막까지 저항했던 유관순 열사의 정신을 우리는 느끼고,배워야 할 것이다.여기서 일제 시대, 관동 대지진을 보면, 그 역사는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서로 동등하게 비교할 수 없지만,이번 코로나 사태를 보더라도,유언비어와 가짜 뉴스, 그리고 선동와 왜곡의 형태가 어떻게 생겨나는지 목도할 수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생존을 위해서, 선동하고,유언비어를 펼쳤지만, 지금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나자신의 정치적인 신념에 따라서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전염병과 전쟁,서로 다른 성격이지만, 서로 흡사한 진행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우리의 슬픈 역사를 슬프게 바라 보아야 할 게 아니라 객관적인 시선으로 명확하게 보아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