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내 인생의 봄날입니다

[큰글자도서] 오늘이 내 인생의 봄날입니다
16명의 우리 할머니 지음, 충청남도교육청평생교육원 기획 / 리더스원 / 2020년 6월

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공부는 때가 있다'라고 말이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공부를 빼놓고 설명할 수 없는 사회이며, 교육에 대한 생각이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하지만 1960년대는 공부를 하고 싶어도 공부할 수 없는 시대였다. 지금처럼 학교에서 의무교육이 없었던 그 시절, 산넘고,물건너, 기초교육을 받는 것조차 힘들었던 그 시절에, 8살 어린 소녀는 공부하러 학교에 가는 언니 오빠를 보면서 자신도 학교에 가고 싶었고, 공부를 하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공부하지 못하였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 오게 되어,지금은 예순이 넘은 나이가 되었다.


할머니는 인생을 살면서 글을 몰랐고, 삶이 팍팍하였고,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었다.글을 모르니 물어볼 수 없었고, 글을 모른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인생에서 배움을 놓치면서 막막한 삶, 그 과정 속에서 세상은 달라지게 된다.교육이라는 매개체, 배움을 추구하고 싶었지만, 스스로 용기를 낼 수 없었던 그 시기였다.나의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는 그렇게 살아왔고, 그 과정에서 배우지 못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책에는 배움에 목매어 있었던 열여섯 할머니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었다.요즘 향토사에 관심이 많아서,일부러 지역 문화원에 가게 되는데,그곳에는 배우고 싶은 할아버지,할머니가 있었다.퇴직 교사들의 가르침을 몸으로 느끼면서,살아가는 그들의 뜨거운 열정은 1960년대, 판잣집에 살면서, 형제자매가 먾은 대가족 속에서 살아가면서, 감히 공부하고 싶다고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그러나 스스로 알게 되었다.배움에 대한 갈망, 글을 알게 되면서,세상을 보는 안목을 점점 더 커져가게 되었다. 꿈과 희망이 시작되는 것은 할머니들의 소소한 행복 그 자체였다. 글을 깨우치면서, 집안일만 하였던 할머니는 스스로 시를 쓰기 시작하였고,자신의 삶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주어진 삶,자신의 어린 시절 소꼽놀이를 즐기며,친구들과 함께 해 왔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처 지나가게 되었으며,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된다. 부모님의 묘소 앞에서 , 자신의 이야기들, 그리움을 하나 둘 표현하기에 이르렀다.알지 못해서 ,사람들에게 무시당했던 과거의 자신의 모습들,글을 알게 되면서,배움과 배움이 서로 엮이게 된다.나의 삶에 희망이 채워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여기에 있다.여전히 노안으로 인하여, 침침한 눈을 부여잡고 ,하나를 배우면, 하나를 잊어버리지만, 그럼에도 배움을 놓치지 않으려는 이유는 자신의  삶 깊숙한 곳에 나답게 살아가고 싶은 할머니들의 생각이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