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꽃이 되다 - 잊고 있었던 위대한 사랑을 만나는 시간
소빈 지음 / 빈퍼블리시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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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에게 
모진 소리를 해대기도 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더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다.
엄마 사랑해라고. (-33-)


엄마를 찾는 시간이 조금씩 멀어진다.
이제 몇 번을 더 뵐 수 맀읆까
생각을 하면서도

이런 저런 일상에 쫒겨
두고두고 후회할 시간을 보내고 있다. (-77-)


엄마가 뭐길래
자식이 뭐길래
엄마는 내가 옆에 있으면
무서운 것이 없어 보였다

엄마는 내가 있으면 든든하셨나보다
그게 부담스러웠을까
나의 못남을 들키고 싶지 않았나보다
그냥 그대로 웃으며 받아줄 걸


괜히 심통 부렸던 시절들
내가 어렸을 때
엄마만 있으면
세상 다 가진 듯 했었잖아

바보. (-121-)


상여가 나간다
열서너명의 상여꾼이 상여를 매고
맨 앞에선 상여 매김 소리
그 소릴 받아 상여꾼은 후렴을 청한다.
주고받고 하며 상여는 굿을 이룬다. (-163-)


지금은 그런 일들이 더 많아진다.
그러나 나도 타성에 젖는다.

그래도 엄마를 사랑하기에 여전히 타이르고
올바르지 않았던 행동에는 가르침을 잊지 않는다.
그렇게 하기엔 오랜 시간이 걸렸고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제 엄마가 정월 대보름달을 몇 먼이나 더 보면 세사을 떠나실지.
예쁜 코스모스 꽃을 몇 번이나 더 보시면 세상을 떠나실지.
생각하면 가슴이 찡하다.
하긴 그 소중한 자식들도 일 년에 한두 번씩 보는 건데..
어쨌든 엄마와의 작은 전쟁도 소풍에 꼭 필요한 양념이었으리라. (-223-)


시간은 째깍째깍 흘러간다.내 어릴 적 엄마의 나이를 내가 그 시간을 마주하면서 거쳐가게 되고, 지금 엄마의 나이를 내가 앞으로 걸어갈 것이다.엄마라는 두 글자 속에는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었다.내 기억 속에 수많은 잔상들,그 잔상 속에서 엄마를 빼놓는다면,거의 대분분 사라질 것 같다. 살아가면서 항상 후회하고, 놓치고 ,아파하면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엄마라는 존재는 상당히 무게감이 느껴지는 존재이다.


나이라는 숫자는 무시할 수 없었다.이 책은 엄마라는 주제에 시와 에세이, 저자의 작품 조형물이 같이 등장하고 있었다. 책 속 이미지 속에서 우리가 느끼는 많은 것들이 그렇게 내 삶을 채워 나가게 된다.그리고 우리는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것이다.후회한다는 예정된 과정들을 알면서도,우리는 타서에 젖어 그걸 놓치고 살아갈 때가 있다.바쁘다는 이유로,여유가 없다는 이유만으로,항상 내 곁에 있을 것 같은 엄마는 항상 후순위에 두곤 하였다.지나가면 반드시 후회하고, 아픔으로 전해질 것 같은데,우리는 그렇게 매순간 자신의 삶을 흐트려 놓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나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엄마의 존재감,그 존재감의 깊이가 커져갈 수록 나와 엄마가 함께할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지게 된다. 매순간 볼 수 있는 코스모스의 숫자는 점점 더 줄어들게 되고,엄마의 삶이 어느 순간 나의 삶이 되어지는 것이다.살아가면서,철저하게 후회하게 되는 그 순간 우리는 한숨 짓게 되고,슬퍼하게 된다. 기억은 현존하지만, 내 곁에 엄마는 그 순간 사라지게 되는 순간이 불현듯 내 앞에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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