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틈 사이로 한 걸음만
제임스 리 지음 / 마음서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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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췌한 얼굴,탄력을 잃기 시작한 피부 위로 거미줄 같은 잔주름 몇 개가 깔려 있었다.시커먼 주근깨가 여기저기 좁쌀처럼 퍼져 있는 것을 본 그녀는 방바닥이 ㄲ러지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바닥에서 10년 이상 굴러먹다 보니 벌써 퇴물이 다 됐네." (-9-)


지난 9월 19일 전라북도 군산시 대명동 사창가 일명 ';쉬파리 골목'의 유흥업소 화재 사고의 원인은 2층 계단 옆 배전 반에서 발생한 누전으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화재는 20여분만에 신속하게 진압되었습니다.화재는 20여분 만에 신속하게 진압되었지만 해당 건물에 환기구나 비상구는 따로 없었고 ,창문과 문에는 쇠창살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19-)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가족들이 직접 소희를 찾기 시작한 지 어언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그 사이에 소희의 부모는 딸의 실종 때문에 그랬는지 차례로 화병으로 사망했다.특히 아버지는 평생 광부로 일한 후유증으로 진폐증이 찾아왔는데,의학적인 진단상으로는 그 병이 가장 큰 사망 원인이었다.소희의 바로 밑 남동생은 가난과 부모의 사망을 비관한 나머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말그대로 집안이 초상집 분위기였다. (-82-)


그녀가 세상을 향해 처절한 몸부림을 치자 시간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모든 게 연기 속으로 사라져버린것처럼 먹먹했다.그녀의 마음 속에서 갈피를 못 잡은 생각들이 어지러이 부딪쳤다. (-157-)


성매매 특별법은 2000년 9월 군산 대명돈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감금생활을 하던 성매매여성 5명이 사망한 사건과 2002년 1월 군산 개복동의 성매매업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역시 감금생활을 하던 성매매여성 14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2004년 제정, 시행되었다. (-202-)


이 책을 읽으면서,법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어떤 법이 만들어지거나 , 고쳐지려면,어떤 사건이 일어난 직후이다. 사회적인 문제나 사회적인 갈등이 나타날 때, 그 사건과 관련한 법이 제정될 때가 있다.예방보다는 처벌이나 강제조항처럼 바뀌어버린 법은 우리 삶과 긴밀하게 엮여 있었다.소설은 우리의 법에 등재되어 있는 성매매 특별법에 관한 실화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소희는 별다른 삶의 연명수단이 없었다.불핸한 가족사, 몸을 팔아서 살아가야 하는 주인공의 삶,점점 더 들어가는 나이는 자신의 생존도구를 잃어버리는 이유였다.인권이 보장되지 않는 곳, 사창가, 자신의 권리를 찾는다면, 삶의 생존 수단을 잃을 수 있다.반면 권리를 잃어버리면 생존 수단은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다.다만 자신의 몸을 언제,어디까지 팔아 먹을 수 있느냐가 소희에게 있어서 더 큰 문제였던 것이다.불법적인 공간에서 감금아닌 감금 생활을 하면서,. 컴컴한 밤이 되면, 닫힌 문이 열리게 되고, 화려한 불빛이 등장하게 된가. 곱게 화장을 한 소희는 남서의 욕망을 채워주기 위한 수단이었다.


소설은 소희의 삶 속에서 우리가 버려두었던 삶의 가치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불합리하고,부조리하고, 비합법적인 것들,그러한 것이 한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진 사람들이 ,소수의 삶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자각하게 된다.즉 이 책은 여러가지 생각하게 된다.나의 평범한 삶이 누군가에게는 간절히 바라는 삶이 될 수 있다.소설 속 군산 사창가에서 일하는 소희에게는 더욱 그러하였다.피임을 하고,낙태를 하는 것이 빈번한 가운데,여전히 생존의 끈을 놓지 못하였던 그녀의 삶이 송두리째 빼앗기게 되는 것은 그가 머무는 공간이 사라지게 되면서였다.살아가는 것, 삶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다.나에게 주어진 삶을 행복으로 채워 나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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