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않아 이별입니다
나가쓰키 아마네 지음, 이선희 옮김 / 해냄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토미 씨에게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는 건 처음 만났을 때부터 느꼈다.부드러운 분위기의 힘을 얻어 그동안 마음에 걸렸던 점을 물어보았다.
"사토미 씨와 우루시바라 씨는 굉장히 친해 보여요."
"오랜 친구니까,같은 대학을 다녔거든.난 불교학과였고 녀석은 철학과지만, 녀석이 장례 디렉터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는데 의외로 잘 어울려."(-124-)


"반대를 무릅쓰고 같이 살고 나서는 모든 연락을 끊었는데, 세상을 떠난 후에는 알릴 수밖에 없잖아? 시부모님은 나오 씨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고 하더군.그녀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말이야.결혼 자체를 없었던 걸로 하는 게 좋겠다면서 장례식과 납골을 자기들끼리 끝냈대.인생이 엉망이 될 지 안 될지는 나오 씨 본인밖에 모르는데 말이야.비록 2년간 병마와 싸우면서 지냈을지라도,사랑하는 남편을 정성껏 돌본 소중한 시간이었을텐데. (-269-)


반도 회관이라는 장례식장을 배경을호 우리 삶의 속살을 드러내고 있었다.언니 미도리의 여동생 미소라,장례식장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장례식장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었다.매 순간 죽음과 목도하고, 장례식장 안에서 울음을 스스로 느껴야 하는 그들의 삶은 보편적이지 않았다.사지가 예고되지 않은 상태에서 절단되어서, 죽은 채 나타난다면,그로인해 생기는 많은 인생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갈 수 있다.바로 이 책이 안고 있는 다양한 모습들이 우리 삶 속에 스며들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미소라와 미도리, 미소라의 언니 미도리는 태어나기 전에 세상에 없었다.존재하지 않지만, 언니의 인생이 '미소라'에게 있다.살아가면서,우리는 누군가의 죽음으로 인해 그 짐을  어깨에 올려놓고 살아갈 때가 있다.미소라가 바로 그런 케이스였다.반도회관에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으며,자신의 삶 속의 근원들을 살펴보게 된다. 즉 이 책은 우리의 삶을 꺼내고 있으며,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다.저자의 삶이 바로 우리의 삶이 될 수 있다.책 속에는 또다른 이가 나타나고 있다.장례디렉터 '우루시바라'이다.죽음과 삶을 연결해주는 우루시바라는 죽은이의 삶에 행복을 주고, 그들이 편안히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직업이다.우루시바라의 또다른 일은 살아있는 이들을 위해서였다 .죽음을 기억하되 그것이 자신의 삶을 옥죄지 않는 것, 죽은이의 삶의 행복 뿐 만 아니라,살아있는 이들의 행복도 함께 하고 있다.소설이 가져다 주는 많은 이야기들,그 하나 하나 놓칠 수 없는 이유는 우리도 언젠가는 세상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