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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초니에레 51~100 ㅣ 작가와비평 시선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지음, 김효신 옮김 / 작가와비평 / 2020년 6월
평점 :
칸초네
인생은 짧고,
재능은 고상한 모험을 두려워하기에
인생도 재능도 어느 것 하나 미덥지 않네
침묵 속에서 절규하는 나의 고통이
열망하는 바로 그 곳에,
바라건데 그 자리에 있기를.
사랑이 둥지를 튼 그대 어여쁜 눈에,
내 어설픈 문체를 바치오니
본성은 게으르지만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네.
그대를 오래하는 이는
사랑의 날개로 고양되어
모든 악한 생각에서 스스로 멀어지는
주제로부터 고상한 습관을 얻는다네.
그 날개로 비상하여 이제는 말할 수 있네.
아주 오래도록 내 마음 속에 감춰왔던 것들을. (-96-)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의 시집 <칸초니에레>는 르네상스 최초의 시집이라 할 정도로 문학적인 전환점에 서 있는 작품이었다.근대 이전, 중세 시대 종교적인 가치를 우위에 두었던 그 시점에서 벗어나 사변적이고, 개인적인 문학이나 예술을 추구한다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고, 사람들에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 시인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는 그 시대의 보편적인 기준에서 벗어내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해 왔으며, 시를 통해 분석해 볼 수 있으며, 시 한 편 한 편 음미하게 된다.
여기서 <칸초니에레>는 라틴어로 시집이라는 고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그 의미를 시집에 적요할 수 있었던 이유, 그가 <최초의 르네상스인>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인, 1327년 4월 6일 성금요일에 생클레르 성당에서 라우라를 만난 직후였다.이탈리아의 인문학자이면서,시인이었던 페트라르카는 보수주의적인 성직자였다.하지만 성직자로서 만나게 된 한 여인은 그의 인생를 송두리째 바꿔 놓게 되었다.즉 그가 중세와 근대의 과도기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남겨 놓은 시집 <칸초니에례>에 대해서 후대가 분석하는 과정에서 시적인 변화를 느꼈기 때문이다.어떤 시상의 근원이 종교적인 관점에서 하나님을 최우선해왔던 그 시대에 페트라르카는 자신이 사랑했던 한 여인을 위한 시를 써내려가게 된 것이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서정시이면서, 개인적인 시가 사랑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266수의 시를 썼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