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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나를 인정할 시간 - 지나온 삶, 지금의 자리, 다가올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나이
양은우 지음 / 예문 / 2020년 6월
평점 :
50, 나를 인정할 시틀어놓은 프로그램을 끝까지 보지 못하시니, 잠든 어머니 옆에서 텔레비전 소리만 시끄럽게 울려 퍼지는 일이 많았다. 그럴 때마다 텔레비전을 끄려고 하면 언제 깨셨는지 어머니는 꼭 한마디 하셨다.
"그냥 놔둬라."
'주무시지 앙ㅎ았나? 하고 돌아보면 어머니는 여전히 눈을 감고 게셨다. 늘 우리 자식들에게는 전기를 아껴 쓰라며 잔소리하시는 어머니가 왜 아무도 보지 않는 텔레비전을 끄지 못하게 하는지, 그저 심술궂은 행동 정도로만 여겼을 뿐 이유를 알려고 하지 않았고 알 수도 업었다. (-18-)
가끔은 나도 고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힘들고 고달플 때,주저앉아 엉엉 소리 내어 울고 싶을 때,알수 없는 울분이 목까지 차올라 가슴이 터질 것 같을 때,이유없이 따뜻한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 질 때, 왜 왔느냐 묻지 않고 그저 넉넉한 웃음으로 반겨줄 수 있는 그런 고향이 있었으면 좋겠다. (-43-)
그제야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나 스스로의 영혼을 갉아먹는 짓이라는 것을,내 스스로 행복한 삶을 파괴하는 짓이라는 것을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게 되면 그 피해는 미워하는 대상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미워하는 내게 돌아온다는 것을,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것은 정신적인 피해 뿐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에까지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누군가를 미워하는 것은 날카로운 흉기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일이며 그 흉기로 인해 내 가슴에 상처를 입는다는 것을. (-123-)
평생 지지리 인덕도 없이 지냈다는 친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내 속마음을 들킨 것 같아 움찔하지 않을 수 없었다.비록 친구에게 입바른 조언을 하긴 했지만 내 마음 속에는 늘 사람에 대한 불만이 도사리고 있었다.나 역시 '난 왜 이리 인덕이 없을까?'하는 한탄을 자주하공 했다. (-165-)
그 모든 것이 우연의 일치였을 뿐일까?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어떤 사람은 버스를 놓쳐 씩씩대며 울분을 토해내지만 그로 인해 목숨을 구하게 되고, 어떤 사람은 욵좋게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가 도착하여 기분 좋게 승차하다가 목숨을 잃기도 하고...그런 것들이 돠연 우연적으로만 벌어지는 일일까? (-239-)
오십이 되는 나이,죽음을 가장 많이 생각하는 나이이다. 비우고 가야 한다는 것을 아는 나이이기도 하다.그런데 역설적이게도 비우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지금의 386 세대에 해당되는 저자의 삶을 보면, 낀 세대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부침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그리고 미안함 마저 느껴졌다.
미안했던 것은 바로 나에게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다.사람이 가지고 있는 허전함과 그리움, 서슬퍼런 흔적들, 어른이지만 내면은 몸은 어른이지만 ,여전히 아이였다.그래서 어른은 침묵하게 되고, 자신의 약점을 숨기게 된다. 비언어적인 행동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서 볼 때, 우리는 쉽게 불평하고 ,불만을 늘어 놓는다.갈등이 생기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그 갈등을 방치한다. 이 책을 통해 자기 이해와 타인에 대한 공감,더 나아가 자아성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군가의 삶이 나의 삶이 될 수 있고, 그 삶속에 감춰진 희노애락을 엿볼 수 있다.살아가면서,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사소하게 느껴지게 되고, 사소한 것이 소중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책은 바로 그런 이야기들을 알 수 있으며, 50대 중년 뿐만 아니라 ,그 언저리에 있는 이들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되는 책이기도 하다.우리 삶의 풀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 풀어나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부터 하나둘 비워 나가야 한다.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