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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머물다 밖으로 나가고 싶다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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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사랑하는 에쿠니 가오리, 그녀의 저서는 리커버까지 나올 정도로 다양한 판본을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읽었던 대표작 냉정과 열정사이, 도쿄 타워와 달리 이 책은 그녀만의 스토리를 남아내고 있는 보편적인 에세이다. 이 책에는 틈틈히 써내려간 10년간의 저자의 소소한 관찰과 생각이 있었다. 글을 쓰는 작가의 내밀한 일상 속에서 ,작가는 글의 재료,즉 원재료에 대한 영감을 어디서 얻게 되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 궁금증과 호기심,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한 번 더 고민하게 된다. 즉 아날로그적인 정서와 과거의 향수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책이며, 한 권의 책 속에 다양한 인생이 담겨지게 된다. 즉 평범한 일상 속에서 ,관찰이라는 양념이 더해지게 되면, 글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에쿠니가오리는 1964년 생이다. 소위 컴퓨터를 써서 글을 쓸 법도 하건만, 여전히 아날로그를 고집하고 있었다. 지우개와 연필로 쓰여지는 글은 그 나름대로 깊은 향기를 느낄 수 있고,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내면 속에 깊은 울림을 더하게 된다. 바로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고 있는 메시지는 여기에 있었다.지우개, 연필, 편지,손글씨, 소위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배리지 않고, 가끔은 챙겨두고 살아간다면, 일상 속에 버려지는 것들에 대해서 소중함을 느끼게 된다.
책 속에서 '가엾게'라는 단어에 대한 저자의 경험담이 담겨져 있었다. 이 단어는 쉽게 쓸 수 없는 단어이다. 절대 일상 속에서 무의식적으로 밷어서도 안 되는 부사이다.. 소위 나보다 어린 이들이나 비슷한 친구 또래, 내가 키우는 반려동물에게나 쓰여지게 된다. 즉 낮춤말이면서, 잘 쓰여지지 않지만, 내 안의 솔직함이 무의식적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었다. 나 자신의 우월함이 '가엷게'의 의미를 확장하고, 재해석하게 된다. 비밀이 비밀이 아닌 것처럼, 요란함 속에서 그 요란함을 잠재우는 것, 한 권의 에세이 속에 느껴지는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동질감,정서감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언어에 반응한다. 소위 우리가 흘리는 단어와 문장들조차 허투루 넘어가지 않게 된다. 소위 작가들만의 촉이 단어와 언아와 연결되고 있었다. 그건 직업병이기도 하다. 스스로 의지적으로 그위험한 단어와 글, 사람들의 말에게서 멀어지고 싶은 작가의 욕구,그것이 작가로서의 에쿠니 가오리에게는 잘 되지 않는다는 것을 한 번 더 느낄 수 있다.작가의 운명이면서, 작가로서 살아가면서 안고 가야 할 숙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