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마뜨료쉬까 - 해도 안 되는 사랑이 있다.
-엔(-N) / 엔스타일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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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형 

자신의 할아버지이자 아버지
언니이자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31살 윤형
어릴 적 첫 사랑인 지운에게 보낼 영상편지를 오랫동안 녹화해 온다.
언제나 지운과의 사랑을 꿈꾸어 오지만 자신의 태생적 트라우마로 인해 지난 20년간 지운에게 한 걸음조차 다가가 보기를 망설였던 윤형 (본문)


그런 지운을 반대편 테이블에 기대어 바라보는 심플한 보라색 원피스 차림의 윤형(31)
마치 오랫동안 알고 지낸 표정은...그런 지운을 향해 못 말린다는 표정을 보인다. (본문-)


마뜨료쉬까....알아요?
아주 오래 전에...몇 번에 환생을 통해 서로 엄마와 딸의 인연으로 태어난 두 여인이 있었대요.
한번은 멈마로 태어나고...다음은 딸로 태어나고..
그렇게 몇 번의 생을 거쳐 엄마와 딸로 번갈아 태어난 두 여인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러시아 전통 인형이에요...멋지죠? (-본문-)


흑색의 검은 스타킹을 올리는 윤형이...치마 지퍼를 올리고 천천히 블라우스 단추를 잠근다.
윤형이 느리게 고개를 옆으로 내리면 이불 속 아직 잠에서 깨지 못한 지운..몸을 숙여 지운의 얼굴을  매만져주려던 손을 멈추는 윤형이..객실 입구로 걸음을 옮긴다.느린 걸음을 멈추고는 ...화장대 거울 속자신을 바라보는 윤형... 

윤형 나 지우고 살아...그랬음 좋겠다.


우리의 인생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지만, 그 시작은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그러나 얄궂게도 그렇지 못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그들의 삶은 유명인이 될 수 있고,최악의 비참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자신의 운명은 부모의 운명과 서로 엮이게 되고, 부모의 운명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다. 소설 속 주인공 정윤형.겉보기에는 똑똑하고,세련되고,고급진 미술관 관장이면서,고귀한 자태를 가지고 있지만, 그녀에게는 치명적인 약점과 아픔이 있다.언니와 아버지가 근친상간을 하여 태어난 아이가 바로 윤형이었기 때문이다. 


학창 시절 우리는 나쁜 기억이 있었다.별명은 바로 그 나쁜 기억을 상기시켜 준다. 그리고 누군가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을 수 있다.윤형에게 학창 시절 누군가 칠판 위에 써 놓은 글 하나는 평생 잊지 못하는 기억이며, 운명적인 비수였다. 자신의 아버지를 아버지이면서, 할아버지라고 써놓았기 때문이다.맞는 말이기에 윤형은 반박할 수 없었다.어른이 되어서도 ,그것이 자신의 나약한 아이와 마주하게 된다.기억을 지우고 또 지우고 또 지우고 싶었던 윤형은 결국 지우지 못하게 된다.지운을 사랑하지만, 결코 지운과 사랑할 수 없는 비운의 여인,결국 지운은 윤형이 아인 억척스러운 봉희와 결혼하게 되었다.


소설은 많은 것을 상상하게 된다. 근친상간에 대해서가 아닌 우리의 보편적인 삶에 대해서 말이다. 윤형은 자신의 이름도 바꾸고,아버지도 바꾸고, 어머니이자 언니도 바꾸고, 자신의 삶도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 언니는 어머니였지만 어머니가 아니었다. 99일째 지운과 함께 사랑하지만, 100일째 되던 날 윤형은 사라지고 ,도피하였다.이해 할 수 없었던 지운은 윤형의 도피가 세번째 배신이었다.어릴 적 부모님의 재산을 몽땅 다 들고 튀었던 삼촌의 배신, 초등학교 학창 시절 느꼈던 두번 째 배신,그리고 윤형이 보여준 세번째 배신이었다.세상을 믿지 못하고 사람을 믿지 못하는 지운의 운명,지운과 윤형의 운명적인 삶은 서로 비슷한 사람들,비슷한 운명을 가진 이들이 모여들게 되는 치명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었다.결코 웃을 수 없고, 결코 비웃을 수 없는 슬픈 비극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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