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눈의 여자
박해로 지음 / 네오픽션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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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서은 어제 노래방에서 정신을 잃었다.그리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도, 장준오는 자신을 부축해 모텔로 데려갔다고 제 입으로 말했다.일어났을 때 그는 이미 깨어 있었고,알게 모르게 스킨십을 유도했다.첫날밤을 보낸 애인처럼. (-46-)


"내가 너한테 이상한 짓 하려는 거 같아? 왜 날 피해?내가 노래방 도우미여서 그래? 난 예술하는 사람이지 도우미가 아니야.딱한 번 나간 것뿐이야.권태 때문이라고 얘기했잖아!" 
"한번도 여사님을 가벼운 여자라고 생각한 적 없어요.진심이에요. 여사님은 연진이 엄마인데 제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겠어요." (-121-)


우리가 경찰에 의뢰하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였어요.첫째,말이 새나가면 기관망신이란 이유.둘째, 이경도의 편지가 과연 신빙성이 있느냐는 이유였죠.그의 주장을 입증할 아무 증거가 없었거든요.할머니와 포르노를 찍다니 말이 되느냐는 소리가 윗분들의 입에서 오갔어요.그들은 입막음을 신신당부 했고 사건은 정식 수사 대신 자체 조사로 진행되었죠. (_205-)


현수의 손짓에 연진이 파리를 불기 시작하자 열린 가방 사이로 뱀의 머리가 솟아올랐다.뱀은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진장했는지 곧추 세운 상반신을 조금씩 돌려 세사람과 일일이 눈을 맞추었다.충만한 악의,전염되는 교활,싹을 자른 인정을 잠든 기성은 알지 못했다. (-263-)


"작년에 치효성모는 갑자기 어머니를 떠났어.수십년이나 지속된 올빼미의 영험함이 하루 아침에 사라진 거지. 어머니의 꿈을 꾸었데.올빼미가 하늘 높이 날아가면서 '이제 너와의 인연은 다 되었다.나는 겨울잠을 자러 통악산으로 돌아간다.이제 네 딸이 업을 이을 차례다. 그렇지만 그 아이는 올빼미가 소호신이 되지 못한다. 그 아이는 훨씬 드높고 우월한 신을 섬길 운명이다'라고 말했다는 거야. 어머니는 날 위해서 올빼미의 발을 붙잡고 놔주지 않았대.떠날 때 떠나더라도 방법을 알려달라고.(-322-)


9급 공무원 한기성은 민원실에 근무하면서, 민원인들에게 극도로 시달리게 된다. 그들의 억지 민원은 한기성은 공무원으로서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민원실에서 의도치 않은 민우너에 시달렸던 한기성에게 때마침 공문 하나가 뜨게 된다. 그 공문은 '
OO직 공무원 민원실무반 ,제21기 교육' 이었다.한기성은 그 공문이 현실에서 벗어날 좋은 호기라 생각하게 되었고,덥석 물게 된다.3박 4일간의 시골 연수원 교육 일정, 그곳에서 김성률, 이건식,한기성,장준오가 만나게 된다.



한기성은 들 뗘 있었다.스트레스에 자유로웠기 때문이다. 동기들과 어울리면서,노래방에 들리게 되는데,그곳에서 노래방도우미로 일하는 주리의 딸 시영을 만나게 된다.하지만 주리와의 만남 이후, 한기성에게 노래방에서 일어난 몽롱한 자신의 모습은 어떤 사건의 발단이 되어 버렸다.


도도노래방에서 한기성은 술을 조금 마셨다.그런데 몽롱하게 취해 버렸고, 악몽을 꾸게 된다. 치질에 걸린 것처럼 엉덩이가 이유없이 아파오게 된 한기성은 자신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한기성에게 점점 더 불행이 늪으로 빠저들게 되면서,점점 곤경에 처하게 된다. 살아가야 하는 것,살아갈 필요가 있는 것, 한기성은 장준오와 연수원에서 만남 이후 자신 앞에 놓여진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던 거다.


이 소설은 무당을 주제로 한 한국형 스릴러이다. 주인공 한기성을 중심으로 사건의 복선들이 연이어 나타나게 된다.누군가 치밀하게 꾸민 한기성을 잡기 위한 올가미에 한기성이 걸려들게 된 것이었다.분명 한기성은 피해자임에도,자신의 현상황에 대해서 객관적으로 응시하지 못하고,가해자로 몰리게 된다.공무원으로서, 조직의 입장으로 본다면,자신에게 처해진 현실이 옷을 벗기에 충분하였기 때문이다. 본인 앞에 놓여진 어떤 사건들이 의도된 것이며 뒤주대왕관상을 지닌 한기성에게 향하게 된다. 무당의 굿을 통해 풀어야만 한기성의 불행을 풀 수 있었던 한기성,그는 점점 더 사건의 중심에 서게 되면서, 점점 미궁의 숲으로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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