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과 정의 - 문학으로 읽는 법, 법으로 바라본 문학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안경환.김성곤 지음 / 비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주민들이 자기 땅에 들어온 정착민 일가를 학살하기도 하고, 지나가던 무법자들이 방어능력이 없는 농부들을 살해하기도 했다.그러자 미국 국회는 세계에 유례없이 강력한 정당방위법을 통과시켰다.이 법에 의하면 모든 미국인들은 자신의 영토와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장할 수 있고, 주인의 허락을 받지 않고 들어온 침입자가 무기를 소지하고 있을 때는 살인도 허용되었다. (-17-)


<필경사 바틀비>는 멜빌의 모든 작품 중에서 가장 난해한 작품으로 평가된다.'가장 이상한 필경사' 비틀비가 변호사 사무실의 필사원으로 고용되었다가 곡절 끝에 죽는 줄거리다. 일인칭 법률가 화자의 절대적 지배 아래 스토리가 전개된다. 그러나 플롯이 전개될수록 독자는 화자가 지닌 정보가 지극히 제한되고 상황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는 것을 깨닫는다. (-112-)


아버지 핀치는 바로 그 시골 변호사이다. 열다섯 살 연하의 아내가 남매를 낳고 결혼 육년만에 죽자 아버지는 혼자서 아이들을 키운다. 비록 힘이 부쳐 격렬한 운동은 함께 해주지 못해도 세심하게 잠자리를 챙기고 어떤 질문에도 피하지 않는다, 아버지의 육아사전에는 '몰라도 돼!""이담에 크면 알게 될거야:"등 권위의 벽을 지키는 말은 없다. (-210-)


새로 부임해서 엄석대의 권력을 빼앗는 담임선생은 박정희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나중에 부패한 국회의원이 되는 것으로 설정하고, 선량한 민중을 대변하는 영팔이라는 인물이 새로 등장당하며,주인공을 나약한 부르주아로 묘사하는 것이 바로 그러하다. (-295-)


영화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투영한다. 사회,정치,경제,문화까지 아우르고 있으며, 그안에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소통한다. 그건 영화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권력이자 권위이기도 하다. 사실 이 책을 일기전에만 하여도,나의 주 독서는 사회와 정치분야에 가까웠다.이 책도 쉽게 읽혀질거라 생각하였지만, 착각이었다.정치와 법은 동질감을 형성하지만, 별개이기 때문이다.그리고 이 책에는 나오지 않디만 ,폭력과 정의에 가장 가까운 영화로 ,김래원 주연의 영화 해바라기가 떠올랐다.착하게 살고 싶었던 주인공은 자신에게 처해진 불행과 법적인 처분에 굴복하게 되고, 결국 스스로 폭력의 서슬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영화는 법을 지킨튼 것보다 법을 어길 때,그 안에 감춰진 위선과 모순을 잘 끄집어 낸다. 즉 영화 소재나 장면들이 희소할수록, 영화적 소재로 충분하다는 말을 거다. 즉 이 책을 읽으면서 맨 앞부분에 등장하는 미국의 정당방위법은 우리의 정당방위와는 차원이 다르다.서부 개척 시대의 법이며, 원주민과  유럽 출신의 비원주민 사이의 갈등이 만들어낸 법이다.즉 합법적인 폭력과 총기 사용을 법이 정당화하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위협이 사라졌음에도,처음 만들어진 법은 사라지지 않거나 개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우리는 간과하고 있었다.


두 번째,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다.이 소설은 흑인사회의 불합리한 법적인 해석이 등장한다. 소설 속에서 핀치 가족사를 보면,변호사 아빠와 변호사 딸 스카우트가 나오고 있다.혼자서 딸을 키우는 변호사 애티커스 핀치, 흑인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재판대에 올라왔음에도 그 누구도 흑인의 편을 들지 않고 있는 모순점을 고발한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스카우트의 심리적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스카우트의 심리를 이해하려면, 하퍼리의 <앵무새 죽이기>에 이어서<파수꾼<이라는 책을 동시에 읽을 필요가 있다. <앵무새 죽이기>는 변호사가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파수꾼>은 변호사의 위선적인 행태를 잘 나타내고 있었다. 두 권의 책을 동시에 읽어본다면,인간이 법과 제도를 만들고 정의와 민주를 언급할 때, 위선과 모순,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살펴볼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었다.


마지막 이문열의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다. 이 소설 속에서 엄석대는 무소불위의 권력자이다. 그리고 그 아이의 옆에는 한병태가 있었다.지금 생각하면, 절대 허용되지 않는 학교 내에서의 폭력적인 요소들이 영화속에는 여과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선생님의 폭력, 엄석대의 폭력,교내에서의 방치된 모습, 그리고 그들을 바라보는 제3자이자 방관자였던 한병태의 모습이 상반되어서 잘 드러나고 있는 영화이다. 이러한 모습들,영화속 장면들은 지금 386세대에겐 너무 익숙한 장면이지만,지금의 세대, 밀레니얼 세대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이질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