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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라칸타
장량 지음 / 제니오(GENIO) / 2020년 5월
평점 :
"수심방은 심방의 우두머리라는 말입니다.심방은 무당의 제주 말이지요.제주에는 육지와 달리 박수무당인 남자 심방이 많고 큰굿은 남자 심방 중의 대가인 수심방이 대부분 맡아요.여자 무당이 수심방이 되기는 참 어려운데 순희씨 딸은 글을 배우고 똑똑해서 수심방이 되었습니다." (-27-)
"현해린은 해양학을 전공하여 석사학위를 받은 나름 똑순이 인데,지금 서귀포 귀퉁이 남녀고악 종합고등학교에서 과학 선생하고 있고요.양선장은 해군 특전사에서 수중 폭파대로 복무하다 작년에 전역해 폐선 직전인 고물 배를 사 가지고 낚시 안내도 하고, 스쿠버 다이빙 장비도 대여하고 가리치기도 하는 멋진 남자에요."(-290)
얼굴의 생김 또한 몸매 못지 않았다.검고 짙은 눈썹 밑의 커다란 눈과 오똑한 코, 도톰한 붉은 입술이 손바닥만큼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 앙증맞게 모여 있어 상당한 미인이었다. 남자라면 한 번 쯤 품에 안아 보고 싶은 여인이었으나,행동이 당당하고 선명해서 그녀의 한 걸음 앞에 더는 다가설 수 없는 범접치 못할 선이 그어진 것 같은 위엄이 있었다. (-45-)
수업을 끝내고 교무실로 돌아온 해린의 책상 위에 공문이 한 장 놓여 있었다.'과학교사 해외 연수 대상자 선정 통보'였다.
-미국 교육성과 대한민국 교육부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과학 교사 미국 연수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을 통보합니다. (-61-)
대상군일수록 체온 34.8 도로 내려가는 시간이 길어서 물에서 오랜 시간 작업을 할 수 있었답니다. 따라서 우리 환경의학 연구소에서도 인체의 내한 한계 온도를 직장 내 34.8 도로 못 박아 그 이하로 내려가는 실험을 막고 있습니다. (-130-)
곁에서 테일러와 해린의 말을 듣고 만 있던 블랙이 좀이 쑤신 듯,
"이제 그만 나가서 라스베가스의 밤을 즐깁시다."
하며 일어났다. (-161-)
헤린은 어금니를 꼭 깨물었다.
아직까지 해린은 뒤 무른 짓을 해본 적이 없었다.잘못되었다면 바로 잡아 끝까지 갔으면 갔지,후회하며 중간ㅁ에 뒤돌아서 본 적이 없었다.언젠가는 모든 음모를 낱낱이 밝히고 금의환향하고 말리라. (-213-)
"아닙니다. 원자로의 열을 우주선은 외피로 흘려 보내면 얼음이 녹을 것이고,중력이 우주선을 유로파의 내부로 잡아 당겨 넣어줄 겁니다."(_231-)
"나를 어떻게든 굳이 닐라킨다에 태우려는 이유가 유로파에서의 작업 이외에도 나의 유전자를 지구와 격리시켜 미국이 독점하려는 의도고인가요?" (-259-)
양길동은 20년 유기 징역을 선고 받고 전 재산이 추징되었다.그는 빈털털이 개털이 되어,옥살이를 삼 개월도 견디지 못하고 급성 심근경색으로 옥주에서 사망했다. (-321-)
양선장의 의혹을 규명하고자 의심의 눈으로 나사 측의 영상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현박사의 영상은 인공지능이고,유로파에서의 작업 장면은 지상 재현 팀의 영상에 그래픽을 입힌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알렉산더 프로젝트 전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게 되었습니다. (-389-)
블랙은 미샤의 시체를 장난감 들 듯, 한 손으로 번쩍 들어 우주복을 입지도 않고 에어록을 열어 선외로 던져 버리고 들어와 카메라 앞에 섰다. (-426-)
이 주일 후,
태양족의 일곱 개 씨족이 서로를 살육하여 인육 파티를 하는 모습이 업데이트 되었다.자신의 왕국이 허무하게 스러지는 것을 지켜보던 블랙의 하얀 눈동자가 핏빛으로 물드는 것을 보며 해린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473-)
인간에게 칼이란 잘 쓰면 요리를 하는 도구가 될 수 있고, 잘못 쓰면 사람이나 동물을 해칠 수 있는 도구가 된다.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보이는 수많은 사물이나 기술이 그렇다.처음 만들어진 용도에 적절하게 쓰여지고, 기술도 적절하게 쓰여지길 바라는 그 마음들이 인간의 내면 깊숙한 곳에 숨어 있다.하지만 인간은 공교롭게도 그 도구를 악용할 때가 있다.어떤 목적이 분명할 때, 욕구와 욕망을 채우려 할 때 그렇다.그래서 인간은 인간을 신뢰하면서도,의심하게 되는 이중성을 지니게 된다.소설 닐라칸타는 바로 인간의 이러한 이중성을 고발하고 있다.
제주도에는 현해린 박사가 살고 있다. 과학자이면서,박사학위를 가지고 있는 현박사는 고등하교 과학선생님이다. 아이들과 함께 하면서,남다른 미모를 가지고 있는 현해린 박사는 어느날 해외연수가 떨어지게 되었다.그건 현 박사가 꿈꾸었던 것이고, 자신의 목적이 시작되는 그 시작점이 되었다.
세상은 음이 있으면,양이 있다.양이 있으면 음도 존재한다. 현박사에게 나사로 가는 것은 양이었다.하지만 태양이 비추면 그 그림자는 깊어지는 법, 현박사는 자신앞에 드리워진 불행을 예측하지 못하였다.나사는 현박사가 무당의 딸이면서, 제주 해녀 출신 가족 밑에서 물질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다른 신체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나사가 원하는 알렉산더 프로젝트에 최작화된 인물이었다.
우주로 향하는 것, 태양계의 끝으로 가기 위해서는 넘어설 것이 많았다.먼저 태양과 지구와 화성과 목성이 일직선이 되는 순간, 우주선의 추진력이 가장 높아지는 지점이며,나사의 프로젝트를 최저화시키기에 충분한 요소였다. 그 과정에서 약혼남이었던 양지우와 멀어지고,현 박사는 기회를 선택하게 된다.우주 저 먼곳,지금의 과학 기술로는 극복할 수 없는 그 거리를 뛰어 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우주기술이 필요하다.우주선의 크기를 몇 십배,몇 백배 키우고, 속도도 10배 이상 늘려야만 가능하다.그건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생명체로서의 조건들이 거기에 부합하기 때문이다.그들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를 선택한 것은 그곳이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그래서 현박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 이를 갈았으며, 자신의 고등학교 교사 직분도 짤린 채 새로운 선택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하게 된 동료들,그 동료들은 현박사와 다른 목적과 의도가 잇었으며, 현박사가 곤경에 처하게 된 이유가 되었다.저 먼 곳, 태양계 바깥으로 향하는 현박사는 다시 지구로 무사히 귀환할 것인가 ,말것인가 그 하나 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하며, 인간의 욕망과 집착의 끝은 어디인지 살펴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