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
최명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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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숙 시인의 시집 <고백>은 단순한 제목으로 채워져 있었다.사랑에 대해서, 우리에게 그 소중함과 감사함,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었던 것을 시인의 세계관에 근거하여 써내려 가고 있었다.디지털 세계에서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정서가 묻어나 있었으며, 우리에게 소중한 가치와 감성들이 무엇인지 일깨워 주고 있다.




편리하고, 빠른 세상 속에서 어느덧 많은 것을 놓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사람과 사람 사이에 손편지를 주고 받았던 게 어느 순간 상실되었고,사람간의 정서도 메말라가게 된다.정성스럽게 글씨를 넣고,그안에 깨알같이 채워 넣었던 글씨 하나 하나, 토씨 하나 하나에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소소한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소소한 것들 속에서 행복이 있으며, 그 행복은 온전히 나 자신의 몫이라는 걸, 키보드로 쓰는 하트 문양이 아닌 손으로 쓰는 개성넘치는 하트가 더욱 더 그리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담과 담장 ,기로 그 위를 기어 오르는 널쿨,이것이 어느 순간 뒤로 밀려 나게 된다.사랑이라는 것은 서로를 보듬어 안는 것, 서로가 나에게 애틋하다는 것이었다.담장에 금이 가 있는 것을 누가 볼 새라, 감춰주는 것, 생명체의 본능적인 삶의 법칙이 우리 인생 이야기와 절묘하게 엮어 나가고 있었다.돌이켜 보면 우리는 남의 흠을 감추고 살펴보지 못하고, 스스로 생채기를 내려는 경우가 더 많았다.담장에 보이지 않은 작은 실금을 꽃넝쿨이 감춰 주는 것처럼 ,나의 소중한 사람들의 소소한 흠을 감춰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일깨워 주었다.



시집 <고백> 속에 숨어있는 보석같은 시 <죽은 잎>이었다.사랑의 극치를 느끼게 해 주는 시였다. 삶과 죽음, 그 경계에서 인간은 서로에게 서로의 씨앗을 남기고 소멸될 수 있는 운명에 처해지게 된다.인간이 그동안 보여주었던 사랑의 깊은 심연들, 자연 속에서 그것을 찾아내고 있었다.죽어가는 그 순간에도 새 생명에게 남은 숨을 불어 넣어주는 것, 그것이 바로 극한 고통이 동반된 사랑이었고, 우리의 삶 그 자체였다.이 시를 읽으면서, 나의 소소한 주변 사람들을 미워하지 말아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된다.




산 속에 있는 계단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나 자신과 먼 관계인 사람들,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 관계속의 거리두기를 잘못하여서 ,얼마나 많이 후회하고,좌절하였던가,나와 가까운 사람에게 애틋하게 다가가고, 나와 먼 관계일 때,말한마디, 행동 하나 하나 조심 조심해야 한다는 걸,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들여다 보게 되었다. 명심하고 또 명심하면서,자아성찰하게 된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은 사랑이었다.사랑이란 나 자신을 이해하고,타인을 이해하는 것이었다.때로는 힘들면 손잡아주고, 가지고 있는 짐을 대신 들어주는 것, 그것이 서로에게 필요한 것이며, 서로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잡아주고,끌어주고,힘이 되어 주는 것,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어 준다면, 우리는 살아가야 할 이유를 만들어 나가게 된다.




마지막 시 <결심>이다.시인은 이 시를 <결심>이라 하였지만, 나는 <다짐>이라고 해석하게 되었다.유혹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것, 내적인 성장을 통해서 나 자신을 들여다 보면서 살아가는 것, 일상 속에서 나 스스로 잃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살펴보게 되었다.먹구름이 밀려 오더라도, 화창한 날씨가 되어도,꺽이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는 것,그것이 바로 살아가야 하는 이유였으며, 나 스스로 왜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게 해 주는 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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