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로드 - 음식 트렌드를 찾는 서울대 푸드비즈랩의 좌충우돌 미각 탐험기
문정훈.푸드비즈랩 지음 / 플루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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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에 호기심이 있는 외국인에게 막걸리의 맛을 설명해야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자.그러려면 있는 단어,없는 단어들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차라리 종로 광장시장으로 데려가 빈대떡에 막걸리를 대접하는게 더 나을 수도 있다. (-20-)


찌개가 너무 짤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찌개에 물을 넣으면 전반적으로 맛이 떨어져버린다.해결책은 단맛이 나는 양파를 넣어서 조금 더 끓이거나 설탕 반 스푼을 넣는 것이다.'그럼 놀랍게도 짠맛이 가신다.염도계로 측정해보면 염도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역시 맛의 상호작용 효과다. (-31-)


우리 푸드비즈랩 연구원들은 대부분 미식가이자 애주가이다.미식가를 흔히 '고급스러운 음식을 즐기는 호사가'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사실은 그렇지 않다.미식은 이 음식과 저 음식이 왜 다른지를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그러려면 식재료의 차이나 조리방식을 알아야 한다.진정한 미식가는 딸기 하나를 먹어도 품종이 뭔지 알려고 하고,어떻게 재배했는지를 궁금해한다.돼지국밥 한 그릇을 먹어도 뼈와 내장을 함께 끓여 국물을 냈는지,아니면 살로만 국물을 냈는지를 알고 싶어 하며 탐구한다. (-43-)


"한가하게 맛집이나 돌아다니며 일하다니 팔자 좋군!"
일단 푸드트럭 88개의 음식을 한 번에 드셔보시고 이야기합시다.(-94-)


사실 토종닭은 구워서 스테이크처럼 먹는 게 맛있습니다.숯불에 구우면 더 맛있죠.그러나 소비자들이 생닭을 사서 발굴해 구워 먹기는 힘듭니다.삼겹살집에서 부메뉴로 많이 파는 것 중 하나가 쇠고기 차돌박이인데요.구이용 토종닭을 삼겹살의 부메뉴로 넣으면 어떨까요? 삼겹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회식때 삼겹살집으로 끌려오는 분들도 많거든요.그럼 담백하고 고소하고 찰진 구이용 토종닭을 주문하는 사람들이 꽤 생기지 않을까요? (-139-)


식품성분표는 이렇듯 질병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해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해 준다.그 혜택은 비단 소비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식품성분표는 식품을 제조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도 활용가능성이 크다. (-182-)


우리 푸드비즈랩과 함께 음료개발 연구에 참여한 서정현 바텐더는 세계 칵테일 개발대회에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연하여 수차례 우승한 경력이 있는 실력자다. 당시 허브를 활용한 칵테일 레시피를 개발하고 있었던 그는, 딱 우리가 찾던 '틀을 깨는 음료개발 전문가'였다.우리는 며칠동안 서정현 바텐더의 업장에 모여 다양한 주스와 허브를 활용한 음료를 제조하고 시음했다.서정현 바텐더가 음료를 제조하면 우리가 맛을 보고 코멘트하며 맛과 향을 조절해갔다.(-222-)


맛과 멋을 연구하는 일, 그들을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 연구원이라 부른다.맛에 있어서 일가견을 이루는 그들의 역량과 맛에 대한 자부심, 우리가 미디어를 보는 요리와 먹방을 보면서 ,그 맛의 시각적인 효과를 먼저 느끼게 된다.하지만 그들은 그 요리의 맛을 느끼고 싶어한다.즉 맛의 본질과 근원을 탐구하고, 맛은 어떻게 해서 어떻게 만들어지고,특별한 맛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었다.까다로운 맛에 대한 값어치, 그 안에서 새로운 틀을 제시하는 그들의 역량과 발걸음은 특별함 그 자체였다.'돌이켜 보면 우리는 맛에 대해서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설탕과 소금에 대한 인식, 토종닭은 질기다는 편견, 국산 맥주는 맛이 없다는 것, 우리에게 익숙한 인식들에 대해서 연구원들은 질문하게 되고, 다양한 방식으로 테스트를 하게 된다.더군다나 맛에 대해서 ,미식가의 관점과 비즈니스적인 관점으로 보면서, 실제 사업과 요리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으며, 같은 요리라도 ,어떻게 어떤 분위기에 놓여져 있느냐에 따라 다른 차이를 보여주게 된다.그것이 바로 그들이 실험하고 연구하고,느끼고, 관찰하는 이유이며, 멋에 대해서 균형과 조화로움을 동시에 찾아보고 있다.같은 요리라고 좀 더 업그레이드된 요리를 보고 싶어하는 그들의 열정과 노력들,그것들이 지금 우리가 맛있는 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유가 아닐까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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