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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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서 스페인을 빠져 나온 것은 정말 천운이 있다"조지오웰은 나중에 이렇게 회고했다.그의 이 말은 스페인 내전 중의 전투에서 그가 입은 치명적인 목 부위의 부상을 두고 한 말이 아니라, 1937년겨에 이르러 스페인 일부를 장악하고 있던 스탈린의 잔학한 비밀정보원들을 두고 한 말이었다. (-8-)


영국의 동물들아, 아일랜드 동물들아
온 누리 모든 땅 위의 동물들아
귀 기울여 들어보렴
황금빛 미래를 노래하는 내 즐거운 소식을.

언젠가 그날은 온다네
무도한 인간은 쫒겨나리니
풍요로운 영국의 들판에는
우리 동물들만이 활보하리다.


코에는 굴레가 사라지리라
등에는 멍에가 벗겨지리라
제갈과 박차는 영원히 녹슬리라
잔인한 회초리는 더 이상 소리없으리.

상상도 할 수 없던 더 많은 재산이
말과 보리,귀리와 건초가
클로버와 콩,그리고 뫼풀도
그날이면 모두 우리의 것이거늘.

찬란히 빛나는 영국의 들판
더더욱 맑은 영국의 강물
더 없이 달콤한 미풍의 향기
우리가 자유로운 바로 그날이여.

그날을 위해 우리 모두 바치리
그날이 오기 저에 죽을지라도
영소와 말,거위와 칠면조
자유 위해 모두가 함께 일하리니

영국의 동물들아 아일랜드의 동물들아
온 누리 모든 땅 위의 동물들아
열심히 귀 기울여 널리 전하라
황금빛 미래를 노래하는 나의 소식을.

메이저가 이 노래를 부르자 모든 동물들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이게 되었다. (-37-)


돼지들은 길들여진 갈까마귀 모제스가 늘어놓은 거짓말들을 맞받아치느라 더욱 크게 애를 먹었다.존스 씨가 특히 귀여워하는 애완조인 모제스는 첩자이고 밀고자였지만, 그 또한 말솜씨가 능수능란했다.그는 모든 동물들이 죽으면 가게 되는 슈가캔디 산이라 불리는 신비의 나라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43-)


최근까지도 양들은 "네 다리는 좋고, 그것 때문에 회합이 종종 중단되기도 했다.특히 스노우볼의 연설이 아주 중요한 대목에 다다를 때면, 양들은 "네 다리는 좋고 두 다리는 나쁘다"라고 불러 대면서 연설의 흐름을 끊어 놓은 것이었다. (-82-)


그해 내내 동물들은 마치 노예처럼 일했다.그러나 그들은 그렇게 일을 하면서도 행복했다.그들이 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게으르고 착취만 일삼는 인간 패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들 자신과 그들의 자손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의 노력과 희생도 아끼지 않으려 했다. (-97-)


며칠 후 지난 처형 사건으로 일었던 공포 붕위기가 가라앉았을 때,7계명 중 여섯 번째의 계명이 '동물들끼리는 절대로 살해를 해서는 안 된다'였다는 것을 떠올리는 동물들과 떠올리지는 못해도 그런 기억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동물들이 제법 있었다.그들 모두 돼지나 개들이 있을 때에는 그럼 말을 삼갔지만,며칠 전에 있었던 살육행위는 이 계명을 깨뜨린 것이라는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133-)


여름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 몇 년 동안 보이지 않았던 갈까마귀 모제스가 갑자기 농장에 나타났다.그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여전히 일은 하지 않으면서 슈가캔디 산에 대하여 변함없는 달변으로 떠들어 대었다.그는 나무 그루터기에 앉아 검은 날개를 퍼덕거리며 한 시간마다 귀를 기울이는 동물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곤했다. (-164-)


2월 하순의 어느날 오후, 동물들은 이제껏 한 번도 맡아보지 못했던 구미를 당기는 구수하면서도 진한 냄새가 존스 시절에는 사용하지 않고 버려두었던 부엌 뒤편에 있는 양조장애서 뜰을 건너 풍겨오는 것을 알아차렸다.누군가는 보리를 삶는 냄새라도 했다.동물들은 시장기를 느끼며 이 냄새를 킁킁거리고 맡으면서 그날 저녘으로 이 구수한 향기의 여물이 나오는 것은 아닐까 하고 기대해 봤다. (-160-)


주정뱅이의 무능한 농장주로부터 동물들이 '매너 농장'을 탈취하는 이야기,동물농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모든 동물들이 평등하고 이상적인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야기, 두 마리 돼지 나폴레옹과 스노우볼이 봉기의 주도권을 잡는 것과 둘 사이에 벌어지는 권력 다툼 이야기, 주위 인간들의 대응과 공격,그리고 패퇴, 나폴레옹이 스노우볼을 추방하고 그를 배신자로 낙인찍는 이야기, 경제적 필요로 인해 동물들이 어쩔 수 없이 인간체제와 타협하는 이야기, 나폴레옹이 적인 인간들과 동맹협상을 하고 이것을 이용해 자신의 독재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는 이야기,'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더 평등하다'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인간이 지배하던 처음의 시절과 다름없는 지위로 전락해가는 동물들의 이야기, 지배계급인 돼지들이 매일매일 인간의 모습으로 점점 더 면해가는 이야기들이 있지만, 이런 이야기들에서 동화적이라고 할 만한 요소를 처음에는 거의 찾아졸 수 없다. (-206-)



소설 동물농장은 1945년에 쓰여진 정치 소설로서, 대중들은 이 소설을 정치우화로 보는 경우도 있었다.특히 한국에 출간된 번역서 중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할 정도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하며, 소설 동물농장은 널리 읽혀지는 소설이기도 하다.출간된지 75년의 시간이 지난 2020년 지금의 우리 사회의 모습을 비추어 보면, 소설<동물농장>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 볼 수 있다.왜 이 소설이 정치적인 소설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즉, 소설 속에 등장하는 동물들이 각자 제 역할이 있고,그들이 선동 ,선전의 도구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이다.무능한 인간을 내쫒기 위해서 동물사회에서 명분이 필요하다.그리고 그들은 명분을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그 자리에 앉으면 스스로 무능하지 않으려고 애를 쓰게 된다.그 과정에서 동물들 사이에 7가지  규칙을 만드는 이유는 ,내부단속,내부 결집을 위해서였다. 소설 속 첩자였던 갈까마귀 모제스는 인간과 동물들을 엮어주는 매개체이자. 철저히 인간의 계산 뒤에서 자신의 역할을 도맡아하는 모제스에게 있어서 사실이나 거짓이냐는 중요하지 않았다.거짓을 사실처럼 만드는게 중요하였고,사실을 거짓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할 뿐이었다.대중들을 선동하고,그들의 시간과 노력을 착취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했고,합리적인 설득이 필요하다. 소설에서 그들이 생각한 명분은 자기들의 미래를 위해서이며, 자기 후손들의 미래를 이해서라고 말하였다.그런데 그러한 모습들은 1960년~1999년까지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다. 열정적으로 일을 하여, 경제적인 부를 창출하였지만,그것이 후손이 아닌 누군가의 기득권을 위해서 존재하고 있었음을 확인시켜주었다.즉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지키기 위해서 명분을 만들었고,착취를 시작하게 된다.이상적인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그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이거니다. 더 나아가 같이 함께 했던 동료를 배제시키기 위해서는 그들을 배신자로 낙인 찍으면 된다.그러한 모습들이 우리가 목도하는 정치와 정치판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민주적이지 않고,정의롭지 않으면서,그들은 정의로운 것처럼, 민주적인 것처럼 행돔하며, 누군가를 배신자로 낚인 찍어서 퇴출시키고 있다. 70여년이 자난 현 시점에도 이 소설이 널리 읽혀지는 이유는 바로 이렇나 부분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며,지극히 목적 지향적인 정치의 모습들을 동물들을 통해서 볼 수 있다.문득 스페인 내전 역사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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