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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괜찮아
사노 요코 지음, 이지수 옮김 / 북로드 / 2020년 4월
평점 :
사노 요코는 일본을 대표하는 에세이스트였다.그의 책이 출간될 때면, 무언가 읽어보아야 할 것 같은 책임감이 들 때가 있다.일상 속에서 소소한 이야기들이 ,별다른 이야기가 아님에도 진지하게 다가오는 것은 사노요코의 인생 그 자체가 에세이 속에 녹아 들어가 있어서다. 1938 년 생 베이징에 태어난 사노 요코의 책 '그래도 괜찮아'는 우리가 살아가야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불편하고,예민하고,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들이 많은 사회 안에서 상처받기 쉬운 우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특히 전쟁의 소용 돌이 안에서 어린 남동생의 죽음과 부모의 죽음을 직접 보았던 사노요코에게 죽음이란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몸으로, 마음으로 느껴 보게 된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아픔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처 속에 내몰릴 때가 있다.그 죽음을 응시하는게 상당히 괴롭다.하지만 사노 요코는 그 죽음을 응시하면서, 그 불편한 순간을 견디는 법을 찾아가고 있었다.2010년 72살의 삶을 정리하고 세상을 떠난 사노 요코의 저서 <그래도 괜찮아>는 사노요코가 살았던 1986년에 쓰여진 책이었다.그건 이 책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사회가 복잡하고, 변화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우리 사회 안에서 놓치고 살아가는 소소하고,소중한 가치들을 두루 볼 수 있기 때문이다.즉 이 책을 읽게 되면, 내 삶의 아픔이 큰 아픔이 아닐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되면서,문제는 해결하기 힘든 순간에도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된다.
사노 요코의 책이 위로가 되는 이유는 관점과 시선이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많은 것을 분리하고, 분류하고,나눌 때가 있다.이분법적으로 무언가를 재단한다는 것이 상당히 불편한 순간이 언젠가는 우리의 몫이 된다.특히 부정적인 가치들, 누군가 고지식하다고 지적할 때,우리는 그 순간을 견디지 못하고, 빨끈할 때가 있다.그러나 사노요코는 쿨하게 자신의 고지식함을 인정하고 있다.그리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 스스로 인전하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죽음에 대한 경험들을 마주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법, 스스로 우리에게 '그래도 괜찮아' 하면서,나답게 살아가고,현재를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위로란 그런 거였다.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말하는 사회 속에서 그렇게 사는게 어때서 라고 말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에 나에게 물질적으로 무언가 주지 않더라도, 위로를 얻게 된다.설령 상처를 받는다 하더라도, 치유 회복력을 얻게 되는 것이었다.소확행,힐링을 유난히 강조하는 세상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나를 세울 수 있는 법을 사노 요코는 자신의 에세이를 통해서 전해주고 있으며,나에게 주어진 상황이나 문제들을 객관화하고, 바로 응시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