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임현정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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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인간적인 삶을 산 베토벤은 단지 자신의 모든 경험을 위대한 소리의 과학을 통해 악보에 표현했을 뿐이다.그러니 베토벤을 신격화해 거리감을 두고 그의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인류의 자유와 평등을 중요시했던 그의 음악을 특별한 몇몇 사람들만 향유하는 엄격하고 딱딱한 고급 음악이라고 생각하는 일만큼 모순적인 것도 없다. (-32-)


베토벤은 평생 쉽게 감내할 수 없는 상실의 불행을 수도 없이 경험했다.어려서는 할아버지와 형제자매 넷을 잃었고, 17세 때는 유일한 안식처였던 어머니마저 떠나보내야 했다.베토벤의 어머니 마리아 막달레나 케베리히는 1786년 일곱번 째 아이를 출산한 후 결핵에 걸려 이듬해 사망했다. (-82-)


칠중주는 20더커츠 ,교향곡은 20더커츠, 콘체르토는 10더커츠,그랜드 소나타는 20더커츠라네.아마 교향곡을 칠중주나 소나타와 같은 가격으로 매겨 놀랄 수도 있겠지.당연히 교향곡이 더 값어치는 나가지만 소나타가 훨씬 더 잘 팔려서 그렇다네. 그리고 콘체르토를 10더커츠만 달라고 한 이유는 당신에게 벌써 말했듯이 내 작품들 중 최고에 속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라네.난 이 가격들이 심하게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네.난 적어도 당신을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저렴하게 값을 책정하려고 노력했네. (-146-)


사회안에서 차별은 계속되었다.청각 장애로 괴로워하던 베토벤은 줄리에타 귀차르디라는 한 어여쁜 이탈리아 귀족을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그리고 친구 베글런에게 1801년 11월 16일 이런 편지를 썼다.

내 삶이 조금씩 점점 더 즐거워지고 있다네.다시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는데, 자넨 2년 동안 나의 삶이 얼마나 쓸쓸하고 슬펐는지 믿기 어려울 거야.그런데 날 사랑하고 내가 사랑하는 귀엽고 황홀한 아이 덕분에 이 모든 것이 바뀌었지. (-201-)


한 권을 통해 누군가의 삶을 바라본다는 것은 그 사람의 삶속에 희노애락을 엿본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다.과거 한 인물의 일대기가 쓰여진 전기를 보면서, 그 사람을 본받고, 꿈을 키워나가는 것과 다른 의미에서 한 권의 책을 읽어보게 된다. 즉 꿈의 관점이 아닌 내 삶의 위로가 되는 책은 그 한 권을 읽는 그 순간 나에게 아픔을 치유하고, 내 삶이 비록 후회와 아쉬움 속에 살아가지만, 잘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이유이다.즉 베토벤의 삶이 그런 경우이다.


베토벤의 삶을 고찰하기 전 저자 임현정씨의 삶을 보게 된다.그녀는 젊은 피아니스트로서 자신의 삶 속에 희노애락이 감춰져 있다.피아니스트라면 항상 음악적인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 직업적인 고통이 숨어 있었다.그 아픔을 베토벤도 지나온 시간이었고, 베토벤 스스로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 청각 장애로 인해 음악을 그만 두어야 한다는 그 공포감과 싸우게 된다.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음악적인 영감을 피아노와 고전 클래식으로 구현하였고, 그는 그 기쁨과 행복을 작품으로 구현하였지만, 온전히 느낄 수 없었다.음악이라는 것은 그런 것이며, 그 시대에 유럽인들의 차별과 편견 속에서 베토벤도 예외는 아니었다.인생의 희노애락 속에서 새로운 사랑 줄리애타 귀차르디와 만남 속에 사랑을 싹틔운 베토벤의 삶 속에는 그 자신만이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행복이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다.즉 그시대에 큰 음악적인 영향력을 가진 베토벤은 지극히 현실적인 사람이었고, 상실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섰던 존재였다.스스로 존재를 드러내기 위한 애쓴 흔적들은 수많은 피아니스트에게 위로가 되고, 언어가 모방할 수 없는 에술적인 무한한 영감들과 마주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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