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본 작은 아씨들 1 (1868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디자인 초호화 벨벳 에디션) - 영화 원작 소설 더스토리 초판본 시리즈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박지선 옮김 / 더스토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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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 중 맏이인 열여섯 살 마거릿은 아주 예뻣다.통통하고 피부가 하얫으며 눈이 크고 매끄러운 갈색 머리카락이 풍성했다.입매가 곱고 손이 하얬는데 이 하얀 손을 스스로 매우 자랑스럽게 여겼다.열 다섯 살인 조는 키가 크고 말랐으며 피부가 가무잡잡했다.긴 팔다리를 어찌할 줄 모르는 듯이 허우적대며 다녀서 망아지가 떠올랐다.입매에는 단호함이 드러났고 코는 우스쾅스럽게 생겼다.날카로운 잿빛 눈동자는 모든 것을 꿰뚫어 볼 것만 같았는데,이글거리며 타오르기도 하고,재미있어 하는 기색을 띠기도 하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유일하게 아름답다고 할만한 굵고 긴 머리카락은 흘러내려 성가시지 않도록 망사 머리핀에 쑤셔 넣었다.어깨가 둥그스룸하고 손발이 컷으며 헐렁한 옷을 아무렇게나 걸쳤다. 빠르게 여자로 성숙해지는 모습이 못마땅한 기색이었다.모두 베스라고 부르는 엘리자베스는 혈색이 좋고 머리카락이 반들거리고 눈동자가 빛나는 열 세살 소녀였다.수줍음 많이 타서 소심하게 말하고 웬만해서는 동요하지 않은 평온한 표정이었다.아버지는 베스를 '평온한 귀염둥이'라고 불렀는데 정말 잘 어울리는 별명이었다.베스는 자기만의 행복한 세계에 살면서 자신이 믿고 사랑하는 몇 안되는 사람들을 만나는 정도의 모험만 감수하기 때문이었다.에이미는 막내지만 스스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파란 눈동자,어깨에 늘어뜨린 곱슬한 금발,창백한 피부와 호리호리한 몸매 덕분에 러시아 민화에 나오는 요정 같았고 언제나 몸가짐이 조신한 어린 숙녀처럼 처신했다.네 자매의 성격은 차차 알아가도록 하자. (-16-) (작은 아씨들 1권)


"집에 말괄량이 딸이 넷이나 있고 멋진 젊은이가 이웃에 사는데 어쩌겠어요?
3년이 흐르는 도안 조용한 가족의 일상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었다.종전으로 마치 씨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와 하나님의 은총으로 자연스럽게 작은 교구에서 목사직을 수행하며 책을 집필하는 등 바쁘게 지냈다.조용하고 학구적인 그는 매움으로 얻은 지식보다 지혜가 풍부했고,모든 이를 '형제'라고 부르는 너그러움과 독실한 성격을 지녀 위엄 있으면서도 친절했다.
가난과 청렴함 때문에 세속적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특유의 성격 덕분에 괜찮은 사람들이 그의 주위로 많이 모여들었다.달콤한 허브가 꿀벌을 부르듯 그도 그들에게 50년간 단련된 경험에서 우러나와 쓴맛이 전혀 나지 않는 달콤한 지혜를 건넸다. (-8-) (작은 아씨들 2권)


한 번도 읽어 본 적 없지만 읽어본 것 같이 착각하는 책이 있다.한국작가로는 조정래의 장편 소설이 그러하였고,영국은 세익스피어 작품이 그러하다.물론 루이자 메이 말코트의 저서 <작은 아씨들> 또한 세익스피어와 동급에 놓아도 무방할 정도로 널리 알려진 소설이며, 남북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링컨 대통령이 재임할 당시에 쓰여진 책으로,그 시대의 미국사회 주류의 모습을 마치 가 네 자매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책의 첫머리에는 소설 속 주인공 마치가의 네 자매를 소개하고 있었다.마거릿 (메그),조 (조세핀), 베스(엘리자베스), 그리고 막내 에이미의 모습 뿐만 아니라 성격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소설은 미국의 서부시대를 상징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으며, 여성 참정권이 없었던 그 시대의 미국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었다.전혀 이 소설의 배경 지식 없이 읽어보면서 발괄량이 숙녀, 메그, 조, 베스, 에미미는 혈액형이 A형,B형, O형, Ab형이 아닐까 생각할 정도로 서로 성격이 다르고 집안에서 역할도 다른 모습이며, 집안일을 서로 분리해서 처리하면서, 목가적인 미국사회를 느낄 수 있다.청교도 사회 속에서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 그들의 삶의 전부인 것처럼 살아가는 그들 앞에 놓여진 미국의 남북전쟁으로 인해 목사였던 아버지 없이 네남매의 삶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작가는 이 소설에서 둘째 조와 서로 동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소설 스토리를 배치시켜 놓고 있었으며, 여성의 참정권은 없었지만, 네자매의 의식 수준 속에 감춰진 욕구들은 그 시대의 미국사회가 반영할 수 없는 미래상을 그려내고 있으면서,현재의 삶의 한계가 있었다.하지만 네 자매 앞에 나타난 부자 로런스 가족과 함께 살아가면서,음악을 좋아하는 세째 베스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할 수 있게 되었고,조와 로리의 미묘한 애정전선을 읽을 수 있다.


이 소설에서 눈여겨 볼 부분은 네 자매의 성장 과정이다.그리고 그 시대에 살아온 사람들은 피부로 느끼는 미국출신이 바라보는 영국 출신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다.책에는 마치 가 네 자매와 함께 살아가는 흑인 노에 해나가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흑인에 대한 깊은 차별적인 요소는 크게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 그 시대의 전원적인 삶의 보편성을 띠고 있으며, 청렴하고 가난하게 살아가지만, 자신의 삶을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네 자매의 일상은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는 삶들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된다.이 소설은 요즘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확행,힐링에 대한 대안을 문학적으로 엿볼 수 있다.소설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이야기들, 종교적인 삶이 그들의 삶의 전부였으며, 지극히 존엄한 삶을 살아가면서,때로는 경계를 조금씩 일탈한는 네자매의 모습은 영락없는 지금 우리의 모습과 일치하고 있다.19세기 마치가의 삶이나 21세기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은 물직적으로는 큰 차이가 나지만 ,장서적으로는 보편적으로 비슷한 부분들은 분명 존재하고 있다.살아가면서 놓치고 살아가는 우리들,삭막한 사회 속에서 ,우리 스스로 놓치고 잇었던 것들,회복되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마치 가의 말괄량이 네 자매의 삶 속에서 한 번 더 찾아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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